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13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8차 변론을 마무리했다. 오는 18일 9차 변론을 연다. 윤 대통령 측이 요청한 추가 증인 신문 채택 여부는 14일 결정할 예정이다. 헌재가 18일 이후 일정은 결정하지 않아 변론이 언제 종결될지는 미지수다. 추가 증인 신문을 채택하지 않으면 다음 주 변론이 끝난다. 채택하면 두세 번 정도 변론을 더 해, 늦어도 이달 마지막 주에는 변론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변론 종결 후 2주일 이내 선고한 전례에 비춰 다음 달 초순이나 중순에 심판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헌재 결정은 어떤 형태로든 정국에 큰 파장이 불가피하다. 조기 대선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
| 윤석열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가 13일 윤 대통령 탄핵 심판 8차 변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
헌재는 이날 조태용 국정원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을 증인 신분으로 불러 진술을 들었다. 조 단장은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이 국회 내부로 들어가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조 원장은 홍장원 전 1차장의 체포 명단 메모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신빙성을 공격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상당 시간 발언권을 얻어 국회의원 등을 체포하라고 알려진 통화를 할 때 홍 전 차장이 음주 상태였음을 밝혔다. 키맨인 홍 전 차장의 진술을 믿기 힘들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체포하라는 말을 해 약점이 잡혔으면 홍 전 차장을 해임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지난해 12월 14일 접수된 뒤 이날까지 59일째 심리를 진행했다. 헌재가 다음 달 초순이나 중순에 선고하면 70~80일 만에 선고되는 셈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접수부터 선고까지 총 91일이 걸렸다. 한 여론조사 결과 헌재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54%로,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 사람(41%)보다 많았다. 신뢰한다는 응답은 지난주보다 2% 포인트 상승했다. 법조계와 학계에서도 헌재의 재판 속도를 둘러싸고 의견이 다르다. 한 쪽은 대통령 탄핵 사건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으므로 변론을 더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쪽은 권력 공백을 줄이기 위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헌재가 증인 14명을 불러 심리해 사실관계가 상당부분 정리됐다는 의견이다. 또 박 전 대통령 사건보다 쟁점이 간명해 재판을 끌 필요가 없다고 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헌재의 불공정 재판 진행을 직접 보겠다는 취지로 잇따라 탄핵심판을 방청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 등이 헌재를 항의방문했다. 여당 지도부 역시 헌재를 향해 절차적 하자와 편향적 진행을 문제 삼았다. 정치권은 이제 헌재 판단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겠다. 증인 채택은 재판부의 소관 사항이니 불만을 제기하되 결론이 나면 승복하는 게 바람직하다. 다만 헌법 수호 기관인 헌재는 불필요한 의혹이 생기지 않도록 재판 진행에 빈틈을 보여선 안 된다. 헌재가 무너지면 법치도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