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의 진실 공방이 격해지는 가운데 헌법재판소 난동을 모의한 정황이 포착됐다. 서울서부지법 폭력난동 사태 직전 불법행위를 사전 모의한 의혹이 제기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다. 9일 경찰에 따르면 관련 고발장을 접수해 작성자를 추적하고 있다. 서부지법 난동 혐의로 구속된 이가 70명이다.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이런 폭력 선동에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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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오후 동대구역 광장에서 개신교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국가비상기도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와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왼쪽). 같은 날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윤석열퇴진 대구시국회의 주최로 18차 윤석열퇴진 대구시민시국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이 커뮤니티에는 헌재 주변 사진과 함께 ‘답사 인증 글’이 게시되고 있다. 한 이용자는 경찰이 막을 때 응답 요령도 올렸다. 헌재 내부 평면도를 올린 이도 있다. 경찰 차벽을 뛰어넘을 사다리와 야구방망이를 준비했다는 글도 다수 올라왔다. 한 게시자는 윤 대통령 8차 심리일인 오는 13일 영화 제목을 빗대 폭력을 부추기는 듯한 글도 적었다. 앞서 서부지법의 담벼락 높이와 후문 출입로 등을 분석한 글이 게재된 사이트다. 장난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구속된 서부지법 난동자를 ‘애국전사’라 칭하며 영치금을 나눴다고 한다.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헌재가 주권자인 국민 뜻을 거슬러 대통령을 탄핵한다면 국민은 헌재를 두들겨 부수어 흔적도 남김없이 없애버려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간 배경에는 윤 대통령 책임이 크다. 윤 대통령 측은 헌재 재판관 기피·회피에 이어 이제는 증인신문 절차에 문제를 제기했다. 대통령 대리인단은 지난 8일 입장문을 냈다. 헌재가 증인 신문 시간을 제한해 관련자 진술이 달라지는데도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반대신문 사항을 하루 전 미리 제출해 상대방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이는 양측에 같이 적용되는 사항인데도 헌재가 마치 편파적으로 재판을 진행하는 것처럼 오인하게 한다. 국민의힘은 증인 진술의 신빙성이 흔들린다며 탄핵 반대 여론을 조장하는 모양새다. 지지자들을 자극해 재판을 유리하게 끌어보려는 의도라면 도를 넘어도 한참 넘은 것이다.
윤 대통령이 내란 혐의를 부정하고 책임을 회피함으로써 국론이 분열되고 있다. 장관과 사령관 등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의원이 아니고 요원” “대통령은 민간인으로 ‘인원’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구속 기간이 만료됐다” 등 억지와 궤변이 판을 친다. 이 영향 때문인지 한 여론조사에서 헌재 재판관의 공정성에 의문을 가진다는 응답자가 49%에 이르렀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탄핵 청원안이 국회 심사 요건(5만 명)을 채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의 형사 재판이 오는 20일부터 시작된다. 1심 선고 전 탄핵심판이 사실상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헌재는 불복의 빌미를 제공해선 안 된다. 차분하게 진행하면서도 더 치밀하게 심리해야 하겠다. 사소한 것이라도 놓치지 않도록 숙고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