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황정수의 그림산책] ‘꽃피는 부산항’에서

황정수 미술평론가

  • 황정수 미술평론가
  •  |   입력 : 2024-06-02 19:25:09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 광안리에 있는 ‘미광화랑’은 화랑의 역할이 무엇인지 그 진면목을 보여주는 가장 모범적인 곳이다. 화랑 주인 김기봉 관장은 전국의 어떤 화랑보다도 한국 미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집념의 인물이기도 하다. 특히 지역 문화를 보존하고 되살린다는 면에 있어서는 그 누구도 따르지 못할 사명감을 가진 분이다. 그런 면에서 늘 서울 미술계를 해바라기처럼 바라보는 부산의 여느 화랑들보다 훨씬 소중한 곳이다. 서울에 있는 화랑과 별 차이 없는 화랑들은 훗날 사라져도 다른 사람이 계승해 운영할 수 있지만 미광화랑이 없어지면 그를 이어서 같은 길을 걷기란 거의 어렵기 때문이다. 그만큼 지역 근대미술 전시를 이루어내기 어렵다.
김남배 ‘구두닦이’(1958년).
그동안 좋은 전시를 많이 했지만 가장 훌륭한 일은 올해 열한 번째 계속되는 ‘꽃피는 부산항’이란 전시이다. 이 전시는 근대기 이후 주로 부산 인근에서 활동한 작가들을 조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한 회에 30여 점씩 선보였으니 그동안 전시한 작품만 해도 대략 300점이 훌쩍 넘는다. 한 지역에서 제작된 작품으로서는 적은 양이 아니다. 이를 모두 한 곳에서 거둘 수 있었다면 좋은 ‘부산근대미술관’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부질없는 희망일 뿐, 미술품 유통 상 쉬운 일은 아니다. 여하튼 이 전시는 부산 미술계뿐만 아니라 한국 근대미술계도 많은 빚을 지고 있는 중요한 전시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광화랑의 ‘꽃피는 부산항’ 덕분에 이미 전국구 화가였던 김경 김종식 송혜수 양달석 전혁림 뿐만 아니라 주로 부산지역에서만 알려졌던 서성찬 임호 김윤민 김남배 오영재 우신출 조동벽 등의 화가도 재조명 할 수 있게 되었다. 그의 이런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지길 바라며, 대구 광주 인천 전주 대전 등 다른 지역에서도 미광화랑의 노력과 같은 열정이 이어져 한국 근대 미술이 전국적으로 고루 관심을 받고 발전하기를 바란다.

또한 지역 국공립미술관도 주로 서울에서 활동한 작가들보다는 자신들의 고장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에 대한 연구와 전시에 보다 많은 힘을 기울여 주었으면 좋겠다.

올해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서양화가 김남배(金南倍, 1908~1980)의 1958년 작품 ‘구두닦이’이다. 김남배는 일제강점기 조선미술전람회에서 활동한 부산미술 1세대에 속하는 화가이다. 이 작품은 6·25전쟁 후의 피폐한 삶을 보여주는 현실적인 그림이다. 전후 시장 통에 내몰려 일해야만 했던 아이들의 모습을 그렸다. 전쟁이 끝났다고 해서 부산 시민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전쟁으로 인해 많은 일터가 사라진데다 물자가 부족하여 시민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아이들도 공부할 겨를도 없이 구두 통이라도 들고 나서야 했다. 전쟁의 후유증이 국민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애절한 작품이다.

‘꽃피는 부산항’이 계속되지 않았으면 이런 작품이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꽃피는 부산항’의 무한한 발전을 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철마 한우 싸다 싸
  2. 2[속보]‘부캉이’ 차단 그물 뚫고 되돌아와
  3. 3“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4. 4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5. 5창원 병원 혈액투석실 C형 간염 14명 집단감염
  6. 6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대…부산 노동자의 42%(종합)
  7. 7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8. 8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9. 9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10. 10[포토에세이] 노랗게 물든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
  1. 1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2. 2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3. 3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4. 4[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5. 5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6. 6우크라 공관원 추가 철수에 국힘 반발
  7. 7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8. 8[2026 국감 브리핑] 박홍배 “국회부산도서관 지역서점 구매 0.3%”…제도 개선 필요
  9. 9외교부, 'DMZ 北지뢰 폭발'관련, 유엔안보리 의장에 서한 발송키로
  10. 10‘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1. 1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대…부산 노동자의 42%(종합)
  2. 2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3. 3SB선보, 대선조선 인수 마침표…‘SB대선’ 닻 올렸다
  4. 4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5. 5市, 불꽃축제 앞둔 광안리서 바가지 근절 캠페인
  6. 6타 지역 줄어드는데 부산 5.9%↑…고령화 여파도
  7. 7동남권 해양ICT 육성…해운AX·북극항로 개척 협력
  8. 8선박 배기가스 저감·밸브제어로 두각…AI 관제 신사업으로 영토 확장
  9. 9‘모두의 창업’ 2기 가동…부울경 1135명 레이스
  10. 10의료AI 신기술 총망라 ‘키메스 부산’ 23일 개막
  1. 1[속보]‘부캉이’ 차단 그물 뚫고 되돌아와
  2. 2“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3. 3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4. 4창원 병원 혈액투석실 C형 간염 14명 집단감염
  5. 5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6. 6부산대·교대 통합 온도차…부실 보고 질타도
  7. 7생곡소각장·퐁피두 등 전·현 시정 공방…울산 국힘 퇴장 파행
  8. 8데이터센터 몰리는 사하구…주민 갈등 줄일 조례 탄생
  9. 9부산도시철 7년 만에 멈춰서나…22일 노사 최종교섭
  10. 10부산시 신임 기획조정실장, 하민상 공수처 담당관 임용(종합)
  1. 1‘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2. 2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3. 3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4. 4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5. 5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6. 6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7. 7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8. 8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9. 9"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10. 10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if, 손아섭
교육이라는 희망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기초의회 의정비 증액, 합리적 기준이 필요하다
특별감찰관 부활, 임명보다 실질적 감찰이 중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문화예술의 시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