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메디칼럼] 어느 환자의 마지막 라운드

신우원 신우원내과의원 원장

  • 신우원 신우원내과의원 원장
  •  |   입력 : 2024-07-28 18:37:24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최근 70대 중반의 환자가 내원했다. 환자분은 오랫동안 만성 B형 간염을 앓고 있었고 그 합병증으로 간경화와 간암이 발생했다. 부산의 모 대학병원에서 간동맥 색전술, 고주파 열 소작술등 여러 차례 간암 치료 시술을 받았으며 현재 복수가 많이 찬 말기상태였다. 환자분의 상태를 진찰한 후 필자의 개인 의원에서는 관리하기가 어려운 상태라고 말씀드리고 이전에 진료받던 대학병원에서 계속 관리를 받고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시는 게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렸다.

의사가 환자에게 이제는 더 이상 치료가 어렵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그렇다고 환자에게 정확한 말을 하지 않는다면 환자는 불가능한 치료법을 찾아 계속 헤매고 다닐 것이다. 치료가 불가능하고 여생이 많이 남지 않은 환자에게는 본인의 상태를 정확히 이야기함으로써 편안한 임종을 맞이할 기회를 드려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분을 진료하면서 오래전에 읽었던 제임스 도드슨의 ‘마지막 라운드’라는 실화 소설이 생각났다. 2개월 시한부의 암 선고를 받은 여든 살의 아버지와 저자인 아들이 마지막 골프 라운드를 떠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제임스 도드슨은 골프 관련 잡지사에 글을 기고하는 골프전문 기자로, 바쁜 기자 생활을 핑계로 미루어 왔던 아버지와의 골프 여행을 드디어 가기로 계획을 잡았다. 출발일 한 달 전에 저자의 아버지가 말기 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여행을 포기할까 했으나 아버지의 강력한 뜻으로 두 사람만의 마지막 골프 여행을 떠난다.

여행 기간 내내 아버지와의 대화를 통해 그간 몰랐던 아버지의 여러 가지 사연과 골프와 인생이 얼마나 비슷한지 등 아들에게 남기는 많은 말은 독자에게 깊은 감명을 준다. “인생이 우리에게 약속해주는 것은 슬픔뿐이야. 거기서 기쁨을 찾아야지” “그냥 즐겨라, 게임은 금세 끝나버리거든” “멋진 친구(동반자)만 있다면 나쁜 골프 코스란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필자의 병이 더는 치료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한다면 나는 어떻게 하고 싶을까? 우선 그 질병의 권위자인 세 분의 의사를 만나서 모두 같은 답이 나온다면 더 이상의 치료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다. 남아있는 시간에 가족과 가까운 친지를 만나 나의 상태를 설명하고 그간 살아오면서 내가 오해했던 부분에 대해, 또는 충분한 대화를 하지 못해 내가 상대방에게 오해를 불러일으켰거나 감정을 상하게 한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마음에 남아있는 앙금을 풀고 싶다.

지나간 세월 동안 나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고 간단한 자서전을 쓰거나, 하고 싶었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하지 못했던 버킷 리스트를 작성해 남아있는 시간과 건강이 허락하는 대로 하나하나 해보고 싶다. 나의 물품이나 주변을 정리하고 내가 떠나고 난 뒤의 마무리를 가족에게 부탁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지금까지의 삶을 허락하심을 기뻐하며 좀 더 하느님께 다가갈 수 있도록 신앙생활과 기도로 마음의 평화를 찾고 싶다. 비록 몸은 아프겠지만 다른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봉사 활동을 하며 나의 얼마 남지 않은 삶이 조금이라도 보람되었으면 좋겠다. 질병이 진행됨에 따라 고통이 심해질 것이니 호스피스 보살핌을 받으며 남은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 짓고 싶다.

