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임기는 오는 5월 29일까지다. 그때까지 할 일이 태산이다. 여야 이견이 크지 않은 민생·균형발전 법률안은 당장 처리하는 게 국회의원의 당연한 책무다. 부산글로벌허브도시조성특별법 제정과 산업은행법 개정(부산 이전)은 정부가 찬성하고 여야 부산시당이 공약으로 채택한 만큼 4·5월 임시국회 통과가 가능하다. 이때를 넘기면 22대 국회에서 법률안 발의나 제·개정을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총선 패배나 낙천·낙선을 이유로 입법을 등한시한다면 명백한 직무유기다.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지난 9일 울산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울산대공원에서 투표 독려 캠페인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는 글로벌허브특별법 국회 통과 시점을 지난 2월에서 5월로 수정했다. 정치권이 총선 국면에 돌입하면서 국회 일정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법률안 검토는 끝났다. 행정안전부는 부산시·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 의견 조회를 거쳐 원래 70개이던 조문을 80개로 늘렸다. 금융·물류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선은 물론 경부선 철도 지하화와 구덕운동장 재개발이 정부 구상에 담겼다. 내년 글로벌허브도시 5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해 가덕신공항이 개항하는 2030년 열매를 맺으려면 21대 국회 통과가 필수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더 미룰 이유가 없다. 여당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까지 1호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제 약속을 지킬 차례다. 유권자가 “또 속았다”고 가슴 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 공약인 해사전문법원 부산 신설은 속도를 내야 한다. 박재호 안병길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률안이 국회 계류 중이다. 민생 법안 역시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대형마트 휴무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바꾸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이나 통신 요금 인하를 위해 추진 중인 ‘단말기 유통법’ 폐지가 대표적이다. 비수도권 의료공백 해소를 위한 지역의사제법 시행은 여야 합의가 관건이다. 정부가 내년 예산안 마련에 착수한 만큼 국비 확보도 신경 쓰길 바란다. 북항 재개발과 광역교통망·공공의료 예산 확대에 부산 울산 경남의 미래가 달렸다.

4·10 총선 후보들은 “일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그중 상당수는 21대 현역이다. 당선자는 물론 낙선했더라도 아직 일할 기회는 많다. 지역을 살리는 법안 처리가 1순위다. ‘검투사 정치’에서 벗어나 나라 살림을 챙길 때다. “역대 최악”이라고 비판 받는 21대 국회가 유종의 미를 거둘 시간이 49일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