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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도제한 푼다는 부산시, 규제 완화가 능사 아니다

원도심 산복도로 부산 원형 유지해

난개발 경계, 개발·보존 조화 이뤄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4-05-21 18:09:41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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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장기 도시계획 규제를 전면 재검토하면서 산복도로 고도제한 규제 완화 등을 주내용으로 하는 용역을 발주했다. 부산 원도심 일대를 잇는 망양로(동구 범천로~서구 동대신 교차로) 주변 고도제한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재산권 침해 목소리를 높이는 원도심 주민들과 난개발을 우려하는 시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 왔다. 시는 1972년 조망권 확보를 이유로 망양로 일대를 고도제한지구로 정하고 건축물 높이를 제한해 왔다. 최근 시가 이런 입장을 계속 견지할 수 없는 이유가 생겼다. 북항재개발 지역을 비롯한 저지대에 고층건물이 잇따라 생기면서 고도제한 근거인 조망권 확보가 더는 유효하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시는 용역을 발주하면서 난개발 우려를 의식한 듯 고도제한 형평성과 애초 지정 목적의 훼손 여부를 고려하고 해안 조망 등을 종합 검토해 완화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중구 영주동 역사의 디오라마에서 바라본 186번 시내버스가 산복도로를 달리고 있다. 저 멀리 부산항 풍경이 보인다. 국제신문DB
원도심 지자체는 시의 이런 움직임에 기대가 크다. 지난해 망양로 일원의 고도제한 완화 용역을 실시한 중구는 주거환경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영주·보수·대청동 일대의 개발이 탄력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동구는 원도심과 북항 연계 방안의 기폭제로 고도제한 완화를 활용해 보행환경 개선과 경사형 주거단지 개발을 고려한다. 서구는 테라스형 주거단지와 함께 산복도로 이동로를 확충하기 위해 고지대와 저지대를 잇는 교통망을 적극 개발한다. 조승환 국민의힘 국회의원 당선인은 열악한 중·영도의 주거 환경을 감안해 ‘원도심 재개발 여건 조성 지원에 관한 특별법’ 발의를 약속했다.

북항재개발로 일부 구간의 조망권이 훼손됐다 해도 옛 경관이 유지되는 산복도로 구간은 지금도 적지 않다. 원도심에 위치한 데다 바다를 조망하며 고지대 산비탈을 따라 8.9㎞나 이어지는 산복도로는 전국적으로 유례가 없다. 영도 흰여울문화마을과 사하구 감천문화마을처럼 부산의 원형을 간직한 몇 안 되는 이곳은 관광 및 경관 측면에서 보존 가치가 높다. 꾸미기에 따라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다. 1000만 영화 ‘국제시장’에서도 이를 확인하지 않았는가. 조망권이 훼손된 지역에만 고도제한을 완화한다든지 북항재개발 사업 추진 과정에 맞춰 경관 조망이 어려워지는 지역을 순차적으로 해제해 나가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시의 용역은 오는 7월 마무리된다. 이후 시의회 의견 청취와 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안이 확정된다. 문제는 고도제한 규제가 풀리면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난개발 기승이다. 우후죽순 고급 주택이 들어서고 경제 논리에 따라 원주민은 쫓겨나며 부동산 개발 수익이 판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 이번 만큼은 규제 해제 과정에 제대로 된 주민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특히 북항재개발 지역과 아울러 개발과 보존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재생의 관점에서 새롭게 접근하길 바란다. 규제 완화가 능사는 아니다. 제대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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