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제명의 오션 드림] ‘머스크’가 쏘아 올린 커다란 공

이제명 부산대 교수·수소선박기술센터장

  • 이제명 부산대 교수·수소선박기술센터장
  •  |   입력 : 2024-09-05 19:36:25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머스크(Maersk), 중국 조선사에 메탄올 선박 발주 중단!’

지난 5월 발표된 기사다. 머스크 해운은 세계 어느 항구를 가든 쉽게 볼 수 있는 글로벌 2위의 덴마크 국적 해운선사다. 친환경 해운이 이슈인 현시점에서 메탄올추진 방식을 다루는 해운업계 큰 손 머스크의 행보에 조선산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이 보도의 시발점은 머스크가 중국 조선소에 3500TEU급 메탄올추진 컨테이너선 15척을 발주해 주목된다는 지난 1월의 보도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친환경선박 시장에서 중국에 주도권을 빼앗긴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터져 나왔다. 사실 세계 최초의 메탄올추진 선박은 우리나라가 성공적으로 건조했으며, 공교롭게도 당시 해당 선박을 발주한 선사도 머스크였다. 이런 연유로 인해 메탄올추진 선박의 본격적인 시장을 중국 조선소를 통해 열겠다는 머스크의 결정은 다소 의외였다.

메탄올추진은 기존 중유 계열 선박 연료보다 황산화물 99%, 질소산화물 80%, 온실가스는 최대 25%까지 줄일 수 있다고 분석되고 있다. 메탄올을 연료로 직접 사용하는 내연기관 엔진도 상용화되어 있는 등 실용화를 위한 기술적 장벽이 높지 않아 탈탄소 선박을 실현하는 비교적 손쉬운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산업적 수월성에도 불구하고 머스크가 선박 발주를 연기한 이유로는 글로벌 인프라 부족에 따른 메탄올 연료 공급망의 불안정성과 중국 기술에 대한 낮은 신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힘을 보태듯 머스크가 취소했던 메탄올추진 선박의 일부를 LNG추진 컨테이너선으로 변경해서 우리나라 조선소에 발주했다는 낭보가 있었다. 운항 안정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대형 선사들의 움직임에 발맞춰 메탄올 외에도 연료 다변화를 위한 구체적 검토는 가속될 전망이다. 탈탄소를 달성해야 하는 ‘2050년 넷-제로(Net-Zero)’까지 현시점을 기준으로 아직 25년이란 시간적 여유가 있다 하더라도 머스크의 행보는 글로벌 조선·해양 탈탄소 구도에 커다란 공을 쏘아 올린 셈이다.

땅에도 머스크가 있다. 인천 청라지구 전기차 화재 사고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테슬라가 스페인에서 대형 사고를 쳤다. 테슬라로부터 발화한 화재가 주변 차량 200여 대를 전소시킨 것이다. 어찌 보면 전기차에서 가끔 일어나는 사고로 묻힐 수도 있겠으나 ‘전기차 캐즘(chasm)’으로 고민이 깊은 테슬라로서는 분명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테슬라가 세계적 이슈의 중심에 섰으니 그간 범상치 않은 행보를 보여 온 테슬라 수장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단순한 자동차회사가 아닌 전 세계 증시를 들썩이게 할 최고의 화제 기업인 까닭에 그가 어떤 공을 쏘아 올릴지에 따라 많은 사람의 희비가 엇갈릴 것이다.

그런데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차량 화재에는 배터리가 중심에 있으므로 자동차 입장에서는 꽤 억울할 것 같기도 하다. 해운사 머스크의 고민 역시 선택지가 마땅치 않은 친환경 연료 문제를 선박을 통해 풀고자 하는 것이니 조선소가 먼저 해결책을 내놓아야 하는 마뜩잖은 상황이다. 요소 기술이나 핵심 부품들을 제대로 기능시키는데 필요한 문제 해결은 완성형 제조업의 책무임이 맞지만 제반 여건이 갖추어지지 못한 상태에서 시장의 요구가 들이닥치면 여러모로 난감해진다.

‘여건’은 준비를 통해 만들어진다.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일본이 갖추어 둔 여건은 어떨까. 그들은 암모니아나 메탄올 등 언제든 확보 가능한 기술들보다 상당기간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며 고난도 기술에 해당되는 수소기술 저변 확대와 수소 공급망 확보부터 서둘렀다. 세계 최초로 대륙 간 액화수소운송선 실증에 성공했고, 액화수소 인수기지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자동차나 선박 등에 필요한 수소연료의 공급 여건 확보부터 시작했다는 뜻이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도 액화수소운송선 실증선 건조사업이 곧 시작된다. 액화수소 인수기지 구축도 일부 지자체 중심으로 검토되고 있지만 아직은 셈법이 복잡해 보인다. 제발 바라건대, 이 이상 더 늦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혁신은 대중이 받아들이기 전 오랫동안 표면 아래서 일어나는데 수소도 비슷하다.’

