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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차기 부산상의 회장에 바란다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24-02-28 19:26:50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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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9일이면 제25대 부산상공회의소 신임 회장의 3년 임기가 시작된다. 장인화 현 회장이 지난 16일 24대 의원총회에서 은산해운항공 양재생 회장을 차기 부산상의 회장으로 합의 추대함에 따라 양 회장이 25대 회장으로 선출될 전망이다. 25대 의원 구성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양 회장이 차기 상의 회장이 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까지의 과정은 드라마틱했다. 지난달 4일 현직인 장 회장이 회장단 오찬 자리에서 “상의 회장을 한 번 더 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할 때까지만 해도 장 회장의 연임이 유력시됐다. 하지만 그의 이런 연임 의사 표명 방식에 대해 회원의 공식적인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밀실 추대’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고, 급기야 이런 불만의 목소리를 규합해 양재생 회장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3년 전인 24대 회장 선거 때처럼 경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됐다. ‘현직 프리미엄’이 어느 곳보다 강한 상의에서 장 회장이 연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데다, 양 회장이 “중도 포기란 없다”며 강경 모드를 유지하면서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경선 후유증을 크게 걱정한 상공계 원로들이 중재에 나섰고, 장 회장이 이를 전격 수용해 지난 5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경선까지는 가지 않게 됐다.

“스스로 연임할 생각도 없지 않았으나 화합과 단결이라는 시대정신에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연임을 포기했다”는 장 회장의 말에서 용단의 고뇌와 무게를 짐작케 한다. 이는 동시에 양 회장이 차기 회장으로서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로도 지목된다. 장 회장은 3년 전 부산상의 선거로는 최초로 경선을 통해 당선됐다. 처음으로 경선이 치러지다 보니 지역 상공계는 양 극단으로 나뉘었고 반목과 갈등이 직접적으로 표출됐다. 3년이나 지났지만 분열로 인한 선거의 상처가 제대로 봉합되지 않았다는 게 지역 상공인의 여전한 시선이다. 비록 실패로 빛이 바래긴 했지만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발로 뛰었고, 스타트업 육성에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는 등 장 회장의 치적도 많았으나 ‘상공계 화합’은 그의 약한 고리로 지적됐다. 이제 지역경제 발전의 동력이 될 그 공은 양 회장에게로 넘어간다.

나아가 차기 회장은 부산시와 함께 지역경제를 살릴 전략도 치밀하게 마련하고 제시해야 한다. 광공업 생산 등 최근 부산경제 관련 각종 지표는 추락 중이다. 수도권 블랙홀 현상은 심화하고, 글로벌 산업계는 인공지능(AI)을 위시한 4차 산업혁명으로 향하는 중이다. 지난 20년간 한국경제 활황의 디딤돌이었던 중국경제가 부진한 데 대한 대책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대전환기에 조선기자재 자동차부품 등 전통 제조업이 주력산업이고, 특히 통계청에 따르면 4차 산업을 주도할 IT(정보통신)업 비중의 경우 제조업은 전국의 고작 1%대(사업체수 기준·2022년), 서비스업은 3%대(2021년)에 그치는 부산이 어떤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지 부산 최대 경제단체 수장은 방향성을 고민해야 한다.

양 회장의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으로는 지금까지 상의 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 때 밝힌 ‘부산에 대기업 유치’가 전부다. 어떤 업종인지 등 후속 세부 로드맵이 나와야 한다. 최근 기업에 물리는 과도한 상속세가 현안인데, 이참에 지방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대기업에는 ‘상속세 제로’ 혜택을 달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정부에 하는 건 어떤가. 지역균형발전에 그나마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되는 공공기관 이전 ‘시즌2’를 위해 부산상의가 정부와 정치권을 강하게 압박할 필요도 있다. 올해로 ‘금융중심지 지정’ 15년이 됐는데, 부산의 금융·보험업 부가가치 산출액 비중은 전국의 5.24%(2021년)밖에 안된다. 또다른 금융중심지인 서울(50.48%)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부끄러운 수치다.

양 회장 회사인 은산해운항공의 사훈이 ‘된다, 된다, 잘 된다, 더 잘된다’라고 한다. 이 같은 초긍정 마인드와 특유의 뚝심으로 은산을 30년 전 ‘맨손 창업’한 뒤 연매출 5700억 원을 올리는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키운 것처럼 풍전등화 일로의 지역경제에 활로를 열어주길 바란다.

이선정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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