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는 유난히 많은 뉴스를 쏟아내고 있다. 한화 이글스가 시즌 중 김경문 감독을 영입한 것도 팬들을 놀라게 한 뉴스 가운데 하나다. 한화가 최근 뜨거운 뉴스를 하나 더 만들어 냈다. 바로 양상문 SPOTV 해설위원을 투수 코치로 영입한 것이다.
양 코치가 감독이 아닌 투수 코치로 현장에 돌아온 사실 자체가 큰 뉴스다. 특히 그는 롯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야구인이다. 부산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그는 롯데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은퇴 후에는 롯데에서 오랜 시간 투수 코치로 활동했다. 양 코치는 2004년 롯데 감독을 맡아 2년 차인 2005년 4년 연속 꼴찌 수모를 당했던 팀을 5위로 끌어 올렸다. 당연히 재계약이 유력해 보였지만 롯데는 양 코치와 인연을 이어가지 않았다.
양 코치는 이후 LG(2014~2017) 사령탑으로 활동한 뒤 2019년 한 번 더 롯데 감독을 맡았다. 또 LG 단장으로 프런트 수장 경험도 쌓았다. 그런 경력을 가진 양 코치가 감독이 아닌 투수 코치로 현장에 돌아왔으니 많은 팬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롯데가 아닌 한화로….
양 코치가 투수 코치로 야구장에 복귀한 배경에는 김경문 감독과의 오랜 인연이 깔렸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김 감독과 양 코치의 인연은 이미 야구계에 많이 알려져 있다. 둘은 부산 동성중, 고려대 1년 선후배 사이다. 여기에 비공식 학연(?)이 하나 더 추가될 수 있다. 김 감독은 부산고를 다니다 공주고로 전학을 갔다. 억지로 끼워 맞추면 둘은 중·고·대학 선후배라는 끈끈한 학연 관계다.
여기에 가장 중요한 인연이 남았다. 2003년 10월 3일 롯데 감독으로 선임된 양 코치는 구단과 협의해 코칭스태프를 개편했다. 당시 구단 내부 상황을 잘 아는 롯데 관계자의 말이다. “양 코치가 1년 선배인 김 감독을 수석코치로 내정하고 협의를 마쳤다. 구단에서 발표를 하려고 했는데, 역시 감독을 구하고 있던 두산에서 소식을 듣고 김 감독에게 사령탑을 제안해 두산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때 ‘양상문 감독-김경문 수석코치’ 체제가 완성됐다면 롯데가 어떻게 변했을지 가끔 상상하곤 한다.”
20여 년 전 양 코치와 김 감독은 롯데에서 인연을 맺을 뻔하다가 연결되지 못했다. 그리고 돌고 돌아 마침내 한화에서 다시 만났다. 20여 년 전 인연 때문에 김 감독이 양 코치를 영입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그때 두 명장이 롯데에서 함께 뛰었다면 현재의 롯데 모습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야구에 ‘IF’는 없지만….
김희국 편집국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