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업의 외국인 유학생 선호도가 높다. 부산상공회의소가 기업 503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25.6%가 “외국인 유학생 채용을 희망한다”고 답했다. 특히 외국인 유학생을 채용한 경험이 있는 기업에서는 90% 이상이 만족감을 표시했다. 채용 희망 이유는 ‘내국인 인력 대체’(38.8%)와 ‘인건비 절감’(27.9%)이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원하는 학력 수준은 전문학사(60.6%) 학사(37.2%) 석사(2.2%) 순이었다. 하지만 현실에선 외국인 유학생 인력 활용이 쉽지 않다. 취업시장 상황과 다소 동떨어진 비자 체계가 여러 원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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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5월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비프힐 1층에서 열린 ‘외국인 유학생 채용박람회’에서 다양한 나라에서 온 유학생들이 관련 브로셔를 보고 있다. 국제신문 DB |
부산에는 2023년 현재 외국인 근로자와 외국인 유학생이 각각 1만5000명쯤 된다.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잠시 주춤했으나 이후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취업만을 위해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와는 다르게 유학생들은 언어 소통이 자유롭고 한국 문화 이해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특정 분야 전문지식까지 갖추고 있어 국내 기업 입장에선 나쁘지 않은 선택지다. 외국인 유학생이 한국에 남아 취업하기 위해서는 E-7 비자를 받아야 한다. E-7은 단순노무직(제조 건설 어업 농축산 서비스)이 대상인 E-9보다 한단계 높은 전문성을 인정받는 비자다. 그러나 허용 분야가 87개로 한정적이고, 발급 요건도 까다롭다. 이때문에 외국인 유학생 중에서 E-7 비자로 한국 취직에 성공하는 비율은 6% 안팎에 그친다.
중소기업 인력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부산은 특히 내국인 청년은 고사하고 외국인 근로자 미충원율도 30% 가깝다. 부산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인력은 단순노무직도, 고도의 전문직도 아닌 중간 단계 직군이 상대적으로 많은데 이런 직종은 E-7에 거의 없다. E-9 비자는 고용허가제를 통한 입국자에게만 발급되기 때문에 유학생은 아예 해당 사항이 없다. 한국에서 일하고 싶은 유학생에게는 비자 취득 문턱이 너무 높고, 그 결과 만성적인 구인난에 허덕이는 기업은 E-7 수준의 고급 인력 채용 기회를 쉽사리 갖지 못한다.
취업시장 문호를 외국인 유학생에게 더 넓히자는 주장에 반감을 가질 사람이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인구 감소와 그에 따른 노동력 감소 추세를 거스르기는 앞으로 상당기간 힘들다는데 대부분 전문가가 동의한다. 그 돌파구 중 하나가 외국인이라는데도 상당수가 공감한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다문화도시인 경남 김해의 경우 인접 도시와 달리 인구가 조금씩 늘고 있는 게 그 증거다. 부산도 전체 인구는 계속 줄지만 외국인 숫자는 연 10% 안팎으로 늘어간다. 정부는 외국인 유학생 취업이 보다 원활해지도록 E-7 직종을 확대하거나, E-7을 취득하지 못한 학생에게는 E-9으로 갈 수 있게 선택권 부여를 검토해야 한다. 부산시가 지역 특성에 맞는 비자 운영을 위해 시범도입을 구상 중인 ‘광역형 비자 제도’ 설계시에도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