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CEO 칼럼] 부산, 종주도시화 벗어날 청사진 그려야

일각 수도권 일극 집착, 균형발전 정책 걸림돌

글로벌허브 실현 위한 구체적 청사진도 절실

이승준 거인병원 대표원장

  • 이승준 거인병원 대표원장
  •  |   입력 : 2025-02-11 19:18:36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리학자 마크 제퍼슨은 1939년 종주도시라는 개념을 제시했는데 지속적인 인구 및 인프라의 집중으로 제1위 도시가 전적으로 지배적인 영향력을 갖게 된 것을 가리켰다. 제1위 도시의 인구가 제2위 도시 인구의 두 배 이상일 경우 제1위 도시를 종주도시의 기준으로 꼽았다. 지난해 12월 서울시 인구는 933만 명으로, 부산시 인구 326만 명의 두배가 넘는 수치를 보여 한국도 종주도시화된 국가에 속한다. 대한민국 내에서 서울의 인구 구성비는 1960년대에는 9.8%에 불과했으나 1970년대에 17.6%, 1980년대에는 22.3%로 지속적인 상승을 보여줬다. 반면 부산의 인구 구성비는 1992년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또한 부산은 산업화 세대가 가장 먼저 이주한 도시이기에 전국 광역시 중 고령화가 특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대체로 개발도상국은 일극성장을 추구해 모든 기능이 종주도시에 집중되나, 경제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과도한 종주 도시화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균형개발을 정책·법률적으로 내세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도 집중화가 너무 심각한 국가의 경우에는 수도 이전을 시도하기도 하는데, 상파울루에서 브라질리아로 수도를 이전한 브라질, 자카르타에서 누산타라로 이전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 등의 사례가 있다.

한국의 종주도시화가 특히 심각한 이유는 기업의 수도권 편중 및 부산권 위축이 갈수록 심해진다는 점이다. 2023년 부산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매출액 기준 전국 1000대 기업 중 부산기업은 28개이며, 100대 기업에는 부산기업이 전무한 실정이다. 또 최근 3년 연평균 성장률도 전국 평균 19.7%, 서울 20.4%, 인천 20.2%, 대구 30.8%, 광주 24.6%에 비교해 부산은 16.7%에 그쳐 전국 평균 수준에도 미달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부산 젊은이들의 지속적인 인구 유출은 부산 기업의 위축이 주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가까운 일본은 도쿄권역이 세계적으로 과밀하게 개발되고 있지만, 제2권역인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간사이권역에도 유서 깊은 대기업들의 본사가 여전히 건재하며 전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대도시권을 형성하고 있다. 심지어 일본은 고이즈미 정부 이후 국가주도 국토균형 발전 계획을 포기하고 기업에게 선택할 수 있는 지역(도쿄권)을 우선적으로 개발하는 정책을 실시하기 시작했으나, 간사이권 기업들 역시 도쿄도와 함께 성장해 나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산시는 이 같은 문제 극복을 위해 지난해부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제정에 나서고 있으나 국회 통과는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여기에는 일극 성장에 대한 뿌리 깊은 우리 사회와 관료들의 집착이 큰 원인으로 생각된다.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산업 성장 기간, 효율성과 성장을 극도로 중시해온 역사적 맥락, ‘사람이 나면 서울로, 말이 나면 제주도로 보내야 한다’는 말처럼 모든 것을 서울 중심으로 생각해온 문화적 경험 또한 서울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지방의 성장은 오히려 막으려는 경향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만성적인 김해공항 입국 심사 지연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4월 김해공항 국제선 신규 터미널을 열었다. 하지만 CIQ(세관 검사, 출입국 관리, 검역)를 맡을 인력이 없어서 증축한 김해공항 입국장을 하루 3시간만 운영한다는 지적이 지난해 10월에 나왔다. 관계기관(법무·행안·국토부)은 올해까지도 인력 확충에 대한 계획이 없는 현실이다. 반면, 지난해 10월 크루즈선 출입국 절차를 신속히 하라는 대통령의 지시 한 마디에 법무부가 제주항과 강정항에 자동 출입국 심사대를 즉각적으로 38대나 설치해 출입국 심사(CIQ)를 신속하게 하기로 한 사례처럼 관계 기관의 의지만 있으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 데도 말이다.

