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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쌀 소비 촉진

  •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
  •  |   입력 : 2024-09-18 19:44:27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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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은 한때 추억의 음식이었다. 어린 시절 소풍이나 나들이 때면 어머니의 정성이 깃든 김밥은 빼놓을 수 없는 메뉴였다. 특별한 날 먹던 김밥은 1990년대 중반 김밥 체인점이 생기면서 평소에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됐다. 1000원짜리 김밥은 저렴한 비용으로 끼니를 때울 수 있어 인기였다. 이 때문에 김밥집이 우후죽순 생겼다. 전국 김밥집 수는 2016년 4만1726개에서 2020년 4만8822개로 꾸준히 늘었다. 그러나 2021년 4만8898개로 76개 늘어나는 데 그쳤고, 2022년 4만6639개로 4.6% 감소했다.

업계에선 김밥집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으로 탄수화물 섭취를 기피하는 트렌드를 꼽는다. 탄수화물이 체중 감량의 적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런 식습관 변화는 쌀 소비량을 살펴봐도 알 수 있다. 1인당 쌀 소비량은 2019년 59.2㎏으로, 처음 60㎏ 미만으로 하락했다. 쌀 소비량은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 사태로 집에서 밥을 먹는 사람이 많았으나 각각 57.7㎏, 56.9㎏으로 계속 줄었다. 지난해에는 56.4㎏으로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30년 전인 1993년(110.2㎏)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농업 현장에서는 올해 쌀 소비가 지난해보다 더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벼 수확기를 맞아 농민의 한숨이 커지는 까닭이다. 지난해 10~12월 한 가마(80㎏)당 20만2797원이던 산지 쌀값이 지난달 17만6628원이 됐다. 정부는 쌀값 안정을 위해 올해 농지 2만㏊(1㏊=1만㎡)에서 생산되는 밥쌀 10만t을 추가 처분한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앞서 정부가 공공 비축미로 사들이기로 한 올해 밥쌀 물량도 36만t에 달한다. 정부가 매입한 쌀은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에 판매한다. 사료용으로 팔기도 한다. 정부는 지난해 쌀 매입에 9916억 원, 보관하는 데 1187억 원을 썼다.

국민 1인당 육류(돼지·소·닭고기) 소비량은 급증하고 있다. 2022년 3대 육류소비량이 58.4㎏으로 쌀(56.7㎏) 소비량을 웃돌았다. ‘한국인은 밥심’이라며 귀한 대접을 받던 쌀이 이제 골칫덩어리다. 일부 농민은 쌀값 폭락에 항의하며 벼논을 갈아엎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10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범국민 쌀 소비촉진 운동’에 나섰다. 부산농협은 부산상공회의소와 ‘아침밥먹기 운동’을 진행한다. 이런 캠페인이 쌀 소비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근본 대책은 되기 힘들다. 쌀 대신 잡곡 등 타 작물로 생산 대체를 유도하는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은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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