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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대파 총선

  •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   입력 : 2024-03-28 19:26:34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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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는 국 찌개 구이 등 모든 음식에서 빠질 수 없는 채소다. 뿌리부터 줄기, 잎까지 버릴 게 없다. 면역력 강화와 콜레스테롤 조절 효과가 뛰어나다. 맛도 있다. 지난해말 맥도날드가 ‘진도 대파크림 버거’를 출시한 이후 대파크림을 넣은 과자 팝콘 감자라떼 등이 출시됐다. 대파 활용도가 높아진 셈이다. 쓰임새가 많다 보니 대파를 키워 먹는 가정도 있다. 2021년에는 대파 가격이 한 단에 9000원까지 상승하면서 직접 키워 파값을 아끼는 ‘파테크’ 열풍이 불었다.

대파값이 또 논란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민생 점검차 서울의 한 농협하나로마트를 방문해서 한 발언이 문제가 됐다. 윤 대통령은 대파 가격표를 보고 “대파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이 매장은 일주일 전까지 대파를 2760원에 팔았다고 한다. 윤 대통령 방문 당일 875원으로 가격을 낮췄다. 농림축산식품부 지원금 2000원에 하나로마트 자체 할인 1000원, 정부 할인쿠폰 30%(375원)가 더해진 것이다.

대파 1㎏ 평균 가격은 3000~4000원이 넘는다. 한 단에 875원이면 매우 파격적이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이 물가와 민생을 잘 몰라 ‘합리적’이라고 표현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대파 한 단이 800원 대면 농민들이 밭을 갈아엎어야할 만큼 헐값이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대파 875원 발언을 연일 비난하고 있다. 대파 값을 몰랐을 수 있으나 대통령의 현실인식과 문제 해결 의지가 안 보인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국민의힘 이수정 후보(경기 수원정)는 “윤 대통령이 말한 가격은 대파 한 단이 아닌 한 뿌리”라고 옹호하면서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민주당이 대파 사과 등 농축산물 가격 상승이 정부 정책 실패 때문이라고 지적하자 대통령실은 “농축산물 가격은 외부 요인에 따른 변동이 크다”고 반박했다. 또 대파값은 문재인 정부에서 최고 가격을 찍었으며 현 정부는 생산자 피해 없이 소매가 안정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여당은 대파 발언이 물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30~50대의 분노감을 키울 수 있어 걱정이다.

물가는 표심과 직결된다. ‘대파’가 이번 총선의 최대 이슈가 돼버렸다. 이 때문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어제 가락농수산물시장에서 총선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물가 관리의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 그렇다 해도 야당에게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여야 모두 미국 대선 문구였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명언을 새겨야 할 때다.

이은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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