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은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흡연 피해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흡연으로 인한 국내 사망자는 매년 약 6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매일 약 159명이 흡연으로 목숨을 잃는 셈이다. 국내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폐암은 흡연이 가장 큰 발병 요인으로 지목된다. 폐암은 ‘침묵의 살인자’로 불릴 만큼 조기에 발견되지 않으면 치료가 어렵다. 이처럼 흡연의 위험성은 명확하나 흡연으로 인한 피해가 당장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흡연자들은 흡연의 위험성을 외면하며, 금연을 결심해도 실패하기 쉽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4년 흡연의 폐해로부터 국민 건강을 지키고 건강보험의 재정 누수를 방지하고자 당시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았던 담배회사 3곳(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을 상대로 533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공단은 담배회사가 흡연의 중독성과 유해성을 소비자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았으며, 국민 건강과 건강보험 재정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아쉽게도 1심 법원은 흡연과 폐암 등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입증하기 어려우며, 담배 제조 과정상 담배회사의 불법행위나 제조물 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단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공단은 항소했으며, 11월에 10차 변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항소심에서는 담배회사의 고의적인 기만행위와 흡연의 중독성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담배회사가 니코틴 함량을 조정해 담배의 중독성을 강화했다는 점이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소송 결과는 흡연으로 인한 담배회사의 사회적 책임을 규명하는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흡연은 개인의 건강을 넘어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2023년 기준 흡연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은 약 3조 8000억 원에 달하며, 금연 지원 사업 등에도 매년 3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흡연자는 담배 한 갑을 살 때마다 841원의 국민건강증진부담금(세금)을 내고 있지만 흡연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충당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그러나 담배 판매로 연간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는 담배회사는 흡연 피해로 인한 사회적 책임비용을 단 1원도 부담하고 있지 않다. 이들은 담배라는 유해 물질을 제조하고 판매하면서도 위험성과 중독성을 충분히 고지했고, 흡연은 개인의 선택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모든 피해와 책임을 개인과 사회에 전가하고 있다.
공단의 담배 소송은 단순한 법적 싸움을 넘어 국민의 건강 증진과 사회적 책임 강화를 위한 중요한 과제이다. 이 소송을 통해 담배의 위해성을 국민에게 명확히 알리고, 금연 문화 확산으로 더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흡연 피해 사실을 공론화해 흡연 폐해의 책임이 담배 회사에 있다는 사회적 인식 전환에 큰 의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1심 패소와 소송의 장기화로 담배 소송에 대한 관심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재판부의 현명한 판결을 위해 국민 모두가 담배 소송에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