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이 그동안 개발 사업자를 찾지 못해 방치돼 있던 부산 북항 1단계 랜드마크 부지에 거액의 외자를 유치했다고 2일 발표했다. (주)어크로스디라는 업체 총괄로 액티스(영국) CCGI(싱가포르) 현대자산운용(한국) 등이 참여하는 다국적 투자 컨소시엄이다. 이들은 4조5000억 원으로 지하 4층 지상 88층 3개 동 규모의 가칭 ‘부산랜드마크타워’를 짓는다는 계획이다. 여기엔 2000실 호텔, 초대형 아레나(문화전시공연시설), 쇼핑몰, 테마파크, 헬스케어센터 등이 들어선다. 사업자 선정 등 절차가 무난히 진행되면 2026년 착공 2030년 완공이 목표다. 박 시장은 “북항은 부산 미래의 상징”이라며 “모든 역량을 투입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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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북항 1단계 랜드마크 부지에 건설할 예정인 가칭 ‘부산랜드마크타워’ 배치도. 부산시 제공 |
북항 랜드마크는 1단계 전체 31만㎡의 35.4%(11만㎡)를 차지하는 가장 규모가 크고 중요한 부지다. 두 차례 입찰을 실시했지만 적격자가 없거나 응모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에 사업을 제안한 컨소시엄의 주요 투자자인 액티스는 신흥시장 에너지 인프라 등에 투자하는 대체투자전문사모펀드 운용사이고, CCGI는 복합리조트 전문 투자사다. 이밖에 공동투자자나 시공사로 삼성전자 퀄컴 대우건설 등이 참여하기로 해 사업의 구체성은 어느 때보다 높은 게 사실이다. 4조5000억 원이라는 사업비 역시 그간 추산해온 2조~3조 원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전체 3단계로 나눠 진행하는 북항 재개발은 이 사업이 갖는 상징성에 비해 속도가 지나치게 느리다. 특히 1단계는 2008년 계획 수립을 기점으로 따지면 무려 16년이 흘렀지만 랜드마크 부지조차 개발 못하는 상태였다. 이미 분양이 끝난 다른 사업지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오페라하우스가 어렵사리 제 궤도에 올랐을 뿐, 국내 최초 복합 항만시설인 ‘마리나 센터’나 양곡창고를 개조해 만들려던 ‘글로벌 창업 허브’가 모두 사업자를 구하지 못했거나 주요 행정 관문을 넘지 못해 멈춰 있다.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 이후 투자 동력이 떨어진 데다, 최근 몇년새 건설 경기마저 급격히 나빠져 이중 삼중고를 치르는 북항에 랜드마크 개발로 인한 훈풍이 시작될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부산시가 그동안 해외 투자사들과 손잡고 각종 청사진을 제시했으나 실제로 실현된 것이 많지 않다는 냉소적 시선이 없지 않다. 기장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유치하려던 소더비 부산은 이미 좌초됐고 해운대 센텀시티의 국내 최초 퀀텀 허브 구축 프로젝트도 큰 진전이 없다. 이번 부산시의 외자 유치 발표는 부산항만공사(BPA)가 해외 투자자 유치를 위해 내년 4월을 기한으로 용역을 시행하는 도중에 나왔다. 북항 1단계 시행자는 엄연히 BPA이고 사업자 선정을 위해선 형식적이나마 입찰 절차도 거쳐야 한다. 부산시 외자 유치 홍보가 시민 신뢰를 얻으려면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사업을 실제로 구현해 마침표까지 완벽하게 찍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