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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럼] 공공재와 의료

김정수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과장

  • 김정수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과장
  •  |   입력 : 2024-09-08 19:08:46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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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에 가로등 불빛은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 앞사람이 가로등 불빛을 보고 길을 갔어도 빛이 줄어들지 않아 다음 사람이 다시 이용 할 수 있고 근처에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혜택을 제공한다. 이런 것을 공공재라고 하며 가로등을 설치하고 전기료를 부담하며 유지하는 것은 정부나 공공기관이 한다.

경제적으로 공공재는 시장 기구를 통하지 않고 공공부문으로부터 공급되어 모든 사람이 공동으로 누리는 재화를 뜻한다. 공공재와 반대로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제공 되지 않으며, 한사람이 소비하면 다른 사람이 이용 할 수 없는 배제성과 경합성을 가진 재화를 사유재라고 한다. 돈을 지불하고 혜택을 보는 거의 모든 활동이 타인의 사유재를 얻기 위한 과정이다.

교차로에서 교통정리를 하는 제복 입은 경찰은 공공재일 수 있다. 경찰이 있는 것만 보아도 운전자들이 교통 신호를 지키고 안전운전을 하고, 음주운전 같은 불법 행동은 할 수 없어 교차로의 모든 사람의 안전을 보장한다. 그러나 범죄 현장에서 도둑을 잡으려 하는 경찰관은 공공재가 될 수 없다. 주된 활동이 피해자를 위해 일을 하므로 배제성을 가지고, 도둑을 잡으려는 순간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없어 경합성도 가지고 있다.

2022년 5월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21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학교 안 진입이 늦어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다. 그리고 올해 6월 학교 경찰서장등 2명이 기소되었다. 학교 경찰서장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다. 미국에서 치안을 유지하는 경찰은 각 시정부가 자체 경찰 조직을 운영하지만 주정부, 대학, 병원, 교통국, 준정부기관에서 조직을 운영하기도 한다. 엄밀하게 미국의 치안을 위한 경찰은 공공재이기도 하지만 사유재라는 인식이 강해 내 주위 안전을 위해 주민이 자발적으로 치안을 위해 조직을 만들고 직접 우수한 경찰을 뽑는 보안관 제도도 있다. 학교 경찰에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도 학교 안전을 위해 학교에서 자체 경찰관에게 비용을 주며 운영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의료 기술과 지식은 환자를 치료할수록 축척된 경험과 지식으로 없어지지 않고 전문 학회나 의과대학에서 의사들이 공유하며 다음 세대의 의사에게 전달되어 지금까지 이루어온 유산과 같다. 또한 누구나 동시에 여러 환자가 이용할 수 있어 분명 공공재다. 그러나 길가에 의사가 가운 입고 있어도 질병을 예방 할 수 없고 근처에 큰 병원이 있더라도 모든 환자를 다 치료 할 수는 없다. 돈을 지불해야 진료를 보고 환자 한 명을 진료하는 동안 다른 환자를 볼 수 없어 배제성과 경합성을 모두 가져 의사와 병원은 분명 사유재이다. 환자는 돈이 없어도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원장은 병원 수익 걱정 없이 우수한 의사를 고용하여 병원을 운영한다면 병원은 공공재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국가병원은 공공재의 역할을 기대 해볼 수 있으며 실제로 국가가 일부 병원을 설립하고 운영한다. 교육부 산하 대학병원과 지방자치단체 산하의 지방 의료원을 전국 각지에 설립해 지역의료를 담당하며 특수 직역의 환자를 위한 경찰병원,소방병원, 국군병원과 보훈병원, 근로복지공단병원을 운영한다. 보건복지부가 특수목적으로 운영하는 병원과 적십자병원, 과학기술부 산하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방사선 및 암 치료와 연구에 특화된 원자력병원도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국가 병원도 경영을 위해 수익을 창출해야 해 사유재의 성격이 더 강하다. 공공재 같은 공공병원 운영을 위해 미국 경찰 제도와 같은 것은 어떨까 하고 생각한다. 국민과 시민을 위해 공공병원을 설립하고 충분한 예산을 배정하고 내 이웃, 내 가족의 건강을 위해 근처 공공병원을 이용하며 앞으로 더 좋은 치료를 위해 지역 공공병원에 지역 자금을 투여해 우수한 인력을 고용하고 새로운 장비를 구매 할 수 있다면 우리 지역 주민의 건강을 지키는 보안관 같은 지역 공공병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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