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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7급 유튜버 공무원

  • 강필희 기자 flute@kookje.co.kr
  •  |   입력 : 2024-06-17 19:24:46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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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배출 이듬해인 2013년 부산시가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를 행정직 7급으로 공채하겠다고 발표해 논란이 벌어졌다. 다른 시·도에서도 변호사를 행정직으로 채용하긴 했으나 최소 6급이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들과 변호사단체가 “변호사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강력 반발했다. 1명 모집에 지원자는 2명이었다. 부산시는 이후 경력직 공모에서 변호사를 계약직이긴 하지만 7급에서 6급으로 상향 조정해야 했다.

민간 경력자를 공무원으로 뽑을 때 해당 직종을 대하는 사회적 인식의 척도가 직급이나 계급이다. 대접이 제일 후한 사람은 사법 행정 외무 등 일명 고시 합격자다. 이들이 경찰에 입문하면 경정 계급을 받았다. 일반 행정직으로는 사무관인 5급 상당이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치안감 이상 승진한 고위직 중에는 이런 케이스가 많다. 행시와 외시는 지금도 직급 대우에 변화가 없지만 변호사는 사시 폐지와 변시 도입 이후 경감으로 한 단계 낮아졌다. 공인회계사는 경찰에선 경위, 일반직에선 7급을 준다. 사스 메르스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대응을 위해 필요성이 커진 의사 직군은 주로 5급이다. 요즘엔 국세청 등에서 빅데이터나 인공지능(AI) 전문가를 7급으로 뽑기도 한다.

부산시가 공식 유튜브 채널인 ‘부산튜브’를 이끌어 갈 새로운 크리에이터를 모집 중이다. 일반임기제 7급으로, 임용기간은 1년이지만 5년까지 연장 가능하다. 이 유튜버는 콘텐츠 기획 제작 연출은 물론이고 출연도 맡는다. 공공기관 유튜브 채널 운영자 중에서 가장 유명한 인사는 충주시청의 김선태 주무관이다. 9급으로 입직한 김 주무관은 시청 홍보담당관실에서 페이스북 관리자로 입소문을 탔고, 5년 전 시작한 지자체 최초 B급 유튜브로 대박을 터뜨렸다. 덕분에 올해 초 6급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현재 충주시 유튜브 채널 ‘충TV’는 구독자가 80만 명에 가깝다.

대만은 30대 천재 해커를 장관급인 행정원 디지털 담당 정무위원에 임용할 정도로 개방적이다. 어린이의 장래 희망이 의사 변호사 약사인 시절이 점점 지나간다. 요즘은 100만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대세다. 공무원은 일정 시험을 통과한 뒤 최저 9급, 최고 5급부터 안정적으로 일하되 수십년간 비슷한 틀 안에서만 사고하는 한계를 가진다. 입직 경로 다양화는 여기에 숨구멍을 틔운다. 민간의 다양한 경험과 창의력이 경직된 공직사회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다면 7급 아니라 5급도 못 줄 이유가 없다.

강필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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