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갈등을 유발하는 산업폐기물 매립장 등 기피시설 신설을 위해 조례 개정을 추진했으나 부산시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부산 유일의 산폐물 매립장인 ‘부산그린파워’의 매립 용량이 곧 포화상태라 산업폐기물 처리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시는 20년 전 기초단체장에게 위임했던 폐기물처리시설, 궤도시설, 도축장 등 일부 기피시설 결정권과 사업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 인가권을 부산시장에게 환수하려고 도시계획 조례 개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부산시의회는 지난 22일 본회의에서 궤도시설, 도축장 결정권만 부산시장에게 환원하도록 한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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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폐기물 매립장 등 기피시설 건립 결정권을 부산시장에게 환수하려던 시의 조례안이 수정된 채 부산시의회를 통과했다. 산업폐기물 매립장 등은 그대로 지자체장이 결정권을 갖는다. 사진은 기장군 장압읍 신설 산업폐기물 매립장 후보지. 국제신문DB |
시의회의 이번 결정은 기피시설 신설에 관한 구·군의 독립성을 지키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 이는 시 단위의 필수 기피시설은 설립하기 어려울 것이란 뜻이다. 주민 반발과 이를 의식한 선출직 정치인들의 소극적인 대처로 산폐물 매립장과 소각장 등 기피시설 설치는 장기 표류할 전망이다. 산폐물은 산업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필수 불가결한 부산물이다. 부산에는 강서구 송정동 부산그린파워가 유일한 산폐물 매립장이다. 앞서 2019년 기장군 정관읍 ‘NC부산’은 매립 용량을 모두 채워 운영이 종료됐다. 매립장 확충 필요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부산시가 기장군 장안읍 명례리 일대에 19만8000㎡ 규모의 매립장 신설을 추진했으나 주민 반대 등으로 2021년 10월 무산됐다. 시가 지난해에도 이를 재추진했으나 기장군의 설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지자체 반대가 완고하자 부산시가 낸 대책이 관련 조례 개정이었다. 기피시설 후보지가 있는 시의회 의원들의 반발이 드셀 것으로 예상됐으나 시가 이를 강행하다 세월만 보낸 셈이 됐다. 부산의 40여 개 산업단지 등에서 발생하는 산폐물을 처리할 매립장 시설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 까다로운 환경영향평가와 인·허가 절차 등으로 신규 매립장은 시설 건립에만 최소 5년이 걸린다. 이미 신규 매립장 건립은 골든타임을 놓쳤다. 폐기물을 처리할 곳이 없거나 처리 비용이 많이 들면 기업 활동이 어려움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부산시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각종 인센티브로 좋은 기업을 유치해도 산폐물 매립장을 갖추지 못하면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다.
이제라도 부산시는 산폐물 매립장 건립을 위해 주민과 기초자치단체와의 공론장을 열고 소통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주민 상생 방안은 물론이고, 부산시 차원의 지원책과 재정적 인센티브 제공 등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또한 산폐물 관리는 주민 삶과 환경보호 측면에서 중요한 만큼 침출수 유출이나 악취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하겠다. 산폐물 대란이 현실화할 경우, 기업 활동 차질과 환경 오염 등 파장이 만만찮다. 늦어도 6년여 후면 부산의 산폐물 폐기장은 포화상태를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