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청년의 소리] 추운 겨울 지나 따스한 봄이 오길

김태유 청년문화 기획자

  • 김태유 청년문화 기획자
  •  |   입력 : 2024-04-07 18:46:25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언제 끝이 날까 싶었던 지독하게 추웠던 지난 겨울, 이제 서서히 끝이 보이고 꽃들이 피어나는 봄이 다가왔다. 상춘객들이 곳곳에 피어난 꽃을 보러 다니고 축제를 찾아다니는 것을 보니 봄은 봄인가 보다.

지난 겨울, 따뜻해서 눈 보기가 어려웠던 우리 남쪽 동네에도 눈이 몇 번이나 내릴 정도로 평소 같지 않게 추웠다. 예년보다 꽃이 빨리 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비와 추위로 예상 개화 시기에 꽃은 보이지 않았고 봄꽃 축제들이 줄줄이 연기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지난 겨울 추위에 괴로웠던 것은 날씨와 기온때문 만은 아니었다. 내가 일을 하는 문화예술계뿐만 아니라 곳곳의 예산이 감축되거나 없어졌고 갑작스레 지원과 사업이 사라졌다. 우리 동네에서도 민관이 협력하고 주민 주도로 몇 년을 함께 만들어 오던 사업이 약속된 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사라졌다. 곳곳에서 곡소리가 났지만 어떠한 대답도, 설명도 듣지 못한 채 현실을 참고 견디는 것 외에 방법이 없었다. 언제 끝 날지 모를 겨울에 몸을 피할 곳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나 또한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 큰 수입을 내지 못한 채 8년을 버텼지만 이번에는 이직 이사 폐업 등을 고민할 정도로 힘든 시간을 감내해 내고 있다. 이맘때면 갖가지 기획과 사업 계획을 짜고 지원하느라 바쁠 텐데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한가한 것이 참 생경한 경험이다.

공모사업은 굵직한 카테고리 몇 개 속으로 줄줄이 통폐합됐고 그 카테고리에 들지 못하면 시도조차 어려운 세상이 됐다. 다각도로 급변하는 세상에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공급과 시도가 나와야 다채로운 세상이 되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길 수 있는데 점점 획일화돼 새로운 출현이 어려워지는 현실이 안타깝다.

개인적인 성향상 시기와 흐름을 좇아 지조와 가치관, 정체성을 바꾸는 것이 어려웠고, 가만히 앉아 불평만 하는 것도 아닌 스타일이었기에 고민 후 조금씩 움직여보고 있다. 지원이나 정책에 기대기만 해서는 지속할 수 없고 실효성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 어렵다고 생각하기에 우리가 만들어 보기로 결정한 것이다.

영하 10도의 추위에 군고구마와 어묵을 팔았고 일일 포차를 열어 주민과 함께 기금 마련을 하기도 했다. 돈을 번다는 목표만을 생각하면 군고구마를 파는 것보다 물류 창고에서 일을 하고 번 돈으로 기금을 내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함께 하는 사람들과 시간이 필요했다. 문화 기획자인 내가 정책과 지원에 기대지 않고 지역과 약속을 계속 이어나간다는 것을 보여줘야 했고 혹독한 추위에도 나의 마음에 변화가 없으며 여전히 당신들 곁에서 함께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줘야 했다.

그렇게 혹독한 추위를 함께 이겨내고 서로를 지키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다. 나는 함께 통과하는 이 시간이 자양분이 될 것이라 생각했고 서로의 소중함을, 또 우리의 기획을 지키고 싶은 욕구를 키울 것이라 생각했다. 그 생각은 적중했고 내가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주민들과 동료들은 내 곁을 지켰고, 서로의 관계와 소중함이 단단하게 되는 시간이 되고 있다.

얼마 전 국내 최대 벚꽃 축제에서 벚꽃이 피지 않아 시기상조인 축제와 어묵 바가지 가격을 가지고 언론에 시끄러웠다. 모두는 아닌데 몇몇 곳에서 바가지요금이 나오면 전체가 그런 것처럼 보도한다. 정책이나 지원도 그렇다. 정권이 바뀌면 전 정권의 성과를 지워버리기 바쁘고 말장난 수준의 용어 바꾸기를 한다. 그들의 말 한마디, 보도 한 번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생각지 못한 채….

그럼에도 벚꽃 축제에 주민들은 어묵 하나도 저렴하게 제공하려고 본사와 직거래해서 원가를 낮추고 청년들은 조금 덜 남기더라고 아이스크림이나 군고구마의 원료를 좋은 것으로 고르며 ‘좋은 여행 되세요’라며 인사를 꼭 남기곤 한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그들이 우리 지역을 즐기고 좋게 기억해 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추운 겨울을 버티고 살아남으려고 노력하는 이들이 있기에 정책·지원과 상관없이 지역은 더욱 발전할 것이고 다양한 이야기로 채워질 것이다.

추운 바람이 부는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봄의 햇살과 꽃이 어서 오길 기대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3. 3‘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4. 4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5. 5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6. 6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7. 7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8. 8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9. 9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10. 10‘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1. 1‘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2. 2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3. 3교육위 국감 화두 ‘교부금 축소’…“교육감 대응도 안일” 질타
  4. 4부산회생법원 국감 “지역언론 가치 고려 국제신문 살펴야”
  5. 5與, 초광역특구법안 발의 “주 52시간 특례 숙의”
  6. 6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7. 7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8. 8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9. 9[속보] 진영승 합참의장 “北 적반하장 용납 못해…추가 도발 감행시 단호하게 대응”
  10. 10"법령 검토해 결정하겠다"던 김지용 중수청장, 국무회의 참석
  1. 1‘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2. 2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3. 3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4. 4송도 바다서 만난 융드립 커피 한 잔
  5. 5가덕 6200억 증액 확약 절실…국회는 특별법 개정안 논의
  6. 6관광과 지역민 함께 성장을…세계가 부산서 묘책 찾는다
  7. 7“친환경 항만 투자 100억 당, 부산 124억 생산유발”
  8. 8동남아 접수하러 ‘부산표 게임’ 방콕행
  9. 9부산은행, 불꽃축제 등 지역축제 발전에 2억 후원
  10. 10예탁원 나눔재단, 17년째 지역상생 실천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3. 3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4. 4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5. 5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6. 6“기존 공부량 유지하며 취약점 공략…남은 주말 수능처럼 모의고사를”
  7. 7APEC공원·금련산역 러너지원공간 문 열어
  8. 8“광안리 해변 보행공간 개선…구 차원 추가 캐시백 검토중”
  9. 9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10. 10피습 자작극 정이한, 모친 증인 신청
  1. 1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2. 2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3. 3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4. 4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5. 5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6. 6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7. 7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8. 83연승 KIA, LG 꺾고 23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
  9. 9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10. 10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주당 ‘13.7시간’ 고용
발가벗겨진 사우디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미래대응기금, 지방재정 기반 흔들어선 안 된다
단일종목 ETF 졸속 심사 인정…책임 소재 밝혀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문화예술의 시대
다민족 사회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