수소위원회 공동 의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의 취임 일성이었다. 땅이든 바다든, 친환경 에너지 시대를 염두에 둔 수소 혁신이 조용히, 그러나 엄청난 열기로 끓어오르고 있다. 세계가 동참하는 ‘2050 넷-제로’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고, 수소 시대는 2050년을 정조준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20년 전 쏘아 올린 공. 전기차 대량 공급에 대한 도전은 전통 자동차시장의 패러다임을 뒤집었고 테슬라는 초단기간 스스로 ‘넘사벽’에 등극했다. 친환경 해상 운송의 기선을 누가 어떻게 잡을지, 해운사 머스크가 일단 공부터 쏘아 올렸다. 시장의 큰손들이 쏘아 올리는 공이 어디로 튈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던진 공은 아니더라도 튀는 공을 받아낼 최소한의 준비는 해 두어야 하지 않을까. ‘여건’ 형성 말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2. 2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3. 3연휴 사흘간 32만 ‘부캉이앓이’…다가오는 작별(종합)
  4. 4양산 춘추공원 재정비…6년 만에 변경안 고시
  5. 5“부산관광 뜨는 지금이 적기” 호텔투자 열기 서부산까지
  6. 6분유에 소주 타 먹인 친부…여직원 2년간 추행한 임원
  7. 7[도청도설] 부캉이가 띄운 북항
  8. 8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9. 9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10. 10K-팝 효과 끝? 관광수지 넉 달만에 적자 전환
  1. 1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2. 2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3. 3폭풍 SNS, 배우자 외부활동…총선운동 방불케 한 추석행보(종합)
  4. 4안보·사법·與 내홍…추석 이어 국감정국 달군다(종합)
  5. 5與 “민생 더 챙기라는 말 많아” 野 “대선 언제냐며 시민 분노”
  6. 6靑 “우크라 ‘비공개 합의 없었다’는 거짓 발표”…해명·사과 요구
  7. 7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 DMZ 사고 조사 지연…연휴 일파만파(종합)
  8. 8[2026 국감 브리핑] 김희정 "'대입 원서 접수번호로 경쟁률 유추 가능' 사실로 확인…정부 대책마련해야"
  9. 9연휴 강타한 우크라 포로 송환· DMZ 지뢰사고 늑장조사 논란
  10. 10李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 후 귀국…한미회담 등 성과 점검
  1. 1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2. 2“부산관광 뜨는 지금이 적기” 호텔투자 열기 서부산까지
  3. 3K-팝 효과 끝? 관광수지 넉 달만에 적자 전환
  4. 4늘어나는 법무수요…부산도시公 사내 변호사 찾기 안간힘
  5. 5금고 과당경쟁 제동…지역은행 판도 촉각
  6. 6‘사장님 퇴직금’ 노란우산, 공제·목돈 마련 든든
  7. 7한화에어로 ‘경력직 가이드라인(특정 학력·나이)’ 논란…“채용과정 개선할 것”(종합)
  8. 8“독자 기술이 미래 경쟁력…내년 매출 4100억 목표”
  9. 9CG 없이 대규모 전쟁·액션신 뚝딱…생성형 AI 활용 본격화
  10. 10아레나 지을때까지 땅 텅텅? 임시 야외 공연장 활용안 부상
  1. 1연휴 사흘간 32만 ‘부캉이앓이’…다가오는 작별(종합)
  2. 2양산 춘추공원 재정비…6년 만에 변경안 고시
  3. 3분유에 소주 타 먹인 친부…여직원 2년간 추행한 임원
  4. 4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5. 5‘부캉이’를 市 명예 홍보대사로…온라인 투표 몰표
  6. 6부산시 재정난 겪는데…시유재산 세입관리 부실 투성이
  7. 7영화숙·재생원 진실규명 공로 손석주 ‘민주시민상’
  8. 8금정구의원이라 믿었는데…임대보증금 1년 넘게 안 줘
  9. 9선거때 식사대접 혐의 사하구 체육회장 송치…돈봉투 수사는 무혐의
  10. 10부산지하철노조 쟁의 가결…조정 거쳐 내달 파업 예고
  1. 1오상욱 끝냈다…펜싱 男 단체 우승…승마 남동헌, 12년 만에 정상 탈환(종합)
  2. 2K-농구 황금시대…남녀 동반 우승, 3대3도 첫 金(종합)
  3. 3이강인·황인범 활용법 찾아라
  4. 4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5. 5[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6. 6한국 야구, 일본 꺾고 금메달…아시안게임 5연패 달성
  7. 7높이뛰기 우상혁, 2m22로 동메달
  8. 8[속보]'약속의 8회’ 한국 야구, 일본 3-1로 꺾고 AG 5연패
  9. 9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10. 10남동헌,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금메달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인간만의 영역 ‘관광과 과학’의 결합
국제칼럼 [전체보기]
나림 이병주, 더 일찍 법(法)으로 통(通)했다
추석 밥상에 오를 이재명 정부의 성적표
기고 [전체보기]
존엄 보장하는 부산형 청년보장제 되기를
복합재난에 강한 도시의 조건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부캉이가 띄운 북항
작자 미상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 엄정·신속한 진상 규명을
미중 한반도 논의…북미 대화 국면서 한국 역할 중요
세상읽기 [전체보기]
북항 찾은 상어 ‘부캉이’와 잊힌 갈매기 ‘부기’
‘지방시대위’ 부산 이전, 다시 뛰는 대한민국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청년·노인 예산은 경쟁 관계가 아니다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