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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럼] 생명

이상찬 세화병원장

  • 이상찬 세화병원장
  •  |   입력 : 2024-08-11 19:10:24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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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의 모든 이론은 가설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질량보존의 법칙도 가설이고 양자 물리학도 가설일 수 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한다. 필자도 다음과 같이 가설을 생각해 보았다. 북극성의 저승에 계시는 조상님 소식이 적힌 쪽지를 까마귀는 입에 물고 은하수를 건너서 이승에 있는 인간에게 전달한다. 은하수를 건너면서 뜨거운 태양에 그슬린 까마귀는 새카맣게 변해서 이승이라는 지구에 도착한다. 그래서 검은색의 까마귀를 길조라고 하며 지구에 있는 인간이 생명을 다하면 은하수를 건너서 다시 조상이 계시는 북극성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우리는 죽음을 돌아가셨다고 한다.

우주에서 제일 작은 소립자가 빅뱅으로 갑자기 팽창하여 순식간에 우주가 형성된다. 우주에서 제일 작은 소립자로 구성된 양자와 중성자가 뭉쳐서 만들어진 원자핵(+)은 양성이다. 또 원자핵 주위를 돌고 있는 또 다른 소립자인 전자(-)는 음성이다. 양성인 원자핵(+)과 음성인 전자(-)로 구성된 수소 원자는 결국은 제로(0)이다. 이와같이 원자로 구성된 이 지구상의 삼라만상은 애초에 무(0)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지구상에 태어난 생명은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한 후에 결국은 다시 무(0)로 돌아가야 한다.

우주에서 제일 작은 물질인 소립자가 모여서 원자가 된다. 원자가 모이면 분자가 되고 분자에 유전자가 고착되어 고분자가 형성된다. 그 결과 식물과 동물이 되고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란 생명이 탄생한다. 그러나 물질이든 식물이든 동물이든 인간이든 애초에 똑같은 소립자 ‘하나’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전지전능하신 분을 ‘하나님’이라고 부른다.

남자의 정자(+)는 물로 구성되었고 여자의 난자(-)도 물로 구성되어 있다. 물로 구성된 정자(+)와 난자(-)가 만나 임신된 후 생명(0)으로 태어난 인간의 육체도 대부분 물로 구성되어 있다. 생을 마감 한 인간의 육신은 땅에 묻혀 흙이 되고 몸안에 있는 물은 수증기가 돼 하늘의 구름으로 머문 후 다시 빗물로 지상에 내려와서 생명을 창조한다. 이와같이 물은 이 지구상에서 생명의 근원이 되는 물질이다

생명이 이 지구상에 머무는 시간은 잠깐이다. 하루살이는 생명을 얻어 태어나자마자 하루만에 이 지구를 떠난다. 매미의 일생도 비슷하다. 매미의 알은 6~7년을 땅속에서 지낸 후에 나무 줄기로 올라가서 애벌레가 된다. 애벌레는 올여름에 껍질을 벗고 비로소 성충인 매미가 된다. 100개월을 땅속에 머물다가 올 여름에 껍질을 벗고 태어난 매미는 더 우수한 후손을 남기기 위해 한 여름에 “맴맴”하면서 짝짓기를 한 후 한 달을 못 살고 이 지구상에서 생을 마감한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 임신되어 “응애응애”하고 태어난 인간은 100년을 살고 이 지구상을 떠나야 한다. 그래도 인간은 한 달을 못사는 매미보다는 수지맞는 인생이다.

동화속에 나오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가만히 놔두면 잠자면서 영원히 살 수 있다. 그러나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왕자의 키스로 잠에서 깨어나게 되며 그 결과 생명을 얻게 된다. 잠에서 깨어난 숲속의 미녀는 왕자와 함께 아들 딸 낳고 행복했지만 생명을 얻었기에 결국은 죽어야 하는 병에 걸리게 된다. 이승에서 생을 마친 생명은 배를 타고 은하수를 건너서 조상이 계시는 저승인 북극성으로 다시 돌아간다. 왜냐하면 의학적으로 생명이라는 것은 치명적인 불치의 성병이기 때문이다. 또한 물리학적으로 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은 애초에 무(0)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결국 죽음이라는 무(0)로 다시 돌아가는 것 뿐이다. 안녕히 돌아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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