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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와인 한 잔] 와인이란

최태호 부산가톨릭대 와인전문가과정 책임교수

  • 최태호 부산가톨릭대 와인전문가과정 책임교수
  •  |   입력 : 2024-03-24 19:41:49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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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은 마법의 힘을 가졌다. 몸의 긴장을 풀어주고 정신을 자극해 기분이 좋아진다. 포도는 어떤 과일 보다 오래 보관할 수 있고 복합적인 맛의 술을 만들기에 적합한 당도와 산미가 있다. 포도즙은 산미가 강하고 주석산이 해로운 세균의 확산을 막아주기 때문에 건강에 좋고 안정적이다.
자연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관심과 노력이 더해져 훌륭한 와인이 만들어지는 독일 모젤지역의 포도밭.
발효는 와인 양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효모는 효율적으로 당분을 먹어 알코올로 변화시킨다. 효모가 포도즙의 당분을 모두 알코올로 변화시키면 드라이 와인이 되고, 그러지 못해 와인에 당분이 남으면 스위트 와인이 된다. 포도 과육은 당분과 와인에서 가장 중요한 산미를 제공한다. 화이트 와인은 포도를 압착한 후 껍질과 즙을 분리해 발효시키지만 레드 와인은 껍질에 색소가 들어있기 때문에 포도즙과 껍질을 장시간 접촉시킨다. 효모는 산소가 없을 때 작용하기 때문에 발효는 밀폐 가능한 스테인리스나 나무통을 사용한다. 이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유해 산소로부터 발효된 즙을 보호하고 껍질을 위로 밀어 올린다.

껍질에는 방부제 역할을 하는 탄닌도 있다. 진한 차나 견과류 껍질 등을 먹으면 느껴지는 쓴맛인 탄닌은 레드 와인의 강한 맛과 구조감에 중요한 성분이다. 수확 전 포도가 잘 익을수록, 오크통에서 충분히 숙성될수록 탄닌은 부드러워지고 구조감도 좋아진다.

로제 와인은 색이 진한 레드 품종을 압착해서 만든다. 발효 전 핑크색이 될 정도로만 가볍게 껍질과 즙을 접촉한 후 화이트 와인처럼 껍질을 분리해 양조한다. 스파클링 와인은 기포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병이나 (전통적인 샴페인 방식) 밀폐탱크(샤르마 방식)에 넣어 2차 발효를 한다. 이때 생긴 이산화탄소는 와인 속에 녹아들어 와인 병을 열 때 경쾌하게 올라오는 기포가 된다. 포트 마데이라 셰리 뱅두나투렐 등 중성 주정을 첨가하여 발효는 멈추고 알코올 도수를 높인 와인을 주정강화 와인이라고 한다.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와인이라는 음료가 포도즙만을 발효시켜 만들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포도는 상업적으로 재배되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과일이다.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당분을 충분히 함유한 포도가 필요하지만 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산도, 탄닌, 그리고 다양한 향 화합물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 와인 한 방울 한 방울은 모두 땅에서 얻은 물로 만들어진다. 이 물은 광합성을 통해 발효 가능한 당분으로 바뀌고 당분의 구성요소인 탄소를 제공해주는 공기 중 이산화탄소와 땅속 영양분의 도움을 받는다.

자연이란 신기하다. 부족한 것은 채워지고 넘치는 것은 소멸된다. 이처럼 생태학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균형이다. 더불어 “포도밭에 가장 좋은 비료는 주인의 발자국 소리야” 1973년산 캘리포니아 와인 샤토 몬텔레나의 탄생 과정을 그린 ‘와인 미라클’(Bottle Shock, 2008)의 명대사처럼 식물들이 살아가기에 필요한 다양한 자연 환경만큼 그 식물을 재배하는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도 중요하다.

균형적인 삶은 현대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삶이다. 훌륭한 삶이란 한걸음씩 주변을 즐기며 나아가는 여행처럼 서로 다른 부분의 무게를 맞추어 가는 삶이다. 와인을 만드는 사람의 관심이 더해질 때 풍미가 더 깊어지는 와인처럼 우리의 삶도 서로 관심을 가지고 배려할 때 더 행복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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