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메디칼럼] 의료인의 법적 책임문제

정흥태 인당의료재단 부민병원 이사장·의학박사

  • 정흥태 인당의료재단 부민병원 이사장·의학박사
  •  |   입력 : 2024-10-06 19:02:23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병원의 일부 진료과목은 생명과 직결된 분야이기 때문에 고난도·고위험 수술이 많다. 의료인이 최선을 다했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사망하거나 좋지 않은 결과가 발생할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지난 2017년 12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NICU)에서 발생한 신생아 사망사건으로 의사 4명과 간호사 3명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 중 일부는 구속까지 되었지만, 대법원에서 결국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사건의 여파는 컸다. 저출산과 맞물려 소아청소년과를 전공하려는 의사는 급격히 줄게 되었고 다른 진료과에서도 ‘소아’는 기피 대상이 된 계기가 되었다. 소아청소년과에서는 진료에 최선을 다해도 결과가 안 좋을 수 있지만, 이를 모두 의사의 책임으로 돌린다는 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이 사건으로 인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기피 및 해당 전공의가 신생아 진료를 꺼리게 된 계기가 되었다. 최근 대학병원에서도 의료진 부족으로 소아청소년과 입원 진료를 중단하고 있다. 또 대학병원의 응급실도 소아 응급 환자 진료를 중단하거나 제한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응급실에서 소아 환자를 받아도 메인 진료과인 소청과 의사가 없으니 진료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이대목동병원 의료진이 구속됐던 사건은 ‘약한 고리’에 속하는 소아청소년과에 준 충격 여파는 적지 않다. 결국 대학병원급에서도 소아 분야는 수술이나 마취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분위기를 조장했고, 소아진료체계가 무너지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에 대구 응급실에서 발생한 10대 중증외상 환자 사망사건으로 응급실 근무 전공의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보건복지부가 병원에 내린 행정처분과 별개로 경찰에서는 응급의학과 전공의 2명과 전문의들을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조사했다. 응급의학회는 해당 사건의 원인을 제도적 요인(응급실 과밀화, 이송단계에서 의사소통의 부족)을 제기했지만 해당 전공의는 피의자의 신분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

현재 응급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의료인은 생명이 위태로운 중증 환자에게 우선으로 의료를 제공해야 하고 경증환자 진료 거부를 할 수 없도록 법제화되어 있다. 또 중증환자의 치료 결과에 대해서도 의료인은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이처럼 소청과, 응급환자에 대한 최종 치료 결과의 법적 책임추궁과 환자이송거부 금지 등 법적 압박이 커질수록 진료 현장에서 의료진은 방어적 진료를 할 수밖에 없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일본 영국 독일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의료과실을 저지른 의사를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기소하고 형사처벌하는 비율이 높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매년 의사 762명이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기소되고 있다. 하루 평균 2명이 의료과실에 의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기소되는 셈이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불의의 의료사고에 대해서 의료 시스템 문제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와 의사 개인 문제점을 구분하는 개선책이 필요하다. 의료 시스템의 문제점을 개인 대처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특히 중증의료 진료에서 벌어질 수 있는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에 대해서는 의료인의 법적 책임을 보완하는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필자 의개인적인 생각으로도 의료인의 고의나 중과실 없이 선의의 의료행위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사고는 법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필요한 부문부터 제도 개선을 통해서 의료인이 소신 진료를 할 수 있는 진료환경을 형성하면 정부와 의료계 간의 신뢰 회복도 가능할 것이다.

정부는 의료계에서 필수의료 서비스를 환자에게 의료인이 소신껏 진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의료분쟁특례법(가칭)’ 제정과 의료분쟁조정법 개정 요구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모든 시민이 양질의 의료를 제공받을 수 있는 진료환경을 구축하는데 순기능이 높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4. 4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5. 5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6. 6‘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7. 7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8. 8[사설]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법 개정 앞서 정부가 힘 실어야
  9. 9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10. 10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1. 1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2. 2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3. 3[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4. 4[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5. 5‘盧 수사’ 與-한동훈 논쟁 확전…“석고대죄하라”-“성역화 말라”
  6. 6아시안게임 논란에 병역특례 도마 위…정치권 개편론 확산
  7. 7젤렌스키 또 북한·한국 언급, 러, 北에 제트추진 드론 기술도 공유한 듯"
  8. 8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9. 9李 대통령 “무책임 극단주의 ‘무극파’ 경계" 언급.. 인선 반발 의식했나
  10. 10軍 “MDL 이남서 정상 작전 중 北 지뢰로 장병 부상 최종판단”
  1. 1‘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2. 2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3. 3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4. 4전남 시·군 절반 이상이 지난해 지역사랑상품권 국비 다 못 써.. '실수요 고려 필요'
  5. 5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6. 6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7. 7누리호 5차 발사 초읽기…6일 세운다
  8. 8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9. 9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10. 10‘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AI로 지인 성착취물 제작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 잡고 보니 현직 경찰관(종합)
  6. 6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8. 8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9. 9[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10. 10책임 더 커진 경찰, 해킹 내사…‘사이버 1호 사건’ 가능성
  1. 1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2. 2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3. 3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9. 9[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국제칼럼 [전체보기]
누구도 법 앞에 국민보다 ‘더 평등’할 수 없다
배지의 실력행사
기고 [전체보기]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논란의 AG
상표권 알박기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중수청·공소청 혼란 땐 수정 보완 주저 말아야
북 미사일 위협 속 ‘빈총 경계’ 안보 불안 키워선 안 된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드골 대통령과 군복
청년기본법, 청년친화도시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무(武)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