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8개 시·도 국회의원 93명과 단체장들이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촉구하는 공동결의문을 채택했다. 또 남부권 공동협력·균형발전 과제가 중앙정부의 국비 우선순위와 국회 입법과제에 포함될 수 있도록 정치력을 모으자고 합의했다. 어제 서울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린 ‘영호남 시·도지사-국회의원 상생 협력회의’에서다. 영호남 입법·행정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방시대’ 해법을 논의한 건 환영할 일이다. 한편 아쉬움도 남는다. 윤석열 정부 임기가 반환점을 앞뒀는데도 서울 일극주의는 해소될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지역구 253명) 정수의 반이 넘는 비수도권 의원들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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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서울 FKI타워에서 열린 영호남 시도지사-국회의원 상생협력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회의원과 시·도지사가 자주 만나는 건 당연하다. 부산시는 지난 13일과 20일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과 원도심·중부산·동부산·서부산 협의회를 개최했다. 울산·경남도 이름만 다를 뿐 다양한 형태로 의견을 교환한다. 문제는 성과가 지지부진하다는 점이다. 이날 협력회의에서 논의한 입법 과제들이 대표적이다. 부산·경남·전남이 1순위로 꼽은 남해안권발전특별법이나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제정은 21대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공전한다. 우주항공복합도시건설특별법과 비수도권민간투자활성화특별법 역시 진척이 더디다. 국가녹조센터 설립(물환경보전법 개정)과 맑은 물 공급(낙동강취수원다변화특별법)은 후순위로 밀렸다. 비수도권 정책이 국회에서 낮잠 자는 ‘관행’은 새삼스럽지 않다.
비수도권이 더 위축된 배경엔 지역 정치권 탓이 크다. 당장 영호남 정치권이 합심하면 못할 일이 없는데 누구 하나 총대 메지 않는다. 기후위기·저출산 국가 재정지원 확대나 지역맞춤형 광역비자 발급을 위해 앞장서는 이도 없다. 사회보장제도를 신설·변경할 때 지방정부와 폭 넓게 협의하자는 요구 역시 마찬가지다. 중앙정부와 소통하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데 성과가 없다. 지역 정치권이 균형발전에 역할을 못하면 서울 팽창을 막기 어렵다. 수도권은 광역철도(GTX) 노선이 3개에서 6개로 늘어나 떠들썩한데 영호남 광역철도망(6개) 건설은 기약이 없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거둔 전체 외국인 직접투자금액의 82%가 수도권으로 흘렀다. 부산 비중은 1.4%에 불과했다. 제2도시가 이렇다.
현재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부산 의원은 손 꼽을 정도다. 정부 정책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기에는 현실이 엄중하다. 인구가 계속 감소하면 부산 국회의원 정수가 인천에 역전되지 말란 법이 없다. 이제 지역 정치권은 ‘균형발전 결의문’만 외칠게 아니라 영호남 협력회의를 계기로 구체적인 결실을 거둬야 한다. 국회의원과 단체장이 만나 ‘밥만 먹고 헤어지느냐’는 비아냥이 나와선 안된다. ‘사교모임’하라고 세금으로 밥값 주는 게 아니다. 당장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쟁점으로 부상한 산업은행법 개정(부산 이전)부터 여야가 손잡고 열매를 맺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