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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차등전기료 ‘단계적 검토’ 아니라 시행 앞당겨라

핵심 빠진 분산에너지법 시행규칙

비수도권 ‘발전소 도시’ 연대 대응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4-05-09 19:03:15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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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분산에너지법)’ 시행을 앞두고 부산시가 정부에 차등전기요금제 도입을 촉구했다. 지난 8일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열린 지역경제위원회 회의에서다.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지역에서 소비하도록 하자는 취지의 분산에너지법은 지난해 5월 국회를 통과한 뒤 1년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6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이 법에는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부과 근거가 담겼으나 정부는 하부 시행규칙에 관련 내용을 하나도 넣지 않았다. 부산시는 “수도권 집중을 완화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지금이라도 하위 법규를 추가해 빠른 시일 내 제도화 해달라”고 재촉했다.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인근에서 도심으로 향하는 송전탑 전경. 국제신문 DB
전력자급률이 높은 지역은 전기요금을 싸게, 낮은 지역은 비싸게 하기 위해선 요금 체계를 완전히 바꿔야 하고, 적용 범위와 가격 결정도 쉽지는 않다. 하지만 특정 지역으로의 산업 쏠림, 전기 생산지와 소비지 불일치에 따른 불합리를 해소하려면 한시가 급하다. 안덕근 산자부 장관은 올 초 인사청문회와 취임사 등에서 “차등요금제 필요성을 공감한다. 전력시장 제도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강경성 차관도 8일 회의에서 “단계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수도권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차등요금제를 이런 정부 결단에만 맡겨선 속도가 날 리 없다. 전기 생산지 지자체의 역할과 노력이 중요한 이유다.

부산은 전력자급률이 200% 안팎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수위에 속한다. 원자력발전소가 많아서 그렇다. 차등요금제가 시행되면 가장 많은 혜택을 보게 될 도시가 부산이다. 그러나 부산시가 차등요금제 도입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움직였는지는 의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차등요금제가 빠진 시행규칙을 만들어 그 해 연말 입법예고하고 수정 보완을 거쳐 올 3월 확정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부산시가 이렇다 할 반대 의견이나 대안을 제시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부산시는 시행규칙 작업이 마무리 될 무렵인 올 2월에서야 차등요금제 준비와 분산에너지 활용방안 연구를 위해 자체 용역을 발주했다. 부산시가 문제점을 산자부에 공식 건의한 게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라는 것만으로도 그간의 소극 행정을 짐작할 수 있다.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는 정부를 설득해 시행규칙을 보완하고 분산에너지법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같은 이해를 가진 지자체의 연대가 중요하다. 부산을 비롯해 울산 경북 충남 전남 강원 등은 전기 소비량보다 생산량이 훨씬 많다. 값싼 전기요금은 기업에 상당한 매력요소다. 안 그래도 반도체나 데이터센터 같은 4차 산업 핵심 부문은 에너지 소모량이 많다. 수도권에 몰린 이들 기업이 저렴한 에너지원을 찾아 비수도권으로 분산될 수만 있다면 우리나라의 고질병인 지방소멸이 자연스레 치유될 수 있다. 정부가 제도 도입을 하루라도 빨리 앞당길 수 있도록 부산 등 관련 지자체가 더 적극적으로 독려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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