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방학 중 자비로 치료받는 부산 학교 급식노동자

문영만 지역노동사회연구소장·부경대 교수

  • 문영만 지역노동사회연구소장·부경대 교수
  •  |   입력 : 2024-10-23 19:31:07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성장기 학생의 건강한 식생활과 맞벌이 가정의 돌봄 공백을 메우기 위해 2001년부터 초중고 무상급식이 도입되기 시작했으며, 2022년 유치원생까지 전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자녀의 급식을 책임지고 있는 학교 급식노동자들은 인력 부족에 따른 높은 노동 강도와 각종 유해물질에 노출되어 있으며, 폐암과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부산노동권익센터에서 발표한 ‘부산지역 학교 급식노동자 안전보건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조사대상(607명)의 88.3%가 ‘힘들다(매우 힘듦 48.4%)’고 응답해 노동강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급식실의 맞통풍 자연환기, 적정온도 유지, 적절한 환기시설 등이 ‘잘 안되어 있다(40.7~52.6%)’고 응답해 작업환경이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높은 노동강도와 열악한 작업환경은 급식노동자들의 건강을 악화시키고, 산업재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023년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급식종사자 건강검진에서 52명이 폐암 판정을 받았으며, 이 중 6명이 부산지역 급식노동자(폐암 의심환자는 20명)였다. 이번 보건실태조사에서도 최근 2년 내 건강검진에서 ‘흉부 이상 소견’ 판정을 받은 급식노동자가 26.4%(607명 중 160명)로 나타났으며, 10년 이상 장기근속자 비중이 높았다.

부산 급식노동자 80% 이상이 최근 1년간 업무상 사고 및 질병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상대적으로 경미한 업무상 재해를 제외하더라도 40% 가량이 업무상 사고(39.2%) 및 질병(46.0%)을 경험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업무상 사고는 물체에 맞거나 부딪힘, 화상 비중이 높고 질병재해는 근골격계 질환, 호흡기·폐질환 순으로 높았다.

