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 만나면 전해 주고 싶어요~ 껌이라면 역시 롯데껌~”
1970~80년대를 지내온 중장년층에게는 세월이 많이 흘렀어도 한 소절만 들으면 절로 흥얼거려지는 중독성 강한 CM송이다. 노래 앞에 들어가는 ‘롯데껌 3총사’ 쥬시후레쉬, 후레쉬민트, 스피아민트도 자동으로 튀어나온다. 껌 뿐만 아니다. “이상하게 생겼네~롯데 스크류 바~비비 꼬였네~들쑥날쑥해~” 2017년 롯데제과 창립 50주년의 최고 CM송으로 선정된 스크류바 CM송이다. 이런 노래들을 듣고 자란 세대는 자연스럽게 ‘롯데’에 스며들었다.
롯데는 껌 사업으로 재벌이 된 기업이다. 롯데 창업주인 고 신격호 명예회장은 스무살 때 일본으로 건너가 1948년 껌 사업을 기반으로 일본 롯데를 세웠다. 일본에서 풍선껌 등 돌풍을 일으킨 그는 1967년 국내에 롯데제과를 설립, 1972년 롯데껌 3총사를 출시하면서 제과업 왕국의 기틀을 다졌다. 껌으로 시작한 롯데는 한국 최고, 세계 6번째로 높은 123층 롯데월드타워를 세우는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다.
재계 순위 6위(자산총액 129조8290억 원)인 롯데가 최근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신동빈 회장은 아버지의 무차입 경영 기조와 달리 차입을 통한 외형확장 전략을 폈지만 주력사업 부진 등으로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였다. 롯데는 ‘가용 자산 71조 원’이라며 진화에 나섰으나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따른 ‘잃어버린 5년’ 탓에 경영 실적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부산은 롯데와 인연이 깊다. 1921년 울주군에서 태어난 고 신 명예회장이 일본으로 건너가기 전 젊은 시절을 보낸 부산은 롯데자이언츠 야구단, 롯데백화점 4곳, 롯데월드부산, 롯데타워(초고층 랜드마크 예정), 북항 오페라하우스 1000억 원 기부 등 롯데의 실질적인 연고지다. 깊은 인연만큼 애증의 골도 깊다. 롯데는 부산 발전을 위해 각별한 애정을 쏟았는 데도 알아주지 않는다며 서운해하고, 부산 시민은 다른 대기업에 비해 투자에 인색하다며 볼멘소리를 한다. ‘통 큰’ 투자가 아쉬울 땐 ‘껌 팔아 돈 벌어 그렇다’는 뒷담화가 나온다.
관심과 애정이 있기에 악플도, 비판도 할 수 있다. 30년 이상 우승 문턱에도 닿지 못한 롯데자이언츠를 욕해도, ‘미니’ 규모 롯데월드부산에 경악해도, 온갖 핑계로 롯데타워 착공을 미루는 행태가 괘씸해도 그 이면에는 ‘부산 기업’이라는 애정이 있다.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까지 매각 테이블에 올린 롯데의 위기설이 강 건너 불구경이 될 수 없는 이유다.
임은정 편집국 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