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출생아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 전국의 합계출산율이 9년 만에 반등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가운데 특별·광역시 조출생률에서 꼴찌를 달려온 터라 반갑다. 통계청이 27일 9월 인구동향을 발표했다. 부산의 9월 출생아 수는 1197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8명 늘었다. 이는 2015년 3월(231명) 이후 가장 큰 폭이다. 무려 9년 만에 들려온 소식이다. 3분기 합계출산율도 0.7명으로 전년보다 0.1명 늘었다. 지난해 1분기(0.75명) 이후 첫 0.7명대이다.
출생아 수 증가는 그동안 혼인이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부산의 혼인 건수는 지난해까지 감소하다 올해 1분기부터 반전됐다. 3분기 현재 2704건으로 전년보다 499건 증가했다. 올해 3분기까지 총 8394건으로 전년 한해 동안 혼인 건수(1만303건)을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출생아 수 증가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9월 출생아 수는 2만590명으로 전년보다 10.1% 증가했다. 지난 7월 이후 3개월 연속 증가세다. 혼인 건수는 지난 4월 이후 6개월째 늘었다.
이는 국가와 지자체의 출산·보육 지원 정책이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다. 부산시는 그동안 출산지원금,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 아동수당, 영유아 보육료, 다자녀가정 등을 지원해왔다. 정부 역시 임신부 근로시간 단축, 자녀 세액공제, 임신·출산 진료비 바우처, 출산가구 주택 구입 지원 등을 해왔다. 인천시는 자녀가 성장할 때까지 총 1억 원 이상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출생 지원 정책을 펴왔다. 그동안 이런 정책은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진단을 받기도 했다. 출생아 관련 통계 호전의 불씨를 살리려면 현 정책을 꾸준히 시행하되 새로운 방안을 내놓아야 하겠다.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영화배우 정우성 씨와 사유리 씨의 비혼 출산은 인구 정책의 새로운 돌파구가 되기에 충분하다. 전통적인 가족관으로 보면 이들의 비혼 출산에 곱지 않은 시선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혼외 출생자가 늘고, 젊은층의 인식이 바뀌고 있음을 간파해야 한다. 출산은 결혼과 동의어가 아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비혼 출생아는 1만900명으로 전체의 4.7%이다. 2017년 1.9%, 2020년 2.5%, 2022년 3.9%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0년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비혼 출산율은 40%를 넘었다. 멕시코(70.4%)와 프랑스(62.2%)는 60%를 웃돈다. 특히 프랑스는 비혼 동거를 인정하는 시민연대계약 제정 후 합계출산율이 늘어 2022년 1.8명으로 유럽연합 회원국 1위에 올랐다. 우리나라 청년들도 갈수록 비혼 출산을 부정하지 않는다. 통계청 ‘2024 사회조사’ 결과 20대 청년 43%가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답했다. 이는 10년 전보다 12.5%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비혼 출산 지원은 미미하다. 대부분이 결혼한 부부를 대상으로 한다. 물 들어 올 때 발상 전환의 노를 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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