이러한 중앙정부 관료들에게 수도권 일극성장 및 동남권 쇠락에 대한 대안을 기대하기보다는, 글로벌 허브 특별법과 같은 제도적 뒷받침 하에 수도권의 영향력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부산권만의 특성을 살린 자생적인 발전 방향을 찾아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특별법 통과를 위한 대관 및 대국회 설득이 우선돼야 하겠지만, 부산시도 싱가포르나 홍콩 또는 라스베이거스처럼 완전히 새롭게 태어날 도시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려야 할 것이다. 자본이 자유롭게 오가며, 관광 문화적으로 여타 도시에 비해 확연하게 다른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환골탈태한 행정 문화 또한 동반돼야 할 것이다. 부산은 서울의 압도적인 문화적 헤게모니를 뚫고 국제영화제를 30년 가까이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과 능력이 있는 도시다. 제도와 행정과 문화가 변하면, 수도권에만 몰리던 국내외 기업과 자본들이 부산의 장점을 향유하기 위해 몰려드는 날이 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 본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3. 3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4. 4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5. 5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6. 6‘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7. 7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8. 8부산으로 이주하고, 먼 여행 떠나고…두 작가 그림이 달라졌다
  9. 9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10. 10“한국 핵 잠수함·전작권 전환, 美 민주 승리로 제약 커질 듯”
  1. 1빚더미 회사에…돈 더 빌려줘 체불 해결하려는 능인선원
  2. 2홍익표 정무수석 사의 표명…후임에 최인호 HUG 사장 거론
  3. 3김민석, 신천지 논란에 “죄송…조사결과 공개해도 문제”
  4. 4회생인가 촉구 시민 목소리 1차분 6일 법원 제출
  5. 5청해부대 임무, 호르무즈 650㎞ 앞까지 확대…해상초계기도 투입(종합)
  6. 6[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소폭 반등한 41%…민주36%·국힘 28%
  7. 7김민석, 신천지 논란 재차 사과…“상처 입은 모든 분께 죄송”
  8. 8청와대 정무수석에 최인호 HUG 사장 지명
  9. 9'조작기소 특검법' 오늘 與 주도 국회 본회의 처리 전망
  10. 10동티모르 대통령 "'빛의 혁명'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
  1. 1동남아 선정 미식여행지 부산 ‘금정산+온천’ 첫선
  2. 2‘블루 웨이브’ 환호한 美증시, 퍼렇게 질린 韓증시(종합)
  3. 3국내양식 향어 20여년간 간흡충 감염 ‘0’
  4. 4팔란티어 AI와 함께 만든다…부산 신발업체 창신 ‘혁신 점프’
  5. 5비에 화약 젖을라 손길 분주…400m 대형 불꽃 ‘카운트다운’
  6. 6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시대 성큼... 카드소비 1조 돌파
  7. 7비수도권 미분양 적체…LH 매입 신청 86% 탈락
  8. 82005 APEC 이벤트서 대표축제로…100만 인파관리 ‘근육’ 키웠다
  9. 9수능날 증시 10시 개장…애프터마켓 오후 5~8시
  10. 10한 달 새 금융사 37곳 47만 건 해킹…털린 돈도 10억
  1. 1도시철 화명·수정역 사이 중간역 무산…용역비만 날렸다
  2. 2수의계약 vs 경쟁입찰…북항 돔 부지매입 공방
  3. 3부산대, 아시아대학평가 76위…韓 국립대 1위
  4. 4시민공원서 버스킹 즐긴다…전용 공간 추진
  5. 5금정구 제2체육센터, 중투심서 또 고배
  6. 6[속보]혼자걷던 여성 5차례나 범죄대상 물색, 성폭행 혐의 30대 男 징역 4년 선고
  7. 7황령산 봉수대 영문 안내판 설치키로
  8. 8문 전 대통령 거제생가 복원, 진통 끝 시의회 통과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6일
  10. 10왼쪽 팔·다리 못 써 휠체어 의존…홀로 병마와 싸우는 60대
  1. 1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2. 2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3. 3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4. 4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5. 5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6. 6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7. 7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8. 8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9. 9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10. 10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코뿔소 없음과 진공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국조 대상은 조희대가 아니라 증시 참사다
개·고양이 학대는 이제 그만
기고 [전체보기]
부산 관광 다음 키워드는 ‘건축관광’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공공재
선출 권력 통제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능인선원, 체불임금마저 대여금으로 처리하려 하다니
미 민주당 상·하원 장악…통상·안보 전략 재점검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낯설고도 궁금했던 부산과의 첫 만남
일상으로의 초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오래된 건축이 만드는 새로운 연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십시일반(十匙一飯), 나눔이 만드는 연말의 온도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