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뇌력 키우기 2원칙 ‘수면과 휴식’

박지욱 신경과전문의·메디컬티스트

  • 박지욱 신경과전문의·메디컬티스트
  •  |   입력 : 2024-09-19 19:33:41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잠이 보약’이라고 하지만 잘 자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현대인의 3분의 2는 만성 수면 부족 상태이고, 나이가 들면 수면의 양과 질이 모두 떨어진다.

잠이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과학자들은 자야 하는 이유를 속 시원히 답하지 못한다. 다만 하찮은 벌레부터 인간까지 수면은 생존에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짐작만 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수명의 3분의 1을 수면에 할당할 턱이 있겠는가?

실험실의 쥐를 억지로 못 자게 하면 한 달 만에 죽어버린다. 사람은 얼마나 버틸까? 모른다. 그런 실험을 사람에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제로 잠을 못 자게 하는 고문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잠을 빼앗는 것은 육체적 고통만큼이나 끔찍한 일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일이 바빠서, 혹은 시험 준비로 못 자본 사람은 알겠지만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이런 정황을 통해 과학자들은 잠을 못 자게 하면 뇌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죽음에 이를 것으로 생각한다.

뇌는 자는 동안 전원이 꺼진 상태일까? 그렇지 않다. 자는 동안에 뇌는 다른 방식으로 활동한다. 꿈을 꾸는 동안은 깨어 있는 만큼 각성 수준이 높아진다. 자는 동안 기억의 수장고가 정리되어 사소한 기억은 삭제된다. 버려지는 건 기억만이 아니다. 뇌의 노폐물도 글림프라는 시스템을 통해 내다 버린다. 노폐물 배출이 원활하지 못하면 뇌의 퇴행 속도가 빨라진다. 자는 동안 뇌는 다음 날에 쓸 에너지를 재충전한다. 그래서 푹 자고 나면 창의력과 집중력도 좋아져 공부나 업무 처리 능력이 높아진다.

어떤 이유로든 장기적인 수면 부족 상태가 되면 ‘슬기로운 노년 생활’에 불리하다. 인지기능 저하, 치매, 우울증, 심혈관질환, 암 등등의 위험도가 올라간다. 수면은 특히 뇌에 중요하다. 어쩌면 수면은 뇌를 보호하기 위해 진화한 생명현상인지도 모른다. 만약 아침에 알람이 울리지 않아도 제 시간에 눈이 반짝 뜨이는 사람이라면 잠을 충분히 잔 것이다. 꼭 8시간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초등학생도 8시간을 못 잔다. 수면 시간보다는 질이 중요하다. 숙면만 취하면 된다.

수면은 개인 차가 심해서 평균치가 큰 의미가 없다. 뇌에 있는 개개인의 생체 시계를 따르면 된다. 생체 시계는 인간이 정한 24시간 체계와 약간 어긋나긴 해도 꽤 정확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간의 활동이 생체 시계의 바이오 리듬을 깨는 수가 많아졌다. 이를 테면 먼 나라로 해외 여행을 가면 생체 시계가 엉망이 된다. 하지만 뇌는 며칠 만에 현지 시각으로 재설정해낸다. 그래서 시차는 며칠 만에 극복된다. 방학, 개학, 주야간 교대 근무도 비슷한 효과를 낸다. 일정한 패턴이 주어지면 생체 시계 조정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손에서 놓지 않는 스마트폰은 생체 시계의 적이다. 종일 그것을 들여다보고, 거기서 내뿜는 블루 라이트(잠을 깨우는 효과가 있다)를 쐬고, 재미를 찾아 스마트폰과 밤드리 노닐다 보면 생체 시계는 엉망이 된다. 생체 시계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 수면과 각성 주기의 유지인데 자나깨나 스마트폰을 쳐다보고, 흥분하고 있으니 생체 시계가 휴식의 타이밍을 못 잡는다. 그래서 수면에 문제가 있다면 무엇보다 먼저 스마트폰부터 멀리해야 한다.

