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과학에세이]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이현철 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

  • 이현철 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
  •  |   입력 : 2024-08-12 19:38:10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카페인의 반수치사량은 대략 커피 100잔 정도 된다. 커피 100잔의 카페인을 한 번에 섭취한 사람 10명 중 5명은 카페인 과다 섭취로 사망한다는 것이다. 그럼 매일 한 잔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 10명이 있을 때, 100일 후 이들 중 5명은 카페인 과다 섭취로 사망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또 매일 커피 1000잔을 판매하는 커피전문점이 있다고 할 때, 고객 중 매일 5명은 카페인 과다 섭취로 사망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런 식으로 계산하면 연간 1인 평균 400여 잔의 커피를 마시는 우리나라에서 매일 28만여 명이 카페인 과다 섭취로 사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방사선 피폭의 인체 영향은 수많은 역학조사를 통해 많은 것이 알려졌다. 방사선 피폭의 반수치사량은 전신 피폭 기준 5000밀리시버트(mSv) 정도임이 밝혀졌다. 이보다 낮은 피폭 수준에서는 짧은 기간 사망에 이르지 않더라도 평생 암 발생률이 1000mSv당 5% 정도 증가했다. 예를 들어 평생 암 발생률이 38% 정도인 우리나라에서 한 번에 1000mSv를 피폭당한 사람은 암 발생률이 43% 정도로 높아진다. 100mSv 이하의 피폭을 받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암 발생률이 오히려 약간 낮게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낮은 수준의 방사선 피폭이 암 발생률을 낮추는 것인지 아니면 통계 오차에 의한 우연한 결과인지 알 수 없다. 이에 따라 100mSv 이하의 낮은 피폭 수준에 대해 호르메시스 모델, 역치 모델, 선형무역치 모델 등 다양한 가설이 등장하게 됐다. 호르메시스 모델은 낮은 수준의 방사선 피폭은 오히려 암 발생률을 낮춘다는 가설이다. 역치 모델은 낮은 수준의 방사선 피폭에서는 역치가 존재해 역치 이하에서는 암 발생 등 건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가설이다. 선형무역치 모델은 아무리 낮은 수준의 방사선 피폭이라도 효과는 피폭 선량에 비례하고 누적돼 암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가설이다. 커피 예와 같이 계산하는 방식이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는 방사선 방호의 목적으로 선형무역치 모델을 택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ICRP가 선형무역치 모델을 과학적 사실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방사선 피폭의 영향을 과대평가하는 모델로 평가해도 안전하도록 방호하면 실제로는 훨씬 더 안전하기에 예방 목적으로만 선형무역치 모델을 채택하는 것이다. ICRP는 실제 인명 피해 산정에는 선형무역치 모델을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원자력에 반대하는 일각에서는 선형무역치 모델이 과학적 사실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시 수십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거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수만 명의 사망자가 예상된다는 등의 소문은 선형무역치 모델과 무관치 않다.

그렇다면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시 방사선에 의한 실제 인명 피해는 어느 정도였을까? 유엔 방사선 영향 과학위원회(UNSCEAR)가 2008년 발표한 보고서에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선 인명 피해가 기술돼 있다. 응급 대처 요원 중 방사선 과다 피폭으로 134명이 피부 손상, 백내장 등의 급성질환을 겪었고 이들 중 28명이 방사선 과다 피폭으로 사망했다. 사고 후 방사능에 오염된 우유가 유통되는 바람에 사고 당시 아동, 청소년 중 6000명 이상이 갑상선 암에 걸렸고 이들 중 15명이 사망했다. 2013년 UNSCEAR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발전소 근무자와 주민 중 방사능 관련 죽거나 급성질환을 겪은 사람은 없고 앞으로도 방사선으로 건강상 영향을 받는 사례의 증가는 기대되지 않는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인한 실제 피해 규모는 일각의 주장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위 커피의 예와 같은 방식으로 피해를 산정했기 때문이다.

