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사설] 쏟아지는 빈집 정비 호소, 그만큼 절실한 종합대책

해맞이마을 170억원 쓰고도 슬럼화

원주민 만족감 낮으면 백약이 무효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4-09-04 19:49:25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정부 차원의 원도심·노후 주택가 재생 사업은 2000년대 초반 본격화했다. 새뜰마을·행복마을·뉴딜부터 산복도로 르네상스까지 이름은 달라도 지향점은 ‘사람이 살고 싶은 동네’다. 마을마다 적게는 수 십억에서 수백 억 원까지 투입됐는데 만족도는 높지 않다. 원주민의 가려움을 긁어주기보다 ‘커뮤니티센터’ 건물을 짓거나 정부에 제출한 공모 계획서에 맞춰 돈을 쓰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부산 연제구 거제4동 해맞이마을은 “재생 사업이 삶과 직결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원성을 듣는 곳이다. 혈세 170억 원이 투입됐는데도 정주환경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인구는 줄고 빈집은 늘었다.
부산 연제구 거제4동 해맞이마을 전경. 빈집이 많이 보인다. 이원준 기자windstorm@kookje.co.kr
해맞이마을이 국토교통부의 뉴딜 사업에 선정된 것은 2018년이다. 연제구는 노후·불량 주거환경 개선과 생활기반시설 확대에 국·시비를 쏟아 부었다. 최근 국제신문 취재진이 찾은 현장은 황량했다. 담벼락에 ‘폐·공가’라고 적힌 빈집이 수두룩했다. 벽이 무너지거나 잡초가 지붕까지 자라 폐허를 연상케 했다. 주민들은 “우리가 원했던 도로 확장이 이뤄지지 않아 슬럼화가 심화한다”고 주장한다. 낡은 집을 고치려면 자재 실은 차가 진입해야 하는데 성인 두 명이 지나다니면 어깨가 부딪힐 정도로 좁은 골목길이 많다는 것이다. 총사업비의 30% 이상을 토지 매입비로 쓸 수 없다는 규정에 묶여 도로를 넓히는데 필요한 토지를 충분히 사들이지 못한 게 원인이다. 그 사이 거제4동 인구는 11%나 줄었다. 연제구도 그동안 빈집 15채를 매입해 어린이놀이터나 쉼터를 만드는 노력은 했다. 그런데도 빈집 10채가 더 늘었다. “170억 원 쓴 효과를 체감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부산은 빈집 증가율이 전국 1위다. 고령화와 저출생이 1차 원인이다. 일자리 부족과 열악한 정주여건도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행정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최소한 살고 있는 사람만이라도 떠나지 않도록 재생해야 하는데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와선 곤란하다. 부산 원도심을 중심으로 진행된 ‘산복도로 르네상스’ 평가 설문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만족 못한다’고 응답한 적이 있다. 자신들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해맞이마을과 닮은 꼴 아닌가. 재생의 목표는 삶의 질 개선이다. 주민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아야 세금 낭비하는 일이 없다.

정부가 수차례 발표한 재생 정책이 안착했는지도 짚어야 한다. 장기 방치된 빈집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빈집 및 소규모 주택정비에 관한 특례법’이 2021년 시행됐는데 빈집은 크게 늘었다. 징벌만으로는 한계가 크다는 방증이다. 부산시도 전국 최초로 ‘빈집 및 소규모 주택정비 조례’를 제정했지만 효과가 크지 않다. 원인을 제대로 진단해야 맞춤형 해법이 나온다. 집주인이 동참할 수 있는 유인책도 필요하다. 일본은 빈집이 전체 주택의 13%를 차지해 골머리를 앓는다. 우리가 그 전철을 밟지 않도록 종합대책이 시급하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2. 2부산 철마 한우 싸다 싸
  3. 3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4. 4[포토에세이] 노랗게 물든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
  5. 5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6. 6“우리가 알던 그 시절 SM 맛” 이수만표 흥행 공식 또 적중…돌풍 속 잡음도
  7. 7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8. 8돗자리 앉아 흥겨운 트로트 즐겨요
  9. 9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10. 10부산도시철 7년 만에 멈춰서나…22일 노사 최종교섭
  1. 1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2. 2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3. 3우크라 공관원 추가 철수에 국힘 반발
  4. 4‘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5. 5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6. 6부산시 국감서 전재수 시장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설전
  7. 7부산교통공사 사장 임명, 시설공단은 보류… 협치 여지 남긴 전재수
  8. 8'소장품 셀프 출품'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사의 표명
  9. 9울산시 국감, 시장 발언에 국힘 의원들 퇴장
  10. 10제미나이에 물었다는 이 대통령, 野 "제미나이에 국정 의존, 처참한 수준"(종합)
  1. 1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2. 2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3. 3SB선보, 대선조선 인수 마침표…‘SB대선’ 닻 올렸다
  4. 4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대…부산 노동자의 42%(종합)
  5. 5市, 불꽃축제 앞둔 광안리서 바가지 근절 캠페인
  6. 6타 지역 줄어드는데 부산 5.9%↑…고령화 여파도
  7. 7동남권 해양ICT 육성…해운AX·북극항로 개척 협력
  8. 8‘모두의 창업’ 2기 가동…부울경 1135명 레이스
  9. 9선박 배기가스 저감·밸브제어로 두각…AI 관제 신사업으로 영토 확장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21일
  1. 1“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2. 2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3. 3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4. 4부산도시철 7년 만에 멈춰서나…22일 노사 최종교섭
  5. 5부산대·교대 통합 온도차…부실 보고 질타도
  6. 6데이터센터 몰리는 사하구…주민 갈등 줄일 조례 탄생
  7. 7부산시 신임 기획조정실장, 하민상 공수처 담당관 임용(종합)
  8. 8창원 병원 혈액투석실 C형 간염 14명 집단감염
  9. 9생곡소각장·퐁피두 등 전·현 시정 공방…울산 국힘 퇴장 파행
  10. 1022일 출근길 기온 ‘뚝’…부울경 최저 2~9도
  1. 1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2. 2‘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3. 3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4. 4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5. 5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6. 6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7. 7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8. 8"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9. 9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10. 10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교육이라는 희망
주당 ‘13.7시간’ 고용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가덕신공항 참여사 이탈 우려…공사비 현실화 시급하다
지방우대지수 지역 현실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문화예술의 시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