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아침숲길] 문화도시 부산을 향하여

정두환 문화유목민

  • 정두환 문화유목민
  •  |   입력 : 2024-07-23 19:35:55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문화도시 부산을 향하는 일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한때 부산을 ‘문화 불모지’라 했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부산은 ‘문화노다지’라 항변했다. 부산을 ‘문화 불모지’라고 한 것은 문화를 이해 못 하고 문화 현장에서 벗어나 관망하는 이들의 이야기다. 세계적인 것을 외치며 외국의 대규모 교향악단, 해외 유명 연주자들을 추종하고, 그들이 펼치는 행위가 세상에서 최고인 줄만 알고 있는 이들의 언어가 ‘문화 불모지’인 것이다.

부산의 문화 현장을 한번 살펴보자. 1962년 국내 세 번째로 창단한 부산시립교향악단을 선두로 10년 뒤인 1972년 부산시립합창단, 이듬해인 1973년 대한민국 최초의 시립무용단으로 출발한 부산시립무용단, 1984년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 1998년 부산시립극단까지 공연 예술의 전 분야가 창단됐다. 부산시립소년소녀합창단은 1973년, 부산시립청소년교향악단은 1994년 창단돼 부산시립예술단은 미래 세대를 위한 음악 단체까지 갖추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많은 민간 교향악단과 오페라단, 다양한 앙상블, 합창단과 일반인이 함께하는 공연예술팀이 부산 전역에서 예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소프트웨어도 풍부하지만, 하드웨어인 공연장은 1973년 개관한 부산시민회관을 비롯해 부산문화회관, 영화의전당, 구 단위의 금정·해운대·을숙도문화회관 등 각 구·군에 펼쳐져 있는 문화예술공간과 함께 민간에서 운영하는 소극장들·복합문화공간이 시민의 삶 속으로 실핏줄같이 연결돼 있다. 올해 준공하는 부산콘서트홀을 비롯해 오페라하우스, 서부산권의 대표 문화시설로 자리매김할 낙동아트센터까지 앞으로 이어지는 하드웨어는 부산의 공연예술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것이다.

필자는 지난 40년간 부산의 문화 활성화 운동에 전심을 다 했다. 부산문화 미래의 청사진을 수없이 그려보기도 했으며 또한 실천하고 있다. 부산 공연문화는 지금이 전성기다. 그런데도 마음 한쪽이 허전한 것은 왜일까? 문화 향기가 시민의 삶에서 멀어지는 듯한 현상들이 곳곳에서 나타나는 모습을 지켜보며 마음이 늘 불안불안하다.

부산의 공연예술 미래를 세심하게 생각해 보면 필자의 이런 마음이 전혀 근거 없지는 않다. 먼저 미래 인재들을 육성하는 대학의 공연예술과 관련된 학과들은 폐과 수순에 있는 듯하며, 이미 폐과된 대학도 있다. 그나마 학과를 유지하는 대학들은 전공을 불문하고 입학생 모집에 전력하고 있지만, 다수 대학은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해 입학 정원 자체를 축소하고 있다.

이런 현상으로 전공 분야까지 타격을 입고 있다. 관현악은 대학에서 고전음악까지의 합주 교육을 통해 오케스트라 앙상블의 개념과 각 악기의 활용성, 악기 간 균형된 소리 내는 법을 배워야 한다. 실상은 주요 악기 전공자가 없어 제대로 된 앙상블 교육을 받지 못한다. 필자는 대학 연합오케스트라 교육을 통해 합주 능력을 키움과 동시에 미래 부산 공연예술을 책임질 연주자들의 연대도 꿈꿀 수 있다며 10여 년 전에 제시했으나 지금도 대학들은 과거 교육을 답습하는 듯하다.

문화강국을 강조한 백범 김구 선생님이 그린 조국의 미래를 한 번이라도 생각한다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문화는 세상을 바르게 만드는 힘이 있으며,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훌륭한 도구다. 다양한 종류의 책을 통해 내면을 다지고, 주변 사람과 문화 현장을 누리며 미소 짓는 국민이 살아가는 조국. 이러한 모습을 김구 선생님은 꿈꾸지 않았을까.

새롭게 들어서는 문화 현장에 기대를 걸어본다. 어떤 인물이 새로운 공연장 수장이 되는가에 따라 부산 문화판은 요동칠 것이다. 공연장 수장으로 공연장 시설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마무리할 수 있는 공간과 극장 운영 전문가가 필요하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는 시점에 자칫 시기를 놓치면 어려움을 겪는 일들이 많을 수 있는 시설이기에 공간을 이해하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아름다운 미래를 우리 자녀들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것이 문화도시 부산의 어른들 사명이다. 더 큰 그림이 필요한 때가 지금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2. 2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3. 3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4. 4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5. 5“한국 핵 잠수함·전작권 전환, 美 민주 승리로 제약 커질 듯”
  6. 6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7. 7‘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8. 8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6일
  10. 10금정구 제2체육센터, 중투심서 또 고배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3. 3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4. 4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5. 5곽규택 “산은, 대한항공이 통합 LCC 부산 설립 거부시 호반지원해야”
  6. 6신천지 의혹 역풍 휩싸인 김민석…계파갈등 격화(종합)
  7. 7양당 모두 400억 토해낼 위기..선거법 개정 화두로
  8. 8전재수 시정 첫 행감…국힘, 기관장 인선 등 파상공세 예고
  9. 9부울경 全 국회의원 회생촉구 서명…노동청, 지광 출석 요구
  10. 10“왜 사회적 지탄 대상 되려하나” 김대식, 지광에 회생 동의 촉구
  1. 1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2. 2‘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3. 3팔란티어 AI와 함께 만든다…부산 신발업체 창신 ‘혁신 점프’
  4. 4비수도권 미분양 적체…LH 매입 신청 86% 탈락
  5. 52005 APEC 이벤트서 대표축제로…100만 인파관리 ‘근육’ 키웠다
  6. 6수능날 증시 10시 개장…애프터마켓 오후 5~8시
  7. 7비에 화약 젖을라 손길 분주…400m 대형 불꽃 ‘카운트다운’
  8. 8한 달 새 금융사 37곳 47만 건 해킹…털린 돈도 10억
  9. 9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10. 10부산 ‘에이지테크’ 해외 노크…日 시니어 시장 진출 길 열어
  1. 1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2. 2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3. 3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4. 4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6일
  6. 6금정구 제2체육센터, 중투심서 또 고배
  7. 7황령산 봉수대 영문 안내판 설치키로
  8. 8문 전 대통령 거제생가 복원, 진통 끝 시의회 통과
  9. 9왼쪽 팔·다리 못 써 휠체어 의존…홀로 병마와 싸우는 60대
  10. 10김해·전주시장 “특례시 기준 낮춰달라”
  1. 1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2. 2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3. 3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4. 4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5. 5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6. 6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7. 7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8. 8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9. 9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10. 10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코뿔소 없음과 진공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국조 대상은 조희대가 아니라 증시 참사다
개·고양이 학대는 이제 그만
기고 [전체보기]
부산 관광 다음 키워드는 ‘건축관광’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공공재
선출 권력 통제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능인선원, 체불임금마저 대여금으로 처리하려 하다니
미 민주당 상·하원 장악…통상·안보 전략 재점검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낯설고도 궁금했던 부산과의 첫 만남
일상으로의 초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오래된 건축이 만드는 새로운 연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십시일반(十匙一飯), 나눔이 만드는 연말의 온도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