부산지역 급식노동자의 건강과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인력충원을 통해 노동 강도를 완화시키고, 급식실 작업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부산 급식노동자(조리사, 조리원)는 1인당 학생 115명의 배식을 책임지고 있어 2022년 국회 토론회에서 논의된 1명당 적정 배식인원 75명보다 40명 더 많았다. 심지어 1인당 배식학생이 100명 이상인 학교가 68.7%이고, 150명 이상인 학교도 9.2%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골격계 질환과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급식인력 충원을 통해 1인당 배식인원을 감소시켜 부하를 줄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신규채용 미달 및 조기 퇴직을 막기 위해서는 저임금과 방학중 임금 미지급 등 열악한 근로조건도 함께 개선될 필요가 있다. 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전국 학교급식 종사자의 신규채용 미달률이 21.7%(부산 49.5%)였으며, 자발적 중도퇴사율이 55.8%로 나타났다. 높은 노동강도에 비해 임금수준은 낮고, 방학 중에는 임금이 지급되지 않아 생계유지를 위해 아르바이트 등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조리분과에서 전국 급식노동자 3584명을 대상으로 ‘급식실 결원사태 해결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를 조사한 결과(2024년 7월), ‘임금인상으로 적절한 보상(79.9%)이 가장 높았다. 그리고 방학 중 출근하지 않는 날에 주로 하는 일에 대해서는 ‘아픈 몸을 회복하기 위해 병원 치료를 받는다(60.0%)’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부족한 생계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비중(38.1%)도 높았다. 따라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서는 방학 중 임금을 지급하고, 방학 기간에 근골격계질환 예방 및 재활치료, 그리고 안전보건 교육 등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부산시교육청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몇 년 전부터 학교 급식종사자 근무환경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혔으나, 2024년에도 급식실 환경과 급식노동자의 노동조건은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지역 급식노동자 48.4%가 매우 힘들다고 응답해 노동강도는 여전히 높고, 환기시설 개선이 필요하다는 비중도 58.3%로 나타났다. 부산시와 시교육청은 예산을 조기에, 획기적으로 투입해 환기시설 등 작업환경및 노동조건(1인당 배식인원 축소, 저임금 및 방학 중 임금지급 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쾌적하고 안전한 급식실에서 급식노동자가 우리 자녀들에게 즐겁고 신나는 배식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2. 2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3. 3연휴 사흘간 32만 ‘부캉이앓이’…다가오는 작별(종합)
  4. 4[도청도설] 부캉이가 띄운 북항
  5. 5분유에 소주 타 먹인 친부…여직원 2년간 추행한 임원
  6. 6“부산관광 뜨는 지금이 적기” 호텔투자 열기 서부산까지
  7. 7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8. 8양산 춘추공원 재정비…6년 만에 변경안 고시
  9. 9‘부캉이’를 市 명예 홍보대사로…온라인 투표 몰표
  10. 10영화숙·재생원 진실규명 공로 손석주 ‘민주시민상’
  1. 1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2. 2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3. 3폭풍 SNS, 배우자 외부활동…총선운동 방불케 한 추석행보(종합)
  4. 4與 “민생 더 챙기라는 말 많아” 野 “대선 언제냐며 시민 분노”
  5. 5안보·사법·與 내홍…추석 이어 국감정국 달군다(종합)
  6. 6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 DMZ 사고 조사 지연…연휴 일파만파(종합)
  7. 7[2026 국감 브리핑] 김희정 "'대입 원서 접수번호로 경쟁률 유추 가능' 사실로 확인…정부 대책마련해야"
  8. 8연휴 강타한 우크라 포로 송환· DMZ 지뢰사고 늑장조사 논란
  9. 9李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 후 귀국…한미회담 등 성과 점검
  10. 10울산 북구·구의회, 노동자 권익 보호 위해 맞손 잡았다
  1. 1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2. 2“부산관광 뜨는 지금이 적기” 호텔투자 열기 서부산까지
  3. 3K-팝 효과 끝? 관광수지 넉 달만에 적자 전환
  4. 4늘어나는 법무수요…부산도시公 사내 변호사 찾기 안간힘
  5. 5금고 과당경쟁 제동…지역은행 판도 촉각
  6. 6한화에어로 ‘경력직 가이드라인(특정 학력·나이)’ 논란…“채용과정 개선할 것”(종합)
  7. 7“독자 기술이 미래 경쟁력…내년 매출 4100억 목표”
  8. 8CG 없이 대규모 전쟁·액션신 뚝딱…생성형 AI 활용 본격화
  9. 9세 가지 맛 한 번에…CU 트리플 삼각김밥 가성비 한 끼 호응
  10. 10‘사장님 퇴직금’ 노란우산, 공제·목돈 마련 든든
  1. 1연휴 사흘간 32만 ‘부캉이앓이’…다가오는 작별(종합)
  2. 2분유에 소주 타 먹인 친부…여직원 2년간 추행한 임원
  3. 3양산 춘추공원 재정비…6년 만에 변경안 고시
  4. 4‘부캉이’를 市 명예 홍보대사로…온라인 투표 몰표
  5. 5영화숙·재생원 진실규명 공로 손석주 ‘민주시민상’
  6. 6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7. 7부산시 재정난 겪는데…시유재산 세입관리 부실 투성이
  8. 8금정구의원이라 믿었는데…임대보증금 1년 넘게 안 줘
  9. 9선거때 식사대접 혐의 사하구 체육회장 송치…돈봉투 수사는 무혐의
  10. 10부산지하철노조 쟁의 가결…조정 거쳐 내달 파업 예고
  1. 1오상욱 끝냈다…펜싱 男 단체 우승…승마 남동헌, 12년 만에 정상 탈환(종합)
  2. 2K-농구 황금시대…남녀 동반 우승, 3대3도 첫 金(종합)
  3. 3이강인·황인범 활용법 찾아라
  4. 4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5. 5[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6. 6높이뛰기 우상혁, 2m22로 동메달
  7. 7한국 야구, 일본 꺾고 금메달…아시안게임 5연패 달성
  8. 8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9. 9[속보]'약속의 8회’ 한국 야구, 일본 3-1로 꺾고 AG 5연패
  10. 10남동헌,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금메달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인간만의 영역 ‘관광과 과학’의 결합
국제칼럼 [전체보기]
나림 이병주, 더 일찍 법(法)으로 통(通)했다
추석 밥상에 오를 이재명 정부의 성적표
기고 [전체보기]
존엄 보장하는 부산형 청년보장제 되기를
복합재난에 강한 도시의 조건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부캉이가 띄운 북항
작자 미상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 엄정·신속한 진상 규명을
미중 한반도 논의…북미 대화 국면서 한국 역할 중요
세상읽기 [전체보기]
북항 찾은 상어 ‘부캉이’와 잊힌 갈매기 ‘부기’
‘지방시대위’ 부산 이전, 다시 뛰는 대한민국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청년·노인 예산은 경쟁 관계가 아니다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