이제 꿀 잠 자는 팁 몇 가지를 알아보자.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길러야 한다. 일정한 시각에 자고 깨야 한다. 아무리 늦게 자도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일어난다. 잘 시각이 되면 활동 강도를 줄이고 실내 조명을 어둡게 한다. 잠이라는 공항에 착륙하려는 비행기처럼 엔진 출력을 낮추고 속도와 고도를 서서히 줄인다. 반면에 아침에 깨면 활주로를 박차고 이륙하는 비행기처럼 활발히 움직인다.

수면 문제가 생기면 낮잠이나 카페인도 피한다. 새삼스럽게 숙면의 훼방꾼이 될 수 있다. 커피는 오후 2시 이전에 마시고, 낮잠이 불가피하면 15분 정도만 잔다. 불면과 음주는 상극이다. 술 마시면 잠이 잘 오는 것 같아도 습관성이 생기는데다 잠이 어수선해진다. 심야에 TV 광고를 도배하는 야식 역시 수면에 해롭다. 심야에는 안 먹고 안 마시기로 한다. 특히 늦게 마신 물은 한밤 중 화장실 가기로 돌아온다. 먹고 마시기 데드라인은 3시간이다.

수면 환경도 중요하다. 어린 아이를 재울 때 어떻게 했던가? 적정 온도에, 조용하고, 어둡게 한다. 수면 루틴이 있으면 좋다. 잘 준비 다 마친 후 어두운 조명, 조용한 음악, 너무 환하지 않은 조명 아래 재미없는(!) 책 읽기나 눈감고 명상하다 잠이 오면 가서 누워야 한다.

눈 감고 누웠는데 15분이 지나도 잠이 안 오면 눈을 뜨고 수면 루틴을 다시 반복한다. 이 때 조심할 것은 스마트폰을 켜지 않는 것이다. 화면에서 눈으로 쏟아지는 밝은 빛과 흥미로운 내용은 각성 수준을 높인다. 잠이 오려면 차분하고 지루한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자기 전에 심각한 이야기는 안 하는 것이 좋다. 기분이 급변하면 잠을 쫓고 나쁜 꿈도 꾸게 한다. 조명도 중요하다 하늘빛을 닮은 블루 라이트(주광색 조명이나 IT기기 화면에서 많이 나온다)는 뇌를 깨운다. 반면에 따뜻한 느낌이 나는 빨강 계열의 조명은 수면에 도움이 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3. 3[시사난장] 풀숲에 버려진 ‘영도다리의 뼈’
  4. 4“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5. 5“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6. 6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7. 7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8. 8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9. 9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10. 10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1. 1“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2. 2“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3. 3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4. 4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5. 5李 대통령 지지율 1%p 하락 39%…민주 국힘 경합
  6. 6[속보] 장동혁 “투표지 육안으로도 많은 문제…특검, 진실 밝혀야”
  7. 7靑 “DMZ 지뢰폭발 사건 북한의 사과와 조치 요구”
  8. 8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9. 9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등 동구 주요 당직자, 북항 돔구장 정부 공모 참여 환영
  10. 10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1. 1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2. 2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3. 3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4. 4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5. 5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6. 6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7. 7롯데, 영도대교 복원 인연 축제로 잇는다
  8. 8AI드론으로 참치 찾는 선박 부산 출항
  9. 9‘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10. 10가계대출 금리 5% 턱밑…고정형 주담대 사상 첫 5% 뚫어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3. 3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4. 4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5. 5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6. 6기말고사에 EBS 유사 문항, 처음 아니었다
  7. 7착취 당한 男 장애인 구조해도…부산엔 임시거처조차 없다
  8. 8검증 체계 없는 유가보조금…줄줄 샌다
  9. 9국회 복지위 ‘침례병원 정상화’ 정부 결단 촉구
  10. 10본사 비대위·퇴직자, 지광 고소…실질경영자에 ‘체불 책임’ 추궁
  1. 1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2. 2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3. 3“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진짜 질문의 시작
국제칼럼 [전체보기]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부산 관광, 마냥 좋기만 할까
기고 [전체보기]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클릭으로 여는 독도
지긋지긋한 론스타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국회 출석 거부하며 장외 사실호도 일삼는 지광
AI 해킹 범죄 고도화…수사 공백 해소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반복된 일상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법
한국 경제 떠받치는 중장년, 이제 다시 봐야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