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전국에 아기 울음소리가 모처럼 우렁찼다. 3월까지 마이너스(전년 동월 대비)를 기록하던 출생아수가 4월(2.9%)부터 플러스로 전환되기 시작한 덕분이다. 7월엔 7.9%, 8월엔 5.9%나 늘었다. 출생아수 증가는 수도권에서 두드러진다. 서울은 4월부터 5개월 연속으로 4.9~9.6% 증가율을 보였다. 인천은 두 자리수다. 4월 10.7%를 시작으로 7월엔 18.4%, 8월엔 무려 25.7%까지 뛰었다. 비수도권 중에선 대구가 6월(-7.6%)을 제외하곤 같은 기간 4.6~13.0% 증가세를 보였다. 경북도 8월에 14.5%나 올랐다. 이대로만 가면 대한민국 인구 추이가 올해 바닥을 찍고 올라설 기세다.
출산율이 반등 기미를 보이자 지자체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기’ 전략이 한층 활발해졌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신혼부부에게 살림장만비를 최대 100만 원 지원하는 등 2026년까지 총 6조7000억 원을 쏟아붓는다고 발표했다. 2023~2024년 3조6000억 원의 거의 두 배다. 인천은 벌써 ‘1억+아이드림’ 사업을 시작했다. 올해 태어나는 아기는 18세까지 아동수당 교육비 등 1억 원 이상을 지원받는 프로그램이다. 경북도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올 1월 추경에 1100억 원을 편성했다. 현금 지원 효과에 회의적인 시각이 없지 않다. 그러나 파격적인 재정 투입을 감행한 지자체에서 출산율 증가세가 확인되는 건 무시 못할 현상이다.
결혼 적령기인 부산 30대 남녀의 54%가 미혼이라는 통계청 수치가 최근 나왔다. 서울 다음으로 높다. 결혼을 안 하니 출산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 부산의 출생아수는 전국 평균이 증가세로 돌아선 4월에 0.5%, 5월 0.7%로 반짝 늘어났다가 6월엔 다시 -5.4%, 8월에도 -2.1%로 내려 앉았다. 8월 수치만 비교하면 8대 특별·광역시 중 부산이 유일하게 감소세다. 17대 광역시·도로 넓혀도 부산 강원 전북 제주에 그친다.
부산시가 인구 문제 해결에 손놓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인구정책기본조례와 인구영향평가센터를 설치하고, 인구정책담당관과 전담 TF를 신설 가동했다. 지난달엔 난임시술비, 다자녀양육수당, 산후조리비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여전히 부산표 유인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 인천이나 경북의 재정 여건이 부산보다 좋을 리 없다. 그런데도 한정된 재원으로 꿈틀거리기라도 한다. 일론 머스크가 걱정할 정도로 한국 저출생은 세계적 관심사다. 한국에서도 가장 심각한 지역이 부산이다. 열정적인 시민 성향으로 유명한 부산이 정작 야단법석을 떨어야할 출산 절벽엔 의아하리만큼 조용하다.
강필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