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정치인의 말

장난감 총 강도사건에 “2분짜리 강도 없어” 尹 발언 희화화 자초

우클릭 했다가 철회, 이재명엔 ‘상황주의’

  •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
  •  |   입력 : 2025-02-16 18:48:21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얼마전 부산에서 일어난 ‘장난감 물총 은행강도 사건’은 기사에 달린 ‘촌철살인’ 댓글이 더 화제가 됐다. 댓글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2분짜리 은행 강도가 어디 있나. 법의 테두리 안에서 행동한 것이다. 호수에 비친 달빛 그림자를 잡는 꼴 아닌가. 구속은 취소돼야 한다. 1000원 한 장 도둑 맞지 않았다. 장난감 총은 합법적으로 구매했고 다만 경각심을 주기 위한 경고의 행동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돈을 담으라는 지시를 당연히 따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금융권에 경각심을 주기 위해 그랬다”고도 했다.

내란 수괴 혐의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측이 12·3 계엄사태에 대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2시간짜리 계엄이 어디 있나” “비상계엄은 처음부터 반나절이었고, 국민에게 경각심을 호소하기 위한 것” “국민은 이번 비상계엄을 ‘계몽령’이라고 이해한다”고 한 것을 신랄하게 비판한 것이다. 윤 대통령 측의 이 같은 논리라면 다른 유사한 사건도 범죄가 될 수 없다는 비아냥이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윤 대통령 측의 주장은 연일 이슈가 된다. 윤 대통령 지지층은 그의 무고를 입증할 수 있는 근거를 찾기 위해, 그 반대층은 윤 대통령 측 주장의 맹점을 찾으려 귀를 기울인다. 내란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윤 대통령은 탄핵 기각 후 복귀를 원할텐데, 그의 주장 가운데에는 일국의 대통령이 발언했다고 믿기 어려운 지점이 다수 있다. 여기서 짚고자 하는 것은 중국의 부정선거 개입설을 윤 대통령측이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문제다.

윤 대통령측은 “중국이 우리나라 선거에 얼마든지 관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야당이 ‘친중’인 걸 고려하면 비상계엄이 불가피했다” “중국이 하이브리드전을 전개할 수 있다” 등 주장을 했지만 윤석열 정부 인사인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조차 이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중국이 타국의 선거에 개입한다는 의혹은 유튜브 등을 중심으로 퍼져나간, 말 그대로 의혹이다. 대통령이 증거도 없이 이런 낭설로 상대국을 향한 의심을 공론화시킨 셈이다. 이미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12일 윤 대통령이 ‘중국 간첩’ 의혹을 거론한 것에 공식 항의한 바 있다.

외교에서 실리를 얻으려면 ‘전략적 모호성’이 필요한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미·일 밀착을 강화하는 가치외교가 중시되면서 이미 한중관계는 크게 소원해졌다. 윤 대통령측이 공개석상에서 중국을 겨냥한 음모론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는데, 과연 이 발언이 국익에 미칠 영향을 생각한 결과인지 의심스럽다.

정치권은 사실상 조기대선에 들어갔다. 현재 여야 통틀어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로 꼽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국민의 눈과 귀가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주 52시간 예외’ 등에 대해 우클릭을 선언했다가 당내 반발에 부딪혀 금세 말을 바꾼 그의 언행은 유권자를 불안하게 만든다. 기존 입장을 바꿔 우클릭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또 이를 철회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 대한 명확한 설명도 없다. 무조건 믿고 따르라는 것인가.

이른바 ‘개딸’로 표현되는 강경 지지층이야 일치단결해 이 대표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겠지만, ‘이재명을 한번 믿어볼까’를 고민 중인 중도층에게는 선택을 주저하게 하는 지점이다. 야당의 한 인사는 이를 ‘실용주의’가 아닌 ‘상황주의’라고 꼬집었다.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정치 노선이 달라지는 지도자를 누가 믿고 지지표를 던지겠는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고민이 필요하다.

결국 이 대표의 중도확장행 발목을 붙잡는 것도 ‘말 바꾸기’를 한 이 대표 자신이다. 이런 갈팡질팡 하는 행보는 여당인 국민의힘에 이 대표를 비판할 빌미만 제공한다. 이 대표가 상속세 개편을 주장하자 국민의힘이 “거짓말”이라고 즉각 반박하는 등 이제는 중도를 겨냥한 구상 차원의 발언만 해도 그 진정성이 논란이 된다.

말에는 사람의 품격이 드러난다. 특히 정치인은 말 뿐만 아니라 행동, 옷차림 등 일거수 일투족이 메시지로 해석된다. 대통령 연설에서 행간의 의미를 찾고 해석하는 것도 국정운영에 대한 대통령의 태도, 비전을 알아내기 위해서다. 국민은 공직자, 정치인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도덕성과 정직성, 청렴성 등을 따지는데, 그 판단 기준이 되는 것도 그 사람의 말이다.

대선정국이 펼쳐지면 국민은 갖가지 공약과 정책 비전을 마주하게 된다. 옥석을 가려내는 것은 유권자들의 과제다. 하지만 정치인부터 표를 얻기 위한 얄팍한 수보다는 깊이 있는 고심 끝에 탄생한 진정성 어린 공약과 비전부터 제시해야 할 것이다. 민심을 사는 데 있어서 진정성 만큼 강한 무기는 없다.

김태경 서울본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2. 2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3. 3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4. 4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5. 5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6. 6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7. 7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8. 8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9. 9‘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10. 10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1. 1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2. 2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3. 3[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4. 4[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5. 5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6. 6李 대통령 “무책임 극단주의 ‘무극파’ 경계" 언급.. 인선 반발 의식했나
  7. 7아시안게임 논란에 병역특례 도마 위…정치권 개편론 확산
  8. 8장동혁 “李 대통령, 대북 송금 이상의 뭔가 있나".. 北에는 분노조절 '잘해'
  9. 9野 유용원 “21사단 北 철책선 MDL 남쪽 지역 설치…MDL 침범 광범위”
  10. 10국민권익위, 울산 광역 및 기초의회 위반 사항 무더기 지적
  1. 1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2. 2‘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3. 3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4. 4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5. 5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6. 6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7. 7‘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8. 8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9. 9나들이객 마음에 쏘~옥…유통가 의류·와인 행사 가을대전
  10. 10누리호 5차 발사 초읽기…6일 세운다
  1. 1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2. 2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6. 6AI로 지인 성착취물 제작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 잡고 보니 현직 경찰관(종합)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8. 8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9. 9[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10. 10책임 더 커진 경찰, 해킹 내사…‘사이버 1호 사건’ 가능성
  1. 1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2. 2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3. 3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9. 9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국제칼럼 [전체보기]
배지의 실력행사
개헌 말하려면 헌법 준수부터
기고 [전체보기]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상표권 알박기
민원인(들)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법 개정 앞서 정부가 힘 실어야
AI 해킹에 노출된 금융권 보안체계 재점검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드골 대통령과 군복
청년기본법, 청년친화도시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무(武)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