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메디칼럼] 변실금, 초고령 사회 대한민국 의료의 현실

황성환 부산제2항운병원장

  • 황성환 부산제2항운병원장
  •  |   입력 : 2025-02-16 18:51:48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면서 변실금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은 잘 알지 못하며, 부끄러움과 사회적 낙인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변실금은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될 경우 심리적 위축과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변실금은 환자뿐만 아니라 의료진에게도 치료하기 까다로운 질환이다. 변실금 치료를 위해 복잡한 발생 기전을 이해해야 하며, 체계적인 치료 알고리즘과 신중한 기능적 수술이 요구된다. 반면, 상대적으로 낮은 의료 수가와 제한적인 보상으로 많은 외과의사가 외면하는 경향이 있다. 변실금은 얼마나 흔한 질환이며, 의료 시스템 내에서 어떤 문제점이 있을까?

변실금의 발생률은 나이와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전체 인구의 약 2%가 이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65세 이상에서는 약 10~15%까지 증가하며, 특히 여성은 출산 중 괄약근 손상으로 인해 위험이 높아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변실금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최근 10년간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그중 다수가 65세 이상 노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병원을 찾지 않는 환자가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많은 환자가 부끄러움과 정보 부족으로 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실금은 단순히 대변을 실수로 배출하는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수동적 변실금은 변의를 인지하지 못한 채 대변이 흘러나오는 경우로, 주로 내괄약근 기능부전이나 신경 손상이 원인이다. 급박 변실금은 강한 변의를 느끼지만 변을 참지 못하는 형태로, 외괄약근 기능부전, 과민성 장 증후군이나 설사와 관련이 깊다. 기능적 변실금은 변을 참을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동 장애 등의 이유로 적절한 배변 조절이 어려운 경우다.

변실금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한 70대 후반 여성은 수영장에서 변이 새는 일을 겪고 난 후 아쿠아로빅 동호회 활동을 지속하기 어려워졌다. 또 다른 60대 후반 여성은 출산 중 괄약근 손상으로 인해 수십 년 동안 기저귀를 차고 고통을 겪다가, 결국 수술을 통해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었다. 이처럼 변실금은 신체적인 문제를 넘어 환자의 사회적 관계와 자존감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의료진 입장에서도 변실금 치료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확한 진단과 상담, 보존적 치료, 그리고 기능적 수술이 필요하지만, 치료 효과가 극적으로 나타나기 어려운 점과 함께 보상 체계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난제다. 현재의 의료 수가 구조에서는 의료 행위료가 검사비나 재료비에 비해 턱없이 낮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특정 수술이나 치료법이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다.

예를 들어, 변실금 증상 개선에 획기적인 효과를 보여준 천수신경조절술은 2015년부터 국내에서 변실금 치료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그러나 초기부터 낮은 수가, 제한적인 보상, 의료기기 업체의 이익구조 등 복잡한 문제로 인해 2년 전 국내에서 철수해 버렸다. 반면, 일본과 중국에서는 시장이 형성되어 치료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의료진이 성공적인 변실금 치료를 위해 효과적인 진료 알고리즘을 구축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따라서 변실금 치료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환자가 부끄러움 없이 병원을 찾을 수 있게 대중 홍보와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의료진이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현실적인 지원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외과 수련 과정에서 대장항문질환 치료를 필수 과정으로 포함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점이다.

변실금 치료는 이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관심과 정책적 접근이 필요한 중요한 의료 분야다. 의료진과 환자가 함께 노력하고, 제도적인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변실금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를 예방하고 보다 나은 의료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5. 5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6. 6[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7. 7“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8. 8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9. 9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10. 10‘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5. 5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6. 6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7. 7[속보] 北김여정, 바이낸스 사태에 "美 정치적 도발…예의주시"
  8. 8북한 해커들, 바이낸스서 탈취한 자금 '2차 세탁' 중
  9. 9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10. 10李대통령 부부 등 순방단 명단 개인정보 유출 경찰 내사 착수
  1. 1‘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2. 2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3. 3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4. 4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5. 5“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6. 6“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7. 711월 제철 삼치·가리비 맛보세요
  8. 8[한 손 뉴스] 부산·통영 ‘환경교육도시’로…특화 환경교육 행·재정 지원(종합)
  9. 9올 ‘산소부족 물덩어리’ 완전히 사라졌다
  10. 10팬스타엔터프라이즈, 해운·조선해양 중심 사업구조 재편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5. 5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6. 6[속보]李 정부 초대 공소청 수장 후보자 3인 압축 전망
  7. 7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8. 8인니 선원 모텔 감금 혐의 경호원들 송치(종합)
  9. 9김해,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유치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3일
  1. 1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2. 2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3. 3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4. 4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5. 5[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6. 6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7. 7“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8. 8“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9. 9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10. 10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코뿔소 없음과 진공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국조 대상은 조희대가 아니라 증시 참사다
개·고양이 학대는 이제 그만
기고 [전체보기]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바이낸스 턴 북한 해커
호감과 비호감 사이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내년 확장예산, 지방 성장동력 확보 마중물 돼야 한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SNS라는 광장, 우리는 서로의 말을 듣고 있는가
반복된 일상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법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