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를 받는 학생이 급증하고 있다. 부산교사노조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23년 현재 부산의 19세 이하 ADHD 환자는 9660명으로 1만 명 가깝다. 이같은 수치는 2019년(5155명)에 비해 배 가량 증가한 규모다. 2020년에는 5138명으로 소폭 줄어드는 듯했으나 2021년 5972명, 2022년엔 7558명을 기록했다. 5년 누적 인원을 연령별로 세분화 하면 초등학교 2~4학년에 해당하는 8~10세가 1만373명으로, 전체(3만3483명)의 30.9%를 차지한다. 증상이 있는데 부모가 미처 눈치를 못 챘거나 알고도 적극적으로 치료받지 않는 학생까지 포함하면 실제 유병 인원은 이보다 훨씬 많다고 교육계는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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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앓는 어린이나 청소년은 주의력 부족, 과잉행동, 충동성 등을 보인다. 국제신문 DB |
ADHD 진단 학생이 갑자기 늘어나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저출생 영향으로 학령인구는 급감하는데 정서적으로 문제를 가진 학생수가 급증하는 건 이례적인 일임에는 분명하다. 최근 발표된 국회의원실이나 교사단체 자료상으로는 부산 서울 인천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10대 청소년의 ADHD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일부에선 미디어 영향에 따른 부모의 과잉대응, 집중력 향상 목적의 ADHD 치료약 오남용 등을 탓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일선 학교에서는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이 많아졌고, 이런 학생들 때문에 수업과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하소연은 교사들의 일관된 목소리다.
부산에서는 ADHD를 앓는 중학생이 교사의 지도에 반항하며 얼굴과 가슴을 폭행해 경찰이 개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전북에선 초등학생이 교감의 뺨을 때리는 영상이 온라인에 퍼져 충격을 안겼다. 이처럼 극단적인 사태로 발전하지는 않더라도 학생이 갑자기 수업시간에 소리를 지른다거나 다른 학생에게 위협적인 말이나 행동을 하는 일은 교실에서 흔하다. 하지만 교사가 학부모와의 갈등을 의식해 학생을 적극적으로 저지하기 부담스러워하고, 학부모에게 사실을 알려도 질병을 인정하거나 대처하려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게 더 큰 문제다. 교사가 상황을 방임하거나 방어적으로 대응하면 결국 제일 큰 피해는 나머지 학생들에게 귀착될 수밖에 없다. 교권과 학습권 침해는 동전의 양면이다.
우선은 학생 상태에 대한 현장 교사의 판단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굳이 교사나 다른 학생 보호 목적이 아니라 문제학생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렇다. 교육당국이 실시하는 학생 건강검진에 ADHD 항목을 넣어 조기 발견을 유도하는 것도 방법이다. 교사가 문제학생을 분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고 이들의 진단과 치료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수업방해학생지도법과 학생맞춤통합지원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하는 이유다. 최근 몇년새 ADHD 학생이 급증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면밀한 추적조사도 병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