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과 함께 우울한 내용으로 가득 찬 국내외 경제 소식이 지난해 말부터 이어지고 있다. 소비 부진, 가계대출 증가, 물가 상승, 고환율, 기름값 상승,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취업률 하락 등 희소식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외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부터 ‘관세전쟁’ 카드를 꺼내 드는 등 무역폭탄 세례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 지경이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때보다 소비 감소가 더 심각하다”며 한숨을 내쉬는 자영업자부터 구조조정으로 실직한 40대, “신규 채용하는 기업이 너무 줄어서 취업준비 생활만 길어진다”고 호소하는 20대 등. 희망찬 미래는커녕 어두운 현재를 어떻게 견뎌내고 극복해야 하는지조차 캄캄하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정치권과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경기 부양 정책 집행에 당장 나서고 사회 및 경제적 안전망 확충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와 별개로 어느 때보다 개인의 마음가짐과 노력 또한 중요한 시기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노인과 어린이 등 노약자 및 취약계층이 각종 범죄와 극단적 선택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우린 이미 과거 경제 위기 때 경험했다. 최근 경제 관련 각종 지표나 통계수치 등을 종합해 보면 과거와 유사하거나 더 심한 추세를 보인다. 지난해 자영업자 폐업률은 9.5%에 달했고 폐업자 수도 91만1000명이나 됐다. 또 20대 청년층 취업자 수도 20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다. 취업자 수 및 가처분 소득 감소는 소비 위축을 불러오고 자영업자의 폐업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끊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대출 여력이 없거나 실업 상태가 길어지는 등 한계 상황에 봉착하면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지르는 사람이 늘고 안타까운 사고가 급증하는 것을 많이 봐왔다.
실제로 이런 사건·사고들이 최근 하나둘씩 발생하고 있어 우려가 커진다. 부산에서 한 40대 가장이 아이의 장난감 물총을 갖고 대낮 한 은행 지점을 털려다 고객과 직원에 잡히는가 하면 경남 창원의 한 금은방에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귀금속 절도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40대 가장은 자영업을 하다 실패한 뒤 취업도 되지 않는 등 생활고를 겪던 중 범죄를 저지르게 됐다고 한다. 귀금속 절도 사건은 최근 금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이를 노리고 저지른 범죄로 추정된다. 경북 경산에서는 60대 어머니와 30대 아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국제신문은 올 초 지역 원로에게 부산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묻는 ‘새해 부산 경제의 길을 묻다’ 기획시리즈를 4회 연재했다. 은산해운항공 회장인 양재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지역은행을 대표하는 BNK금융지주 빈대인 회장, 지역 종합건설기업인 지원건설 등 지원그룹 대표 박재복 대한주택건설협회 부산시회장, 친환경 설비 전문업체인 파나시아 회장 이수태 부산과학기술협의회 공동이사장을 차례로 만났다. 어떤 의도나 방향성을 갖고 인터뷰 질문을 하거나 답변을 요구한 게 아닌데도 이들의 목소리는 하나로 모아졌다. 바로 “힘들수록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기회를 찾아라”는 것이다.
양 회장은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위기 상황을 직시해야 ‘그 안에 숨어 있는 기회’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분명 위기지만 이에 잘 대응해 기업 체질을 변화시키고, 기술 혁신을 위한 과감한 도전에 나선다면 기회를 찾고 미래 결과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 회장 역시 지금을 ‘도약의 기회가 열린 전환점에 서 있는 시기’라고 단언했다. 특히 이 회장은 과거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 위기, 2016년 조선경기 침체 등 어려웠던 시기를 어떻게 견디고 오히려 ‘점프’의 계기로 삼았는지를 상세히 소개했다.
꼭 기업인이 아니더라도 지금은 위기 속에서 긍정적으로 기회를 찾고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굳건한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를 버텨야 하는 시기다. 그런 하루들이 모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빛나는 날을 보내고 있지 않을까.
조민희 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