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과학에세이] 과학자의 대우

김진천 울산대 첨단소재공학부 교수

  • 김진천 울산대 첨단소재공학부 교수
  •  |   입력 : 2024-10-07 19:33:44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최근 정부는 이공계 석·박사 과정생들에게 ‘이공계 대학원 연구생활장려금(한국형 스타이펜드)’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작년 국가 R&D 예산 삭감으로 이공계 연구자들의 사기가 움츠러든 상황에서 학문 후속세대를 양성하는 대학교수로서 잠시나마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안심시킬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특히 박사과정 학생 혹은 박사후(Post-Doc.) 과정에 있는 연구원들은 미래가 확실히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경제적으로 불안 요소를 약간이나마 덜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다행이라 생각된다.

이번 추석과 연휴 기간에 필자는 취업과 대학원 진학에 대해 학생들과 상담을 많이 했다. 하반기 공채와 대학원 모집 시기이기 때문이다. 사실 예전에는 대학원 진학을 우선 권장했다. 대학원에 진학해 석·박사를 받으면 개인적인 영광일뿐만 아니라 가문의 영광도 되고, 무엇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 수준에 오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적극 추천했다. 하지만 올해 그 마음이 완전히 바뀌게 됐다. 대학원을 정말 조심스럽게 선택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다음 두 가지 상황이 예전과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필자가 있는 지역대학(필자는 지방대학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이 느끼는 상당한 위기감이다. 대학부터 수도권(서울·경기지역)으로 학생들의 쏠림 현상이 심각한 문제이지만 대학원 졸업자들이 취업할 모든 대기업의 R&D 센터나 연구부서가 수도권(평택 이상, 조금 확대하면 대전 이상)에 집중되고 있다. 당연히 지역대학을 졸업한 연구 인력들은 고급 R&D 일자리를 얻기가 쉽지 않다. 석사까지는 몰라도 박사 과정은 이제 지역대학의 생존이 거의 불가능해지고 있다. 모든 분야가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있지만, 특히 이공계 석·박사 인력의 집중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더욱이 의대 증원에 따라 상위권 이공계 학생들의 이탈과 이공계 대학원 진학은 상당히 우려된다. 이런 상황으로 최근 지역대학 교수들의 수도권 이직이 상당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더욱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학생들에게 대학원 진학을 적극 권유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공계 과학자의 대우이다. 한국형 스타이펜드을 운영하겠다고 하지만 우리 사회는 과학자에 대한 적절한 대우와 보상에 대해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통상 석·박사 과정을 밟게 되면 기본 수학 과정 6년이 걸리고 박사 후 과정까지 더하면 10여 년이 소요된다. 조금 지체되면 12, 13년이 걸린다. 즉 학사를 마치고 직장 생활을 시작한 동기보다 직장 생활을 약 10~15년 늦게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경제적 수입이 상당히 늦게 시작되는 것이다. 필자 시대에는 석·박사 과정에 등록금, 생활비 보조 자체가 없었다. 부모님의 경제력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다양한 형태로 등록금과 최소한의 생활비를 지도교수들이 지원해 주고 있지만 직장 생활을 먼저 시작한 동기들보다 전생애(全生涯) 총수입 면에서 격차가 계속 벌어지게 된다.

이 격차는 요즘 더욱 극복하기 힘들다. 대기업의 임금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작년 모 자동차의 대졸 초임은 성과급 포함 약 9500만 원, 과장급은 약 1억4000만 원이라고 한다. 대학원에 진학할 경우 연 1억 원 이상의 수입 차이가 나고, 박사과정을 마치게 되면 약 10억 원 이상의 총수입 차이가 나게 된다. 수입이 없어 결혼도 늦게 하게 돼 학위를 받은 뒤 무주택으로 시작하고, 결국 직장 생활 중 상당 기간을 주택 대출금을 상환하느라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이게 현실이고, 이를 알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학생들의 대학원 진학을 적극 권유하기가 힘들다.

