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는 세계인의 음식이다. 그래서 원조 논쟁이 뜨겁다. 미국 텍사스와 위스콘신주는 2006, 2007년 원조 결의문과 선언문까지 채택했다. 원조 인물 동상 건립, 축제 운영, 햄버거연구소 설립 등은 기본이다. 햄버거는 독일 ‘함부르크(Hamburg) 스테이크’에서 시작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함부르크의 영어식 발음이 햄버그다. 미국으로 건너간 독일 이민자들이 빵 사이에 스테이크를 넣어 먹었는데, 이것이 오늘날 햄버거 원조라는 것이다. 시간을 더 거슬러 러시아의 ‘타르타르 스테이크’를 기원으로 꼽기도 한다. 몽골 전사들이 말 안장 밑에 생고기를 넣어 다니며 먹던 것이 러시아에 전파됐다는 설이다.
햄버거는 상당 기간 ‘정크 푸드’(쓰레기 음식)의 대명사처럼 인식됐다. 성인병의 주범으로 몰렸다. 세균 감염으로 혈액에 독소가 쌓이는 햄버거병에 걸린다는 소문이 돌면서 한때 소비가 뚝 떨어지기도 했다. 조리 과정에서 생긴 문제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미국에서는 패티(햄버거 속에 들어가는 다진 쇠고기)를 섭씨 150도 이상에서 가열하도록 하는 법 규정이 마련됐다. 질 낮은 패스트푸드라는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프리미엄 버거’가 생겼다. 2016년 서울 강남에 1호점을 낸 쉐이크쉑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롯데리아가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문을 열었다. 1979년 서울 중구 소공동에 1호점을 냈다. 현재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점포 수를 가진 업체다. 외국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와 버거킹이 젊은층에 인기라면 롯데리아는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편이다. 전국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다섯 곳 정도를 제외한 모든 곳에 점포가 있는 것이 배경이라고 한다. 1300개에 육박하는 점포를 보유 중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문상호 정보사령관 등이 경기 안산시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를 먹으며 내란을 모의했다는 경찰 조사가 나오면서 온라인상에는 이를 풍자하는 말과 이미지가 넘쳐난다. 노 전 사령관은 민간인 신분임에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의 친분을 등에 엎고 현역 군인을 비상계엄에 동원했다는 혐의로 구속됐다. 김 전 장관은 지난 27일 윤석열 대통령 지시를 받아 내란 중요임무에 종사하고 직권을 남용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2013년 통합진보당 내란 모의 사건에도 경기 수원시 롯데리아가 등장했다. 내란 세력이 왜 햄버거 식당을 이용했는지를 두고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는다. ‘내란 맛집’ 등 ‘내란-햄버거-롯데리아’를 연결하는 다양한 말도 쏟아지고 있다. 햄버거와 롯데리아에 죄가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최현진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