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과학에세이] 팩트의 힘은 과학이다

강춘진 부산과학기술협의회 상임이사

  • 강춘진 부산과학기술협의회 상임이사
  •  |   입력 : 2024-11-04 19:31:29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힘(Force·力)이라는 용어를 쉽게 풀이한다면 무언가를 ‘제어하고 지배함’을 의미한다.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되고 상황에 따라 달리 해석되는 개념이다.

물리학에서는 ‘운동을 일으키는 에너지’라고 규정하고 있다. 두 물체나 한 물체와 주위 환경 사이의 상호작용을 말하는데, 물체의 운동 상태를 변화시키는 원인이다. 역학적으로는 중력 전기력 자기력 마찰력 등이 존재한다. 물리학자들은 이 네 종류 기본 힘에 의해 자연현상이 지배된다고 본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 힘은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이다. 사용 목적과 의도에 따라 제각각의 숨은 뜻이 있다. 단 한 단어에 불과하지만 남다른 파워를 발휘한다. 국제관계에서 힘은 각 나라 사이의 영향력을 행사한다. 강대국이나 약소국, 선진국이나 후진국 등으로 구분하는 것보다 ‘힘 있는 나라’와 ‘힘없는 나라’로 분류하면 그 나라 현주소가 딱 와 닿는다.

정치나 사회학에서는 ‘사회 구성원들 간에 작용하는 권력’을 힘이라고 한다. 일반 기업에서도 조직 내 권력이 서열화되어 있다. 가정에서는 전통적으로 아버지 권력이 대접받아 왔지만, 어머니와 자녀들의 힘이 더 강해지는 현실이다. 정치권력과 공권력을 비롯해 법적·행정력은 물론 돈의 힘, 정보의 힘, 선동의 힘 등 사회를 지배하는 ‘권력’의 형태는 다양하다.

인류사회는 부당한 힘의 지배를 끊임없이 받아왔다. 극심한 고통과 경제·사회적인 대가도 뒤따랐다. 공적이고 정당한 권력이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해 ‘악의 세력’이 활개 치는 세상이 심심찮게 벌어졌다.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2017년)과 ‘힘쎈여자 강남순’(2013년)은 선천적으로 괴력을 타고난 여자들이 마약범죄 등을 통쾌하게 제압하는 내용이다. ‘힘쎈여자‘ 시리즈가 종편 방송물로는 드물게 1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끈 이유는 명확하다. 공권력에서 손을 못 쓰는(아니면 ‘안 쓰는’) 악의 세력을 또 다른 힘으로 물리치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 줄거리에 시청자들은 대리만족을 누린 것이다. 현실은 딴판이지만 전설이나 소설, 드라마나 영화 등 상상 속에서나마 악의 세력이 정의로운 힘에 의해 지배당하는 세상을 대중은 갈망한다.

이른바 ‘가짜 뉴스’나 검증되지 않은 선동성 이슈가 힘을 발휘하면서 우리 사회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목적의식이 뚜렷한 정치권이나 특정 단체 등이 사실을 왜곡·축소한 선동성 이슈에 대중은 쉽게 넘어간다. 그 사례를 일일이 열거할 필요는 없겠다. 정치 양극화와 진영 논리가 극한 상황으로 치닫는 우리나라에서 ‘듣고 싶은 말만 듣겠다’는 사람이 많아진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가짜 뉴스나 선동성 이슈는 한동안 기승을 부리다 사실 관계를 명쾌하게 진단하는 팩트(Fact)의 힘에 밀리기 마련이다. 팩트의 힘이 작용하기까지는 대중 설득이나 과학적인 검증 등 적지 않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국민은 진영별로 쪼개지고 정치 사회 경제 등 분야를 가릴 것 없이 유·무형의 손실이 발생한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식이다.

원자력발전소(원전)는 가짜 뉴스나 선동성 이슈의 단골 메뉴다. 기후위기 등 지구가 당면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원전 가동의 불가피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안전성 논란과 공포감을 조장하는 이슈가 팩트에 밀릴 때까지 괴력을 보일 때가 적지 않다. 1978년 고리원전 1호기(영구정지)가 준공된 대한민국 원전 발상지 부산 기장군 일대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원전 밀집지역이다. 부산 울산 경남 전력소비량의 약 34%를 생산하는 고리원전에는 노후 원자로가 3기나 있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이슈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는 곳이다.

정치권이나 특정 세력이 때가 되면 휘발성 강한 원전 이슈를 던지는 것은 당장 막을 방도가 없다. 사실 관계의 ‘맞고 틀림’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대처하는 국민의 과학적 사고능력을 높여 그 폐단을 최소화하는 것이 상책이다. 선동과 가짜 뉴스보다 강한 팩트의 힘은 과학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4. 4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5. 5“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6. 6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7. 7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8. 8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9. 9“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10. 10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3. 3이 대통령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박 귀항 부산의 미래 깃발, 신경써달라"
  4. 4[속보]조희대 작심 발언 “국회·대통령은 대법원장 제청에 관여 못 해”
  5. 5검찰개혁, 중수청장 임명 두고 커지는 집안싸움
  6. 6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7. 7강신철 “DMZ 北지뢰제거작전은 역사상 처음…단호한 대응이라고 본다”
  8. 8조희대 “재제청 요구 헌법적 근거 없어" 거부 입장 재확인
  9. 9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10. 10軍 “北 지뢰 터져 장병 부상” 결론…군사분계선 이남 제거작전 돌입(종합)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부산지역 농지 41%, 외지인이 소유
  3. 3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4. 4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5. 5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6. 6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7. 7기업 보유 토지 공시지가 공시 의무화…‘땅부자’ 상장사 수면 위로
  8. 8“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9. 9[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10. 10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8. 8[속보] 북항 상어 '부캉이', 체장 3m 흑상어 암컷으로 최종 확인
  9. 9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10. 10출소 한 달 만에 또…유치장 난동 40대 징역형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5. 5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8. 8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9. 9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10. 10‘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국제칼럼 [전체보기]
누구도 법 앞에 국민보다 ‘더 평등’할 수 없다
배지의 실력행사
기고 [전체보기]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통행료 면제 명암
논란의 AG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외국인 400만 시대, 부산은 이제 체류형 관광이다
삼권분립 훼손하는 정파적 국감 안 된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부자(富者)가 되고 싶다면
드골 대통령과 군복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무(武)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