과학기술이 국가 경쟁력이 되고 국가의 부가 과학기술에서 창출되고 있는 시대에 최고급 과학 인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 된다. 한국형 스타이펜드를 실행하는 이 시점에 젊은 과학자들에게 자신의 꿈과 국가 경쟁력을 위해 파격적 대우와 이를 위한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2. 2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3. 3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4. 4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5. 5“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6. 6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7. 7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8. 8[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9. 9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10. 10[사설] 북항 돔 아레나 유치전, 사업 타당성이 성패 가른다
  1. 1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2. 2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3. 3민주 “조희대 국정조사 실시”…국힘 “탄핵보다 더 비열”
  4. 4국힘 “공소취소 특검 전에 3+1 조작 특검 국조부터”
  5. 5국감 출석 거부한 지광(국제신문 대주주)에 국회 ‘동행명령’(종합)
  6. 6시설공단 이사장 후보 자진사퇴…田 인사 첫 낙마
  7. 7"농지조사 송 장관이 제안" 이 대통령에 野 "불리해지니 장관 탓"
  8. 8김정호 "국제신문 100억 체불 지광, 동행명령장 거부시 고발조치"
  9. 9중수청장 “한동훈 딸 의혹 규명 필요”(종합)
  10. 10김지용 중수청장, 또다시 국무회의 참석
  1. 1“르노 부산, 글로벌 개발·생산거점” 쐐기
  2. 2애플 ‘아이폰듀오’ 화면 결함 인정, 무상 교체 방침(종합)
  3. 3부산국제금융진흥원장 최병호
  4. 4강연 통역하고 요금 모니터링…관광·마이스산업 AI 바람
  5. 5내년 상반기 재가동…한빛 등 7기도 연장 속도(종합)
  6. 6부산시 벤처펀드 받은 유망기업 ‘쑥쑥’…IPO 도전
  7. 7“임기내 부산 1호 유니콘기업, 기업공개 2건 목표”
  8. 8주가지수- 2026년 10월 27일
  9. 9부산경실련 “산은 이전 없다는 금융위원장 발언 유감”
  10. 10애플, 아이폰듀오 화면 결함 인정…무상교체 방침
  1. 1부산시 “북항에 5만 석 돔 아레나” 유치의향서 제출
  2. 2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고수하던 4개 구·군, 결국 폐지
  3. 3이태원 악몽 겪고도…서면 ‘만취길’ 대응 탁상공론
  4. 4영도 중리해변 알박기 텐트, 1개 더 늘었다
  5. 5[눈높이 사설] 부캉이가 알려준 부산관광의 새로운 가능성
  6. 6주민이 낸 감사청구서, 피감부서로 떠넘긴 부산시
  7. 7동부산 시민 만난 전재수 “산은 유치·동남투자공사 동시 추진”
  8. 8“국제신문 회생 더이상 미룰 수 없어”…전재수 시장, 지광에 공식서한 보내
  9. 9법원 “부하직원 횡령, 감독 안 한 상급자 견책 정당”
  10. 10[한 손 뉴스] 변호사 업무 재개한 홍준표, 대선 경선 관계자 변호 맡아(종합)
  1. 1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2. 2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3. 3‘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4. 4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5. 5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6. 6올해 딱 한 번 지고 66번 이겼다
  7. 7차준환 계보 잇는 피겨 왕자 서민규
  8. 8똑똑한 ‘데이터 야구’와 수비 강화…개혁의 칼 뽑은 롯데
  9. 9[뭐라노] 데이터 기반 똑똑한 야구·수비강화…롯데의 ‘새판 짜기’
  10. 10[뭐라노] 아직도 '그들만의 체전'?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진짜 질문의 시작
국제칼럼 [전체보기]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부산 관광, 마냥 좋기만 할까
기고 [전체보기]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어떤 ‘최장수’ 기록
프랑스를 망친 결정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국회 동행명령 외면한 지광스님, 법적 책임 물어야
북항 돔 아레나 유치전, 사업 타당성이 성패 가른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한국 경제 떠받치는 중장년, 이제 다시 봐야
AI 시대, 평가의 진정성을 묻다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