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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탈북민 멘토가 되어 주시겠습니까

강동완 동아대 교수·민주평통 상임위원

  • 강동완 동아대 교수·민주평통 상임위원
  •  |   입력 : 2024-05-15 19:49:27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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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를 아시는지요.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여 국내 18개 지역회의와 228개 지역협의회, 그리고 해외 45개 지역협의회를 둔 대통령 직속 헌법기구입니다. 대통령께 평화통일 정책을 자문 건의하며 지역사회에서 통일기반 조성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지요.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 16일 국무회의 주재 때 “제가 의장으로 있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도 탈북민을 따뜻하게 포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멘토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하셨습니다. 이후 민주평통 지역회의를 중심으로 탈북민 멘토-멘티 결연사업이 한창 진행중이지요.
지난해 3월 2일 부산 강서구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장대현중·고등학교에서 열린 개교식. 부산시교육청 제공
북한이탈주민은 자유를 찾아온 우리의 이웃이자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통일의 마중물’로 우리 곁에 온 그들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이 바로 통일 준비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탈북민의 안정적인 정착은 휴전선 너머 북한사람들에게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을 기본가치로 여기는 우리의 위상을 알리는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부산지역에는 현재 약 900여 명의 탈북민이 이웃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에서 안정적인 정착은 물론 탈북민으로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의미로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입니다. 의료봉사, 장애인돌봄, 독거노인지원, 환경정화 활동 등 탈북민으로 구성된 봉사단체가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지요.

하지만 탈북민이라는 이유로 정착과정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사실입니다. 탈북민의 남한 정착에서 가장 어려운 점을 꼽으라 하면 어김없이 차별적 시선이라고 말합니다. 법률적 용어는 분명 ‘북한이탈주민’이지만 탈북자 새터민 북향민 자유민 통일민 등 그들을 부르는 용어도 참 많지요. 특정하게 사람을 구별 짓는 이러한 용어가 어쩌면 그들의 정체성 혼란과 정착의 어려움을 잘 보여주고 있는 듯합니다. 남한에 입국해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은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그들을 부르는 용어에 의해 우리와는 다른 사람들로 구별하는 것입니다.

탈북민에 대한 우리의 인식 전환이 필요할 때입니다. 통일은 거대담론이 아니라 우리 곁에 와 있는 북한 출신 주민들과 함께 살아가는 작은 실천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지요. 우리는 그저 고향이 남북한이라는 차이가 있을뿐 시민이자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는 건 똑같습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북한에 두고 온 가족과 고향 생각에 숱한 날들을 눈물로 지새우지만 정작 그들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미약합니다. 탈북민에 대한 지원은 제도와 법률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이해하는 마음에서부터라고 해야 할까요.

한때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목 놓아 부르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왜 통일해야 하는지, 통일되면 무엇이 좋은지에 대한 논리를 찾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어느새 통일은 사람들에게 이해와 설득을 시켜야 하는 철부지가 되어 버렸지요. 우리가 통일을 찬성하고 반대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탈북민에게 통일은 고향에 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입니다. ‘먼저 온 미래’로 불리는 탈북민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통일의 비전과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통일되면 함께 북녘 고향에 갑시다’는 인사가 그들의 마음을 녹입니다. 먼 훗날 언젠가 다가올 통일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나로부터 시작하는 통일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바로 당신이, 우리가 통일입니다. 탈북민 멘토가 되어 따스한 손 내밀어 주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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