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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공공기관 이전, 지역경제에 도움되지 않았다?

  •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  |   입력 : 2024-05-15 19:47:05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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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안도 가득하고 오랜만에 국민 앞에 선 자리여서 많은 관심을 모았지만 대체로 기대이하라는 반응이었다. 비수도권 지방민으로서 가장 실망스러웠던 대목은 공공기관 이전에 관한 대통령의 인식이었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오래전부터 공공기관 지역 이전을 추진해 왔는데, 각 지역에서 기대하는 것만큼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지역 산업 등 특성에 맞춰 진행해야 한다는 생각이어서 빠른 시일 내 계획을 짜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 되지 않았으니 다시 계획을 세우겠다는 발언인데, 조속한 2차 공공기관 이전을 바라던 비수도권으로서는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2022년 우동기 당시 국가균형발전위원장(현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장)이 360개 공공기관을 2023년 하반기부터 이전하겠다고 밝혔지만 2024년인 지금도 여전히 지지부진한 데 대한 반성, 앞으로 박차를 가하겠다는 다짐이 나올 것으로 생각했던 건 지나친 기대였나. 지역 산업의 특성에 맞지 않게 공공기관 지방이전이 실행됐다는 시각 또한 의아하다. 부산은 해양·금융·영화 등 그간 지역별로 전략산업 특성에 맞춰서 공공기관 이전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대선 공약으로 산업은행 본사 부산 이전을 내걸어 금융중심지 부산의 실질 기능을 강화하고, 지난해 9월 부산을 서울에 버금가는 도시로 키워 부산-서울 양대 축으로 균형발전을 이루겠다고 호언장담한, 그 대통령이 맞나 싶다.

대통령의 판단과 달리 비수도권은 공공기관 이전이 큰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한다. 참여정부 때 국가균형발전을 목표로 시작돼 153개 공공기관이 2019년 1차 지방 이전을 마무리했다. 부산은 해양·금융·영화 등 분야 13개 기관이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 이전을 끝냈다. 별도 법에 따라 본사를 부산으로 옮긴 한국거래소(KRX)까지 포함하면 공공기관 이전 규모는 훨씬 더 커진다.

지방이 2차 공공기관 이전을 그토록 바라는 이유는 이들이 좋은 일자리이기 때문이다. 국가를 소멸 위기로 내몰 수도권 일극화를 막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지방 분산 배치(본사 이전 등)가 가장 적합하겠지만 민간에 강제할 수 없으니, 공공기관이 ‘모범’으로 지방에 자리 잡아 물꼬를 트겠다는 게 정책의 취지였다. 이전 공공기관에는 지방인재 채용 30% 할당제가 적용돼 지역 소재 대학을 나온 졸업생이 안정적으로 채용된다. 지역대학이 수도권 대학 블랙홀에도 그나마 버티는 이유다. ‘백약이 무효’하다는 수도권 집중화에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견제구’라도 됐다는 사실은 여러 지표로 나타난다. 공공기관 이전이 본격화한 2011~2016년 수도권 인구가 한국전쟁 이후 유일하게 대체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돼 인구 분산 효과가 있었다고 판단된다.(초의수 ‘좋은 전환을 위한 지역균형발전정책의 방향과 과제’ 2023년)

대통령의 인식은 오는 29일 21대 국회 임기 종료를 앞둔 시점에서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필요한 산은법 개정 법안 처리가 불발될까 노심초사하는 지역 민심에 불안을 더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여기에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9일 한국 증시의 ‘70년 KRX 독점’을 깰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의 운영 방안을 설명하면서 자본시장법을 개정, 상장지수펀드(ETF) 등 거래상품 다양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혀 기름을 부었다. 내년 출범할 ATS의 수익성에 ETF 매매체결이 핵심으로 꼽히는 상황에서 ‘넥스트레이드 본사(현재 서울)의 부산 이전 조건으로 ETF 거래 허용을 추진해야 한다’는 논리를 구축하려던 부산으로서는 허를 찔린 셈이다. 금융위 방침대로 별다른 조건 없이 ATS의 ETF 거래가 허용되면 본사를 굳이 지역으로 옮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부산시가 ‘ATS 본사 부산 유치’를 공언해 놓고도 좋은 패를 눈앞에서 뺏길 동안 왜 금융위와 물밑작업도 제대로 하지 않았는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지역균형발전에 가속이 필요한 시점에서 여러 제동을 암시한 대통령실과 정부의 인식 재고를 바란다.

이선정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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