100mSv 이하의 피폭에서 어느 가설이 맞는지가 과학자들에게는 중요하지만, 일반인에게는 현실적으로 큰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 중요하고 분명한 과학적 사실은 100mSv 이하의 피폭에서는 어느 가설이 맞는지 과학적으로 명확히 밝히기 어려울 정도로 그 영향이 미미하다는 것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249회 로또복권 1등 14명…당첨금 20억2505만 원
  2. 2[속보]미 애리조나서 60년 만의 민주당 주지사 당선, 상하원까지 다 장악
  3. 3겨울시작 '입동'인 7일, 부울경 맑고 쌀쌀… 외출땐 따뜻한 옷 필수
  4. 4[속보]대구서 자신 도우려던 구급대원 얼굴 때린 60대 벌금 700만 원 선고
  5. 5[속보]"'블루웨이브 쇼크'에 세계증시 시총 하루만에 4800조 원 증발"
  6. 6올가을 첫 얼음 관측… 오전 7시 설악산 영하 9도, 횡성 영하 6.8도
  7. 7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1원… 전주보다 0.2원 ↓
  8. 8[속보] 도로 온수관 파열로 생긴 구멍에 행인 빠져…전신 60% 화상
  9. 9[속보] 만천하스카이워크 집라인 운행 중 멈춰…승객 30분간 공중에 매달려 있다 구조
  10. 10미래에셋증권도 해킹 사고… 고객 3800여명 임직원 3만5255명 개인정보 흘러나가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청와대 정무수석에 최인호 HUG 사장 지명
  3. 3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4. 4홍익표 정무수석 사의 표명…후임에 최인호 HUG 사장 거론
  5. 5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6. 6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7. 7이 대통령, 법무장관 후보자에 이용철 지명…국세청장엔 안덕수
  8. 8[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소폭 반등한 41%…민주36%·국힘 28%
  9. 9김민석, 신천지 논란 재차 사과…“상처 입은 모든 분께 죄송”
  10. 10'조작기소 특검법' 오늘 與 주도 국회 본회의 처리 전망
  1. 11249회 로또복권 1등 14명…당첨금 20억2505만 원
  2. 2[속보]"'블루웨이브 쇼크'에 세계증시 시총 하루만에 4800조 원 증발"
  3. 3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1원… 전주보다 0.2원 ↓
  4. 4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5. 5‘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6. 6비에 화약 젖을라 손길 분주…400m 대형 불꽃 ‘카운트다운’
  7. 7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시대 성큼... 카드소비 1조 돌파
  8. 8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9. 9비수도권 미분양 적체…LH 매입 신청 86% 탈락
  10. 10팔란티어 AI와 함께 만든다…부산 신발업체 창신 ‘혁신 점프’
  1. 1겨울시작 '입동'인 7일, 부울경 맑고 쌀쌀… 외출땐 따뜻한 옷 필수
  2. 2[속보]대구서 자신 도우려던 구급대원 얼굴 때린 60대 벌금 700만 원 선고
  3. 3올가을 첫 얼음 관측… 오전 7시 설악산 영하 9도, 횡성 영하 6.8도
  4. 4[속보] 도로 온수관 파열로 생긴 구멍에 행인 빠져…전신 60% 화상
  5. 5[속보] 만천하스카이워크 집라인 운행 중 멈춰…승객 30분간 공중에 매달려 있다 구조
  6. 6미래에셋증권도 해킹 사고… 고객 3800여명 임직원 3만5255명 개인정보 흘러나가
  7. 7반여1·4동 어르신과 함께한‘사랑의 자장면 나눔’
  8. 88만 발 불꽃 피어오른 광안리 밤하늘…100만 인파 몰렸다
  9. 9'세브란스병원 흉기난동' 50대 여성 구속심사
  10. 10해운대구 재송2동 릴레이안부봉사단, 2026년 릴레이 다함께 가을소풍’ 추진
  1. 1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2. 2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3. 3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4. 4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5. 5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6. 6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7. 7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8. 8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9. 9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10. 10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코뿔소 없음과 진공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국조 대상은 조희대가 아니라 증시 참사다
개·고양이 학대는 이제 그만
기고 [전체보기]
부산 관광 다음 키워드는 ‘건축관광’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공공재
선출 권력 통제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능인선원, 체불임금마저 대여금으로 처리하려 하다니
미 민주당 상·하원 장악…통상·안보 전략 재점검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낯설고도 궁금했던 부산과의 첫 만남
일상으로의 초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오래된 건축이 만드는 새로운 연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십시일반(十匙一飯), 나눔이 만드는 연말의 온도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