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리한 요금 체계의 대표적 사례인 남해고속도로 지선 가락 IC~서부산 IC 구간 통행료 무료화가 다시 한번 추진된다. 부산 강서구를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최근 가락요금소 무료화를 위한 ‘유료도로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21대 국회에 이어 두번째다. 고속도로라도 길이가 20㎞ 미만인 구간은 교통 혼잡 완화 등에 필요한 경우 통행료를 감면할 수 있다는 게 골자다. 가락 IC~서부산 IC는 5.1㎞에 불과해 이 법이 통과되면 요금을 없앨 수 있다. 지역 사회에서는 이번에야말로 무료화를 쟁취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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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강서구 봉림동에 있는 남해고속도로 지선 가락요금소 전경. 국제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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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신항과 서부산 산업단지 관문인 가락 IC~서부산 IC 구간은 고속도로 일부이기는 하지만 형식도 내용도 이제는 완전히 부산 내부 도시고속도로와 같다. 그런데도 1982년 부산 강서구가 경남 김해였을 시절 개통된 요금소 운영방식이 행정구역 개편과 도시 여건 변화에도 42년째 유지되고 있다. 같은 문제를 안고 있었던 서부산요금소는 10년 전 벌써 김해로 옮겼다. 가락요금소만 요지부동인 채 유료를 고수한다. 지역 국회의원은 물론 부산시와 부산시의회까지 나서 여러 차례 무료화를 요구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고속도로 일부 구간의 통행료 무료화는 다른 지역 도로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의 억지 혹은 고집에 가까운 반대에 부딪혀서다.
지난 40여년 간 동부산 못지 않게 서부산은 상전벽해의 변화를 겪었다. 이곳에 녹산 신호 미음 화전 등 산업단지만 19곳이 가동 중이다. 입주한 기업체는 7000여 곳, 근로자만 10만 명이 넘는다. 이들 중 상당수가 매일 아침 저녁 교통 혼잡 회피와 통행료 절약을 위해 20~30㎞를 돌아 외곽순환도로를 이용하며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정부가 청년들의 중소기업 취업을 장려한다면서 출퇴근길은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는 이런 불편 정도에 끝나지 않는다는 게 더 큰 문제다. 5년 뒤 수만 가구가 입주할 예정인 에코델타시티가 완공되고 가덕도신공항이 개항하면 항만과 산업에 더해 항공과 주거에서 파생된 물류·교통 수요까지 더해져 서부산 일대 통행량은 폭발적 증가가 거의 확정적이다.
정부와 한국도로공사의 유료화 유지 논리는 깨어진 지 이미 오래다.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은 서울 시내를 지나는 고속도로 일부 구간을 서울시로 관리권을 넘긴 사안이나 전국 무료 고속도로 80%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더 이상 내세울 게 못 된다. 가락 IC~서부산 IC 구간 건설에 투입된 1700억 원은 11년 전에 150%나 회수했고 운영기간(30년)도 훨씬 초과했기 때문에 이마저도 변명거리가 아니다. 이제는 어떤 측면에서 봐도 가락요금소 통행료를 유지해야 할 이유가 없다. 좁게는 산단 근로자와 부산 경남권 주민의 접근성 개선을 위해, 크게는 국토 균형발전과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와 도로공사가 결단을 내릴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