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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칼럼] 우리 조선 산업의 새로운 도약

서용석 중소조선연구원 원장·공학박사

  • 서용석 중소조선연구원 원장·공학박사
  •  |   입력 : 2024-04-21 19:37:18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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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산에 크루즈선 4척이 동시에 입항하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 크루즈선들은 바다로의 여행을 꿈꾸는 많은 사람들에게 로망을 제공하며, 해양레저 문화의 총아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화려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호텔급 숙박시설과 다양한 여가 시설, 선상에서의 낭만과 황홀한 해상 경험을 갖춘 크루즈선만의 독특한 매력은 자동차 비행기 열차 등 다른 이동 중심의 운송 수단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고부가가치 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확보한 우리나라는 해양플랜트 및 군함 등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조선업이 아직 한 번도 시도해 보지 못한 분야가 초대형 크루즈선 건조이다. 이웃국가인 일본과 중국은 건조 경험을 통해 실패와 성공의 사례를 만들고 있지만 아직 우리는 첫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건조 능력이 부족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한국 일본 중국 등은 기술 우위를 가진 운반선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 및 미국 등 일부 선진국들은 선박 건조 기술에 더해 문화와 예술, 디자인을 접목한 크루즈선으로 독점적인 시장을 구축했다. 호주는 1970년대와 1980년대의 경쟁력 저하를 극복하기 위해 레저선박 중심의 조선산업 재편을 추진했으며,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호화 크루즈선 건조에 주력했다. 독일 역시 크루즈선과 페리선 건조에 특화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었다.

호주와 독일의 조선업체들이 기술과 디자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한 경험은 우리의 해외시장 진입 전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국 조선업계는 올해 1분기에 선박 수주액 136억 달러로 세계 1위를 기록했지만, 중국의 맹추격과 LNG선 및 대형 컨테이너선 수요 감소는 위협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부가가치 크루즈선 시장으로의 진출은 조선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장기적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전략으로 호주와 독일의 사례가 이 전략의 현실성과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크루즈선 산업은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어려움도 존재한다. 건조 경험 부족과 디자인 기술의 한계, 유럽산 기자재와 인테리어의 비용 상승은 수익성 확보를 어렵게 만든다. 중국은 2024년에 첫 초대형 크루즈선을 건조해 운항하고 있지만, 핵심 기술 자립도는 22%에 불과하며 건조 과정에서 큰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조선산업이 크루즈선 시장 진출을 고려할 때 직면할 주요 도전들이다.

그러므로 국내 조선산업이 크루즈선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과 디자인 및 인테리어 산업의 체계적인 육성, 그리고 정부와 산업계의 협력을 통한 지원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해양수산부는 크루즈 산업 육성을 위해 ‘크루즈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외국적 크루즈선의 기항 확대, 국적 크루즈선사 출범 지원, 전문 인력 양성, 협력 체계 구축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인천 부산 제주 여수 속초 등 크루즈 5대 기항지를 중심으로 지자체가 모항 크루즈선 유치와 국적선사 육성을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백범 김구 선생은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 했다. 오늘날 K-문화가 드라마 음악 공연을 통해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은 백범 선생이 강조했던 문화적 자주성과 발전의 가능성을 현대적으로 구현한 결과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성공은 우리 조선산업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우월한 기술 위에 우리의 문화 역량을 결합한 크루즈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세계 해양레저 문화를 선도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초심을 잊지 않고 불굴의 도전으로 이루어 온 우리의 조선산업이 새로운 시대 흐름과 발맞추어 미래의 핵심 산업으로 재도약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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