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묘원에 부친의 시신을 안치한 후부터 흉한 일이 계속 발생해 필자에게 묘터 감정을 의뢰한 이가 있었다. 치과병원을 운영하는 의뢰인은 남동생이 사업 실패로 인해 폐인이 되다시피 하고, 본인도 병원 운영이 예전만 못할 뿐만 아니라 집안에 우환이 끊이질 않는다고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정밀 감정을 한 후 관 속이 상당히 습하거나 물이 찼을 수 있다고 하자 반신반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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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장 중 잔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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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 속에 스며드는 물은 건수(乾水·빗물) 아니면 천수(泉水·샘물)다. 건수는 시신을 서서히 녹이고, 천수는 차디찬 물이라 시신의 육탈(肉脫·살이 썩음)과 소골(消骨·뼈가 삭음)을 방해한다. 2주 후에 전화가 왔는데, 가족을 설득하느라 애를 먹었지만 파묘(破墓)를 해서 관뚜껑을 열어봤더니 꽤 오랜 기간이 경과했음에도 부친의 시신은 입관할 때의 상태 그대로 물에 잠겨있었다고 했다. 망연자실한 의뢰인이 어떤 방식으로 안치하는 게 좋은지를 묻기에 시신의 물기를 제거하고 나서 화장(火葬)을 하되, 자연장인 잔디장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며칠 후 다행히 그곳 공원묘원에 자연장도 가능해서 잘 모셨다고 하면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연이은 흉한 일들이 물에 잠긴 부친의 시신으로 인해서인지는 확언할 수는 없지만, 고인이 물에 잠겨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태로 있다면 영혼 또한 고통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화장률은 해를 거듭할수록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2년 화장률은 91.7%이며 지역별로는 부산과 인천이 같은 95.9%로 최고의 화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장법(葬法)은 매장(埋葬) 화장(火葬) 자연장(自然葬) 등이 있다. 우리나라는 대개가 납골당에 안치하거나 매장, 화장 후 평장(平葬), 자연장(잔디나 나무 아래 묻거나 땅이나 강, 바다에 뿌리는 방식)을 하고 있다. 묘지의 종류로는 공원묘원과 개인 및 종중묘지가 있는데, 공원묘원이 아닌 곳에서의 장사(葬事)는 허가가 까다롭지만 터가 좋다면 훨씬 더 좋은 안식처가 될 수 있다.
공원묘원은 산을 절개해 흙으로 덮고 계곡을 메워 조성하므로 자리 선정에 많은 주의를 요한다. 왜냐하면 일반인은 절개한 곳에 있던 돌무더기에서 살기(殺氣)를 발산해도 알 수 없고, 메워진 계곡에서 흐르는 물길 역시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의 제7조 가항은 ‘시신 또는 화장하지 아니한 유골은 지면으로부터 1m 이상 땅을 파서 묻어야 한다’고 돼 있으나 실상은 60㎝ 정도 파기 때문에 온전한 시신의 상태를 보장할 수 없다. 나항은 ‘화장한 유골을 묻을 경우 깊이는 지면으로부터 30㎝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항으로 광중(무덤 구덩이) 깊이는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최소한 50㎝ 이상은 돼야 동결이 되지 않는다. 골분이 얼고 녹는 것을 반복하게 되면 습해져서 온전한 ‘자연으로의 돌아감’을 방해한다. 골분을 묻을 때는 둘레석을 하면 안 되며, 도자기나 향나무관 또는 오동나무관에 넣는 것보다 골분을 마사토와 1:1로 섞어 용기 없이 그대로 넣는 것이 가장 좋다. 이것이 최고의 장법이라고 생각한다.
실내납골당은 온습도가 조절되므로 골분의 변색·변질이 없지만 실외납골당은 온습도 조절이 불가능하기에 본래의 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 실외에 설치한 납골당은 해가 갈수록 점점 줄어들고 있다. 공원묘원의 납골당은 보존은 잘 되겠지만 고인이나 유족에게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우리 모두 자연에서 왔으니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이 순리라고 본다. 공원묘원에도 명당을 찾아 안치해야 고인과 유족 모두에게 편안함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