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연내 처리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애초 여야 원내 2+2 회동에서 이번 정기국회 내 처리할 민생법안에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지만 막판에 누락된 데 이어, 2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 소위 심의안건에서도 빠졌다. 입법에 필요한 공청회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 천막농성에 돌입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소위는 인천고법과 대전·대구·광주 회생법원 설치안을 의결했다. 부산의 해사법원 유치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못 내는 부산 국회의원들이 타지역 숙원사업에는 길을 터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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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형준 부산시장이 27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글로벌특별법 처리 지연이 겉으로는 행안위 간사를 맡고 있는 야당 의원 탓으로 보인다. 그러나 특별법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으로 구성된 부산 국회의원 18명이 전원 발의한 법안이다. 여야 지도부 역시 큰 이견이 없다. 현재 행안위에는 부산 국회의원이 3명이나 포진해 있다. 이중 두 사람은 법안심사 제1소위에도 소속되어 있다. 그런데도 다른 도시에서 추진 중인 특별법과 동시 처리하자는 야당 의원 억지를 잠재울 정도의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데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21대 국회에서 대구~광주 달빛철도건설법이 발의된지 6개월 만에 전광석화처럼 처리되는 과정을 목격했다. 행안위 간사의 몽니가 아니라 지역 국회의원의 무능을 탓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해사법원 유치전의 전략 부재 역시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던 대법원의 반대와 지역간 유치경쟁은 이미 제거됐다. 최근 대법원이 필요성을 수긍하기 시작했고 경쟁도시였던 인천과 세종이 각각 고법과 지법 유치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법사위 전체회의와 국회 본회의를 거치면 인천은 고법을 가져가게 된다. 해사법원에서 고법으로 선회한 지 불과 몇개월 만에 비교적 큰 선물을 안게 됐다. 부산이 해사법원 유치를 위해 노력한 시간은 2011년 부산변호사회의 타당성 조사를 기점으로 치면 무려 13년이나 된다. 그런데도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다. 글로벌특별법은 민주당의 타 시·도 법안과 연계 방침에 발목이 잡혔는데, 해사법원은 그런 전략조차 못 쓴 셈이다.
올해 정기국회는 다음달 9일이면 끝난다. 여야가 민생법안 처리에 올인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특별법이 재조명을 받기는 힘들 수 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글로벌특별법이 다음달 임시국회 혹은 내년으로 넘어가도 된다고 여기는 건 오산이다. 비슷한 법안으로 다른 도시와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 해사법원 역시 고법이나 지법이 늘어나는 이 틈에 해사법원 설치와 부산 유치를 확정지어야 한다. 부산 관련 주요 법안이 지역 정치인들의 정치력 부재로 더 이상 표류해선 안 된다. “노력하고 있다”는 말만 믿고 기다리기엔 부산의 현실이 한가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