사람은 태어나 언젠가는 죽기 마련이다. 말기상태에서 삶의 마지막을 준비 없이 허둥대기보다는 건강하고 시간이 있을 때 삶의 마지막을 어떻게 마무리하는 것이 좋을지 각자 생각하고 준비하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자갈치 관광버스 주차 숨통 트인다…롯데 부지 무상사용
  2. 2주 13.7시간(비정규직 평균 근로시간)…‘초단시간 노동’ 덫에 갇힌 부산
  3. 3HMM, 본사 부산 이전…120명 업무 시작
  4. 4부산이 원했던 금융위원회, 결국 세종으로 간다… 지역 반발 거셀 듯
  5. 5PF ‘돈맥경화’…해운대 옛 홈플·세가사미 개발 잇단 좌초
  6. 6비온 뒤 14일 기온 뚝…부울경 최저 8~14도
  7. 7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8. 8국힘 ‘골프 특검법’ 예고하며 공세…주진우 ‘명 끊을 때’ 댓글에 與 격분
  9. 9부산~마닐라 하늘길 넓어진다…‘부산앓이’ 필리핀에도
  10. 10민주 부산시당 “국제신문 정상화, 대주주·법원 나서야”
  1. 1국힘 ‘골프 특검법’ 예고하며 공세…주진우 ‘명 끊을 때’ 댓글에 與 격분
  2. 2민주 부산시당 “국제신문 정상화, 대주주·법원 나서야”
  3. 3법정 이어 국감까지…LH, 명지 폐토사 처리 뭇매(종합)
  4. 4[속보] 민주, '신천지 당원 가입 정황' 공식 확인
  5. 5이 대통령 "북극항로 시대 대비하는 부산과 동남권 미래 함께 열어가야"
  6. 6[속보]李대통령-트럼프 골프 라운딩?…靑 ‘한미정상 골프회동’ 대비 TF 구성
  7. 7[뭐라노] 금메달을 향한 두 가지 시선
  8. 8강경화 “한미 정보공유 제한, 풀기 어려운 현안…백악관 소통도 한계”
  9. 9경찰청장 대행 “한동훈 딸 의혹, 재수사 가능성 배제 안 해”
  10. 10“북극항로 경제성 철저검증…후속계획 반영을”
  1. 1HMM, 본사 부산 이전…120명 업무 시작
  2. 2부산이 원했던 금융위원회, 결국 세종으로 간다… 지역 반발 거셀 듯
  3. 3PF ‘돈맥경화’…해운대 옛 홈플·세가사미 개발 잇단 좌초
  4. 4부산~마닐라 하늘길 넓어진다…‘부산앓이’ 필리핀에도
  5. 5AI인재 양성 지원금 94% 수도권 쏠림…부산 1.5% 불과(종합)
  6. 6“항만공사 통합 목적·절차 불투명” 여야 없이 질타
  7. 7상호금융 339곳 대출 연체율 10%
  8. 8코스피 급락…2달만에 ‘매도 사이드카’ 발동
  9. 9국세청 '체납관리단' 실적 보니…절반은 100만원 미만 소액체납
  10. 10올해 쌀 6만6000t 남아돈다… 농식품부, 대책 마련 나서
  1. 1자갈치 관광버스 주차 숨통 트인다…롯데 부지 무상사용
  2. 2주 13.7시간(비정규직 평균 근로시간)…‘초단시간 노동’ 덫에 갇힌 부산
  3. 3비온 뒤 14일 기온 뚝…부울경 최저 8~14도
  4. 4‘청문 부적격 2인’ 임명 고심…전재수 “치명적 흠결 못 찾아”
  5. 5김지용 중수청장 후보 “임은정 공개 비판,부적절 행위”
  6. 6홈플러스 인천 구월점서 칼부림 신고…6∼8명 부상
  7. 7남해 대장군지, 삼별초 이전 ‘위계 높은 건물지’ 확인
  8. 8“시민 1인 1스포츠가 일상인 부산으로”
  9. 9‘100원 등하교 버스’ 경남 전역 확대…기초학력전담교사도 늘려
  10. 10“복지시설 몇 년 일했지만 퇴직금 0원”…공공부문도 꼼수 채용
  1. 1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2. 2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3. 3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4. 4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5. 5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6. 6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7. 7차준환, 이번 시즌 국가대표·대회 출전 중단…서울시청과도 결별
  8. 8과감한 샷 2R 버디 11개 폭발…유현조 ‘부산의 퀸’(종합)
  9. 9울주군, 삼남읍 교동리에 ‘울주실내테니스장’ 개장
  10. 101부 승격 향한 마지막 질주…부산아이파크, 막판 승점 쌓기 총력전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발탁해놓고 감찰
대통령의 SNS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30% 중반 고착된 지지율, 국정 전반 재점검해야
교사 심리상담 급증…교권 침해 더는 방치 안된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개척자 정신
빚을 물려받는 사회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무(武)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