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300인 미만) 취업자 70%가 40대 이상이라는 통계청의 마이크로데이터가 나왔다. 2030세대가 3명 중 1명도 안 되는 30.9%라는 것이다. 은퇴를 앞둔 60세 이상 취업자 비중이 24%로 가장 높았고 50대와 40대가 뒤를 이었다. ‘역피라미드’형인 국내 인구 구조가 중소기업에 그대로 투영된 셈이다. 반면 대기업의 39세 이하 취업자(46.6%)는 중소기업의 1.5배에 달했다. 저출생·고령화 여파에 더해 청년층의 대기업 선호 현상이 심화한 탓이다. 생산현장 노쇠화는 중소기업 지속가능성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대기업이 적은 부산은 타격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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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2030세대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사진은 2022년 11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부산 중소기업 ‘동아플레이팅’을 방문해 제조 현장을 둘러보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
청년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원인은 임금 격차다. 2022년 대기업 근로자 평균소득은 월 591만 원으로 중소기업(286만 원)의 두 배가 넘는다. 경력에 따라 보수 차이는 더 커졌다. 대·중소기업의 평균임금 차이는 20대 1.6배에서 50대 2.4배로 확대됐다. ‘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가 결혼과 내 집 마련에 유리한 대기업을 선호하는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경제적 대우가 낮다면 일·가정 양립을 돕거나 성장 가능성으로 ‘보상’해야 하는데 상당수 중소기업은 그럴 처지가 아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해 7~10월 기업 인사 담당자에게 설문조사했더니 대기업의 95.1%는 ‘육아휴직을 누구나 쓸 수 있다’고 한 반면 5~9인 영세기업은 47.8%에 그쳤다. ‘워라벨’이 직장 선택 기준으로 자리잡았는데 중소기업 환경은 청년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이다.
사업체의 99%가 중소기업인 부산도 마찬가지다. 상용직 근로자 평균임금(2022년 기준)은 월 364만 원으로 서울(455만 원)보다 20%나 적다. 이렇다 할 대기업이 없는 부산에서 젊은층의 중소기업 외면은 인구 감소로 연결된다. 반도체·인공지능·자동차를 전공한 청년의 수도권 이탈은 부산의 고질적 문제다. 혁신 역량 위축은 중소기업을 외면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인이다. 부산 기업체의 연구 개발비는 2021년 8560억 원(중소기업중앙회)에 불과하다. 전국 연구 개발비의 80%는 수도권 차지다. 신기술 개발에 소홀하거나 신사업 개척 의지가 약한 기업의 미래를 불안하게 여기는 건 당연하다.
결국 ‘늙어가는’ 중소기업을 살릴 근본 해법은 경쟁력 강화다.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유니콘(기업 가치 1조 원 이상)으로 성장하는 스토리가 자주 나오면 청년이 대기업을 선호할 이유가 없다. 청년이 꿈을 좇을 수 있도록 정부와 부산시가 될 성 부른 유망 기업에 행·재정적 지원을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과 주거·복지 확대를 위한 재원 투입도 주저 말아야 한다. 중소기업 청년에게 출·퇴근비를 지원하거나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가족친화인증기업 확대도 서둘러야 한다. 우리나라의 대기업 일자리 비중은 13.9%(2021년 기준)다. 경제활동인구의 대부분을 고용하는 중소기업이 활력을 되찾아야 나라도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