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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어선사고 대책 어민 몫 크지만 정부 할일도 많다

현실과 괴리된 안전 대책 마련보다

해수부, 어장확보 등 실질도움 절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4-05-06 18:35:17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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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어선 침몰 사고로 어민 사망·실종이 잇따르면서 해양수산부가 최근 맞춤형 안전 관리 대책을 내놨다. 어선별 상황에 맞는 대응으로 2027년까지 인명 피해를 30% 이상 줄이겠다는 것이다. 안전감독관제 도입과 어선 위치발신장치를 고의로 끄면 과태료 부과 처벌을 벌금과 징역형으로 높인다는 것 등이 주 내용이다. 어선 사고로부터 어민들을 보호하겠다는 해수부의 대의는 바람직하지만 그 내용이 현실과 괴리된 또 다른 규제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위치발신장치 고의 차단은 분명 불법이다. 하지만 어민들이 과연 탐욕에 눈에 멀어 그렇게 했는지 아니면 생계의 막다른 골목에 몰려 그런 조업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는 생각해볼 일이다.
10월 성어기를 맞아 해양경찰청이 헬기를 동원해 전남 신안군 가거도 인근 해역에서 불법조업 중인 중국어선을 단속하고 있다. 이날 해경은 중국어선 6척을 나포했다. 국제신문DB
해수부는 지난달 통영 욕지도 해역에서의 대형쌍끌이저인망 어선 사고를 날씨 탓으로 돌렸지만 그날 바다는 잔잔했다고 한다. 부도 위기의 그 배는 마땅한 조업 구역이 없었다. 2016년 이후 한일어업협정이 타결되지 않아 어획량의 20%를 차지하던 일본 어장엔 못 들어간다. 그 배는 동경 128도의 동쪽에서 불법 조업을 하던 중 해경 단속에 걸려 도망가다 무게중심을 잃어 뒤집어졌다는 것. 동경 128도 이동(以東) 조업 금지는 일제강점기 일본이 자국 근해어업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현실에 맞게 조정이 필요했다. 그러나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로 업종 간 불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대상 어종도 마땅치 않았다. 올해 삼치가 잘 잡혀 숨을 좀 돌리려고 하니 지난 1월 1년 치 총허용어획량(TAC)을 초과해 더는 잡을 수 없었다. 만일 삼치가 TAC에 포함되지 않았다면 그런 사고는 없었을 수도 있다. TAC는 서양의 단일어종·단일업종 어업에 적합하다. 우리처럼 기후 변화에 민감한 회유성 다어종·다업종에 적합하지 않다. TAC 어종을 정할 땐 이웃 국가의 생산 데이터 등을 참고해 신중해야 한다.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우리 수산업은 지금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2016년 44년 만에 100만t 아래로 떨어진 후 지금까지 회복을 못하고 있다. 어선은 이미 낡았고 새로 만들려고 해도 컨테이너선처럼 장기융자는 언감생심이다. 젊은 선원은 아예 없고 외국인 선원 구하기도 어렵다. 혹자는 남획 때문이라며 감척사업을 강조한다. 이마저도 20년째 찔끔찔끔 이뤄져 효과가 미비하다.

해수부는 어민들이 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게 어장을 확보하고 이웃 국간 간 협력으로 TAC 채택 어종의 선택을 신중히 해야 한다. 중국 금어기 땐 동중국해·서해·남해 등 우리 배타적경제수역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을 강력하게 단속해야 한다. 이게 해수부의 주 역할이나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해주는 게 없다. 예산 씀씀이도 관행적이다. 외국에선 이미 ‘효과 없음’으로 입증됐는데도 매년 인공어초 사업으로 1000억 원을 쓴다. 이 돈으로 잡는 어업을 지원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잡는 어업 포기는 바다 포기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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