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뉴스와 현장] 더운 추석, 가을 실종입니다

  •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   입력 : 2024-09-18 19:45:22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2005년 결혼 후 매년 추석이면 시댁 큰아버님 댁에 갔다. 추석 당일 가기 때문에 항상 새벽에 움직였다. 도착하면 오전 6시 30분에서 7시 정도라 항상 추워서 따뜻한 겉옷을 챙겨가곤 했다. 올해 추석은 경남 사천 큰아버님 댁에 가지 않고 오전에 일찍 부산 시댁에만 들렀다. 오전 8시였지만 차가운 공기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시댁에선 생선을 굽고 음식을 데우느라 환기가 되라고 창문을 열어두었기 때문에 에어컨은 틀지 않았다. 아침을 먹기 시작한 지 한 10분쯤 됐을까 아들 녀석의 관자놀이로 땀이 주르륵한다. “할머니, 에어컨 틀어주시면 안 돼요? 너무 더워요”. 그제야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틀자 평온한 식사 시간이 이어졌다.

같은 날 오전 9시 59분 “폭염 및 열대야 지속 중, 장기간 야외 활동 자제, 충분한 수분 섭취 및 그늘지고 시원한 곳에서 정기적인 휴식, 양산 쓰기 등 건강관리 바랍니다”며 부산시에서 안전안내문자가 왔다. 이어 오후 2시에는 행정안전부의 폭염경보, 오후 2시 13분에는 부산 모든 지역 폭염경보 발효 문자도 왔다. 폭염경보는 최고 체감온도 35도 넘는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되거나 더위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내린다.

부산의 폭염특보는 추석 당일인 17일 12일째였다. 이날 오후 3시 10분을 기준으로 부산 북구가 36.1도로 제일 더웠고 강서구 35도, 해운대구와 부산진구가 34.8도였다. TV 뉴스에선 추석 당일 전국 곳곳에서 9월 폭염 신기록을 경신했다는 얘기가 연신 나왔다. 전남 곡성은 38도로 사람 체온보다 높았고 대구는 36.1도로 117년 만에 최고 기온이었단다. 다행히 다음 주 초반에는 기온이 떨어져 선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어 조금은 기대가 생겼다.

5월부터 이르게 시작된 여름은 아직도 끝날 생각이 없는 듯하다. 기상청에선 1년을 3개월씩 4계절로 나누는 것에 대한 논의를 새롭게 한다는 얘기도 있다. 누구는 농담처럼 안 그래도 부산은 가을이 짧은데 이러다간 계절이 여름과 겨울밖에 남질 않아서 아이들에게 가을이 무엇인지 설명해 줘야 하는 날이 오는 건 아니냐는 말도 한다.

국지성 집중호우나 계절에 어울리지 않는 이상기후가 많이 발생하면 기사나 책 속의 지구온난화에 대한 걱정이 현실로 다가온다. 정말 지구가 너무 많이 아파서 견디기 힘들어서 보이는 이상 현상일까. 지구온난화는 사실 너무 심각하고 전지구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일인데 하도 많이 들어서 그러려니 하는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가장 중요한 의제 중 하나지만 경제나 정치 등에 항상 환경은 뒤로 밀리는 경향이 있다.

지구와 자연환경은 모두 미래세대에서 빌려 쓰는 것이라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하지만 자꾸만 그 소중함을 잊게 된다. 이러다간 SF영화 속 황폐화된 지구를 떠나야 하는 일이 실제가 될 수밖에 없다.

극심한 환경오염으로 지구에선 살아갈 수 없어 화성으로 떠나거나, 돔을 씌운 곳에서만 살 게 된다든가 하는 일이 현실이 되는 거다. 공상이나 영화, 소설 속에선 재미있을 수 있겠지만 그게 현실이라면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이야기 속에선 경제적·사회적 지위나 공헌도에 따라 지구를 떠날 수 있고 소위 가진 것 없는 이들은 쓰레기 별이 된 지구에 남아있을 수 밖에 없다. 인간이 살아남을 수 없는 곳이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어지는 것이다.

입으로 환경보호를 외치고 정말 전 인류가 심각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깨달아야 한다고 글을 쓰는 지금도 집의 에어컨은 작동 중이다. 쾌적하고 차가우며 습기 없이 가슬가슬한 공기 속에서 써내려가는 이상기후와 지구온난화에 대한 걱정이라니. 참으로 가볍고 진정성 없는 이야기지만 나를 포함한 모두가 지금 한 번은 생각해 볼 일이다. 바닷물의 수온이 상승해 생태계가 바뀌고 기후난민이 발생하는 일은 피부로 다가오지 않지만 이렇게 힘들게 계속 더위가 이어진다면 내 생활의 불편함이 바로 다가오고 내 삶을 송두리째 바꿔야 할 날이 올 수 밖에 없다.

최영지 독자여론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 27일 재심의…승인 여부 촉각
  2. 2[도청도설] if, 손아섭
  3. 3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4. 4[포토에세이] 가을의 꽃 코스모스
  5. 5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6. 6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7. 7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8. 8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9. 9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10. 10[속보] 국정원 "김정은 사망설 허위" 국회 정보위에 보고
  1. 1[속보] 국정원 "김정은 사망설 허위" 국회 정보위에 보고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4. 4이 대통령, 최길수 특별감찰관 임명
  5. 5李대통령 지지율 소폭 상승해 40% 회복…부정평가는 50%
  6. 6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7. 7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8. 8‘남북 MDL 상호확인·군통신선 복원’ 정부, 군사회담 北에 제안
  9. 9김민석, 소방노조 만나 “정책·예산으로 안전·처우 개선” 약속
  10. 10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1. 1고리 3·4호기 '계속운전 허가' 27일 재심의…승인 여부 촉각
  2. 2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3. 3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4. 4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5. 5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6. 6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7. 7[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8. 8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9. 9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10. 10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부캉이 머물던 북항서 기름 유출…8시간째 모습 안 보여
  6. 6[속보] 여전히 수로 주변 배회하는 ‘부캉이’…“환경 적응하면 바다로 간다”
  7. 7[속보]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오세훈 2심 무죄
  8. 8“거제 양대 조선소와 상생 협의…남부내륙철도에 행정력 집중”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10. 10부산교통공사 노사, 파업 직전 잠정 합의…도시철도 정상 운행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성폭행 의혹 제기’ 초교후배…기성용에 1억 배상해야
  5. 5‘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6. 6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7. 7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8. 8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9. 9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10. 10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if, 손아섭
교육이라는 희망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기초의회 의정비 증액, 합리적 기준이 필요하다
특별감찰관 부활, 임명보다 실질적 감찰이 중요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이불 킥’의 순간에 도움 될 심리학 지식 한 스푼
문화예술의 시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