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울산 경남 중견기업이 11일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동남권 중견기업 간담회’에서 특별연장근로제 확대와 인공지능 활용 공장 자동화의 정부 지원 강화를 주문했다. 경남 양산시 성우하이텍 본사에서 열린 이날 간담회에 성우하이텍 넥센타이어 디섹 오토닉스 조광페인트 유니크 한국카본 등 주요 중견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부산상의는 앞서 지난 10일 ‘부산국세청장 초청 상공인 간담회’에서 이동운 청장에게 원활한 가업 승계를 가로막는 세제를 완화시켜달라고 촉구했다. 박용수 골든블루 회장은 “인력난을 겪는 기업을 위해 상속세 공제 고용유지 요건을 90%에서 80%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말했다. 요즘 중견·중소기업 화두는 노동시간 유연화와 인공지능 활용, 과중한 상속세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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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열린 부산국세청장 초청 상공인 간담회에서 양재생(가운데) 부산상의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부산상의 제공 |
특별연장근로는 업무량이 급증해 이를 단기간 처리하지 않으면 사업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연구개발을 위해 노동시간을 주 64시간 총 90일간 연장하는 제도다. 사전에 노동자 동의를 얻어야 하고 고용노동청 인가를 받아야 한다. 최근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을 주 52시간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반도체특별법이 국민의힘 주도로 논의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반대 입장이다. 정부는 반도체특별법 입법에만 기대지 말고 할 수 있는 조처는 해야 한다. ‘물 들어 올 때 노 저어라’는 말이 있다. 경기가 좋을 때 많이 생산해 기업 가치를 높여야 한다. 신기술 개발도 때가 있다. 기업들이 특별연장근로 3개월로는 부족하다고 한다. 노동자가 동의해야 하므로 일방적인 건 아니다. 정부는 연장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길 바란다.
서울 사람들은 아파트 값 상승으로 상속세 공제 기준 완화를 바라겠지만, 동남권 기업인에게는 상속세 공제 고용유지 요건 완화가 절실하다. 기업이 튼실한 데도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채용이 힘든 게 현실이다. 기준인 90%를 낮춰야 하는 이유다. 5년간 정규직 근로자 수나 총급여액 평균의 90% 이상을 유지하지 못하면 사후관리 위반으로 공제 혜택이 사라지고 상속세와 이자를 내야 한다. 고용유지 의무가 5년간 80%인 일본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도 사유서를 제출하면 인정을 받는 게 일본이다.
기업을 하다 보면 온갖 규제로 경영 의욕이 꺾일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기업 관련 등록·인허가 규제는 약 1만5000건이다. 이명박 정부는 전봇대를 없애겠다고 했고, 박근혜 정부는 ‘손톱 밑 가시’를 뽑겠다고 했다. 요란했지만 제대로 한 건 없다. 오히려 두 대통령 임기 말 규제가 더 늘었다. 울산 현대자동차 전기차 공장 신설에 울산시 공무원이 현장에 살다시피 하면서 인·허가 기간을 대폭 앞당긴 사례가 좋은 본보기다. 결국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다. 기업을 옭아매는 규제를 혁파하려면 무엇보다 과도한 감사를 지양해야 한다. 장관이나 자치단체장 의지도 중요하다. 그래야 공무원이 움직인다.