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경찰이 위헌적 비상계엄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내란 혐의로 고발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출국금지했다. 경찰 국가수사본부는 안보수사단에 이 사건을 배정했다. 야당과 시민사회단체가 내란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한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 여인형 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 등이다. 더불어민주당은 5일 윤 대통령, 김 전 장관, 박 총장을 대상으로 한 상설특검 수사 요구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는 이날 국방위원회와 행정안전위 긴급현안질의로 비상계엄의 계획부터 진행 과정 등을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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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엄사령관에 임명됐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5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경위와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가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안경을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
국방위 현안질의에 나온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언론 보도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를 알게 됐고, 직후 계엄사령관에 임명된 사실도 알게 됐다고 답변했다. 국회의 정치 행위 금지와 언론 보도 통제 등이 포함된 포고령도 김 전 장관에게서 문구를 받아 서명했다고 설명했다. 박 총장이 포고령에 위법 요소가 없는지 법률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냈지만, 김 전 장관은 “이미 법률적으로 검토를 완료한 사안”이라며 발표를 재촉했다고 한다. 또 특수전사령부와 수도방위사령부 병력의 국회 난입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계엄군이 중앙선관위에 간 이유는 모른다고 했다.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국회 진입 작전 명령을 내린 이는 김 전 장관이라고 밝혔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행안위 현안질의에 나와 국회를 통제하라는 계엄사령관의 지시를 받아 봉쇄했다고 답했다.
검·경은 위헌적인 계엄에 관여한 이들이 증거를 인멸하기 전에 신속하게 수사를 전개해야 한다. 수사에서 규명해야 할 것은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 계엄 설계자, 내란죄 적용 여부 등이다. 대통령의 개입 정도, 실행 과정에서의 헌법·법률 준수 여부 등도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도 밝혀야 할 것이다. “야당의 폭주를 알리기 위해서” 계엄령을 내렸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야당이 탄핵안을 남발하고 예산을 감액했다는 것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사유는 아니다. 이런 계엄 선포 이유를 납득할 국민이 있을지 의문이다.
현안질의 등의 내용을 종합하면 김 전 장관이 대통령의 위임을 받아 비상계엄을 지휘했다.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에 머물며 계엄군 국회 투입·철수 등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란죄 수사 주체를 놓고 이견이 있지만 검찰이든 경찰이든 김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다. 사의를 표명한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의 면직 재가로 이날 국회에 나오지 않았다. 숨지 말고 국회에 나와 증언해야 하고,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아야 한다. 그게 밤잠을 설친 국민에 대한 예의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역사의 오점을 낱낱이 밝혀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